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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한신)

한신은 도대체 모반을 했을까?

by 중은우시 2016. 3. 23.

글: 조성명(曹聲明)


한신은 중국역사상 대명이 자자한 대군사가이다. 유방은 일찌기 그가 자신이 천하를 얻는데 세운 공로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백만대군이라 하더라도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함락시킨다. 이 점은 내가 한신보다 못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한신의 백전백승이 없었더라면, 유방의 황제보좌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한초삼걸로 불리는 군사천재는 마지막에 여후에 의해 모반죄로 주살되고 멸족된다. 이 놀라운 대사건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한신모반사건이 실제로는 모순이 많고, 의문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신이 병력을 손아귀에 넣은 그 때부터, 유방에게는 그에 대한 의심과 경계심이 생겨났다. 한신의 공이 크면클수록, 유방의 한신에 대한 방어심리는 더욱 강해졌다. 항우가 있으므로, 유방은 한신을 이용하여 항우를 쳐야 했다. 그래서, 그는 은인불발했다. 그러나 오래 참다보니 결국 폭발을 한 것이다. 한신이 제나라를 격파한 후, 사신을 보내어 자신을 가제왕으로 봉해달라고 청한다. 즉, 잠시 제왕의 자리를 대리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유방은 그 말을 듣고 대노하며, 욕을 한다. 유방의 곁에 앉아있던 진평이 급히 유방의 발을 밟았다. 유방은 즉시 깨닫는다. 이어서 욕을 하면서 말한다: "대장부가 할려면 진짜 제왕을 해야지, 왜 가짜 제왕을 하겠다는 거냐." 유방은 신속히 장량을 제나라땅으로 보내어 한신을 제왕에 봉한다. 진평의 지적으로 이를 악물고 있던 유방은 다시 한번 분노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 5년, 유방은 한신, 팽월등 대장의 도움하에, 해하에서 초한상쟁의 최후승리를 거둔다. 유방은 군대를 이끌고 정도(定陶)에 도착한다. 즉시 말을 달려 제왕 한신의 군영으로 가서 그의 군대를 빼앗아 버린다. 그리고 그를 제나라 근거지에서 떨어지게 하고, 초왕에 봉한다. 재미있는 점은 한신이 초왕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가 한신이 모반한다고 고발한 것이다. 유방은 한신모반소식을 여러 장수들에게 얘기한다. 사람들이 속속 병력을 동원해서 그를 묻어버려야 한다고 말할 때, 일찌기 그 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진평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는 조용히 유방에게 묻는다: "이 상소문이 올라온 것을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유방은 없다고 말한다. "한신은 알고 있습니까?" 모른다고 얘기한다. 그러자 진평은 마음 속으로 계획을 세운 후, 유방에게 계책을 주어 한신을 체포하도록 한다. 유방은 거짓으로 초나라땅 운몽으로 남유를 간다고 한다. 한신은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교외로 나와 유방을 맞이한다. 그 결과 스스로 그물에 걸려든 꼴이 되어 유방에게 체포당한다. 유방과 진평의 대화에서 우리는 판단할 수 있다. 이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유방만 아는 고발이다. 만일 한신이 정말 모반했다면, 한신의 군사적인 재능으로 볼 때 그는 절대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는다. 진평의 계모가 성공한 전제는 한신이 모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계하수는 바로 유방과 진평이었을 것이다. 꿈에서 깬 듯한 한신은 체포된 후, 유방에게 큰 소리로 부르짖는다: "천하는 이미 평정되었고, 나는 원래 즉시 주살당해야 했다." 한신의 이 분노의 부르짖음은 사람들 앞에서 황제의 새옷을 까발린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유방은 마음의 분노를 누르고, 극히 난감해 하면서 한마디 한다: "네가 모반한 것은 이미 분명하다." 분명해도 분명한 것이고, 분명하지 않아도 분명한 것이다. 전제하에서의 권위는 바로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이다. 어떻할 것인가.


천하가 막 평정되었으므로, 아직도 적지 않은 대장들은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하여, 유방은 즉시 한신을 죽이기는 곤란했다. 낙양에 도착하여 유방은 한신의 죄를 사면하고 그를 회음후에 봉한다. 병권을 박탈당한 한신은 이빨빠진 호랑이 꼴이 되어, 사람들에게 희롱당하는 늙은 고양이가 된다. 유방이 자신의 재능을 질투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역사상 계속 상연되는 토사구팽의 비극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장량, 소하처럼 화를 피하고 목숨을 보전할 양책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주 병을 핑계로 조회에 나가서 황제를 수행하지 않고, 심지어 원망하는 말까지 내뱉었다. 이는 그의 죽음을 앞당긴 것이다. 그날은 금방 도래한다.


한나라 10년 대장 진희가 모반을 한다. 유방은 친히 대군을 이끌고 토벌하러 간다. 한신은 병이 있어 경성에 남아 있었다. 한신의 가신이 잘못을 저질러, 한신은 그를 구금하고 그를 죽이려 했다. 가신의 동생은 여후에게 한신이 깊은 밤에 가짜 조서를 가지고 각 관부에 갇혀 있는 죄인과 노예를 사면하고, 이들을 이끌고 여후와 태자를 습격하려 하며, 현재 이미 배치가 끝났으며 진희가 사람을 시켜 연락해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안과 밖에서 서로 호응하여 황위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이다. 여후는 그 보고를 받은 후, 즉시 사람을 보내어 조사한다. 한신을 불러서 대질은 하지 않았다. 그년느 즉시 소하에게 한신을 궁안으로 속여서 데려오게 하여 주살한다. 그후 잔혹하게 한신의 삼족을 멸한다. 한신모반의 유일한 증거는 가신동생의 고발이다. 이는 가신동생이 원한을 품고 보복한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 누군가 고수가 배후에서 지시했는지도 모른다. 만일 한신모반죄가 성립되려면,  단지 고발자의 말만을 가지고 죄를 확정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죄인이 될 수 있다. 천하에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초한상쟁때, 서로 대치하며 시간을 끌고 있을 때 쌍방승부의 균형은 완전히 한신이라는 카드에 달려 있었다. 항우는 사신을 보내어 한신에게 스스로 왕이 된 후 초,한과 함께 삼분천하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한신은 바로 거절한다. 그후 제나라의변사 괴통이 대량의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한신을 설득한다. 그에게 더 이상 '적국을 이기고 나면 양신은 죽는다"는 역사비극을 다시 밟지 말라고 권한다. 두번째로 괴통은 '공이 너무 커서 주공을 누를 정도가 되면 위험하다'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한신에게 즉시 결정하라고 권한다. 이 두 가지 일로서 우리는 알 수 있다. 한신은 혁명입장이 굳건하고, 명리를 분토처럼 여긴다. 한신은 중국역사상 손가락으로 꼽을만한 천재형 군사가이다. 그는 수십만대군을 가지고 있을 때도 모반하지 않았다. 현재 겨우 죄수와 노예같은 오합지졸을 데리고 모반을 일으킨단 말인가? 그가 돌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한신은 병구를 이끌고 황궁에 스스로 들어간다. 이것은 이미 분명하게 모든 것을 말해준다. 유방은 한신이 피살된 후의 태도가 "기뻐하면서도 아쉬워했다." 기쁜 것은 내심에서 나오는 억제할 수 없는 진실한 감정일 것이고, 아쉬워하는 것은 반드시 다른 장수들에게 보여주어야할 즉흥연기였다.


한신이 피살된 후, 유방은 즉시 칼끝을 양왕 팽월에게 돌린다. 팽월은 또 다른 전공이 혁혁한 대장이다. 유방이 군대를 이끌고 진희를 토벌할 때, 팽월의 병마를 데려갔다. 팽월은 스스로 병이 있다고 하고 다른 장수를 딸려 보낸다. 유방은 분노하여 사람을 보내 팽월을 질책한다. 팽월은 겁이 나서 친히 가서 사죄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부하는 그에게 가지 말라고 권한다. 차라리 이 기회에 반란을 일으키자고 한다. 팽월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팽월은 그의 태복에게 분노하여 그를 체포하려 했다. 이 태복은 바로 팽월이 모반하려 한다고 고발한 것이다. 유방은 즉시 사람을 보내어 아무런 방어준비를 하지 않고 있던 팽월을 체포한다. 아마도 제후들은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때 유방은 그저 그의 병권만 빼앗으려 했을 것이다. 잠시 그의 목숨까지는 취하려 하지 않아서 그의 죄를 사면하고 그를 평민으로 강등시켜 머나먼 촉의 땅으로 유배보낸다. 팽월은 재수가 없었다. 그는 가는 길에 여후를 만난다. 팽월은 멍청하게도 이 악독한 여살성을 인자한 여보살로 여겼다. 그는 여후에게 자신의 억울한 점을 호소한다. 여후는 거짓으로 동정하는 척 하면서 그를 데리고 낙양으로 간다. 유방의 동의를 받은 후, 여후는 팽월의 가신에게 팽월이 재차 모반했다고 고발하게 한다. 유방은 즉시 명을 내려 팽월을 주살하고, 삼족을 멸한다. 그리고 팽월을 육장으로 만들어 여러 제후들에게 나누어주어 먹게 한다. 이를 통하여 야심을 가진 장수들을 겁준 것이다. 한신과 팽월의 두 모반사건을 비교해보면, 우리는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두 사건이 너무나 닮은 것이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사마천이 공개적으로 여후가 팽월의 가신에게 고발하게 시켰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것은 사마천이 후인들에게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여후는 이것을 몇개월전에 있었던 한신모반사건의 복제판이라고 본 것이다. 여후가 팽월사건에서 공개적으로 사건을 조작할 수 있었는데, 한신모반사건에서는 얼마나 많은 진실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천여년동안, 한신모반사건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풍운을 질타한 일대의 장수가 이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다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권세가 하늘을 뒤덮은 여후도 최종적으로 자신이 마찬가지로 멸족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유방이 한신을 죽이고, 팽월을 주살하고 또 다른 맹장 경포를 격발시킨다. 유방은 경포를 토벌하는 작전에서 흐르는 화살을 맞아 죽는다. 사람을 죽인 자는 다른 사람이 그를 죽일 것이고, 다른 사람을 멸족시킨 사람은 사람이 그를 멸족시킬 것이다. 사람이 일단 광망하여 하늘도 법도 모르는 상태가 되고, 하늘의 벌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가장 가혹한 징벌이 조용히 내려진다. 하늘은 간사한 자를 감춰주지 않는다. 실로 경세의 명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