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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민국 초기)

조곤(曹錕)과 네 부인 이야기

by 중은우시 2014. 1. 14.

글: 장풍(蔣豊) 

 

군벌 조곤이 부인을 취한 이야기를 하자면, 기실 이것은 조곤의 개인분투사이다. 일찌기 매포랑(賣布郞) 소조(小曹)는 나중에 조제독(曹提督)이 되고, 다시 조대수(曹大帥)가 되고, 마지막에는 조대총통(曹大總統)이 되었다. 매 단계마다 모두 그의 성취를 대표하는 부인을 취하는데, 시골의 돈후한 여자 정씨(鄭氏), 천진위 소강지가(小康之家)의 천금 고씨(高氏), 대고(大沽)의 부유한 상인의 딸로 동향사람인 진씨(陳氏). 다만 시계추가 계속하여 오가는 것처럼 모든 일이 일방적이 될 수는 없다. 조곤이 부인에 의존하여 자신의 복을 늘이는 좋은 일이 끝없이 계속될 수는 없었다. 그가 취한 앞의 세 부인을 보면 조곤의 관료생애에서의 추세를 알 수 있다. 세번째 부인 진씨에 이르러, 조대수의 좋은 시절은 이미 강노지말(强弩之末)에 도달했다. 다만 조곤은 그래도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하고자 했다. 그래서 부인을 한 명 더 들여서 '첨복(添福)'해야 했다. 

 

이때는 이미 1920년대이다. 조곤은 여러번 처를 취하면서, 마침내 처의 작용을 알았다. 과정이 어떻든간에 결과는 좋았다. 성공적으로 대총통에 올랐으니, 자연히 다시 부인을 하나 더 들여서 이 복을 붙잡아두어야 했다. 

 

윗사람이 좋아하면, 아랫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된다. 대총통이 말씀을 하셨는데, 어찌 그 명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조대총통에게 19살이 절색가인 유봉위(劉鳳威)를 소개시켜준다. 점쟁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한다: 봉위는 바로 '봉황의 위엄'이 아닙니까. 조곤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급히 중매쟁이를 보내어 선을 넣는다.

 

유봉위는 천진 교외의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극을 배웠고, 노생(老生)을 전공한다. 한때 북경과 천진에서 이름을 날린다. 이치대로라면 대총통이 사람을 보내어 혼인을 청하니, 보통의 여자라면 기뻐서 당장에 응락했을 터인데, 이 유봉위는 달랐다. 그녀는 비록 빈한한 출신이지만, 창극으로 살아왔고, 기개가 있었다. 그 시대에 연극배우의 신분은 원래 상류사회에 오를 수 없었다. 제대로된 집안이라면 연극배우를 정실로 데려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봉위는 그런 것은 개의치 않았다. 누가 연극배우는 천하다고 했는가? 이것은 유봉위가 중매쟁이의 말을 거절한 하나의 원인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조곤이 유봉위를 마음에 들어했을 때, 이미 60세의 노인네라는 것이다. 이런 늙은이에게 시집을 가다니, 그가 대총통이라고 하더라도, "나 유봉위도 나 자신의 현재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첩실로 들어가는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것이다.

 

유봉위의 긍지는 조곤으로 하여금 더욱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 성격있는 여자를 자신의 다음 번 '첨복' 부인으로 삼겠다고 결심을 굳히게 만든다. 당연히 연극배우가 아무리 고집이 세더라도, 중국당시 최대의 인물을 거역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침내 삼매육빙(三媒六聘)을 거쳐 유봉위를 넷째부인으로 맞이한다.

 

매일 늙은이와 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유봉위는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그녀는 강한 여자였다. 절대로 다른 사람이 그녀를 놀이개로 여기게 놔두지 않았다. 한번은 조곤이 국사를 경영하느라 피곤해서 젊고 미모인 유봉위를 생각해서, 그녀의 거처로 들어갔다. 유봉위에게 노래를 하나 해달라고 시켰다. 이는 넷째부인의 화를 돋구었다. 코가 코가 아니고, 얼굴이 얼굴이 아니게, 조곤에 대들어 버린다. 조곤이 난감하게 만들어 버린다. 다행히 조곤은 성격이 좋아서, 어린 여자가 난리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긴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면 상관없지만, 시간이 오래되다보니, 유봉위도 자신이 이 나이많은 '노인네'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게 된다. 하루종일 우울해서 얼굴만 찡그리고 있게 된다.

 

조곤은 유봉위를 진정으로 생각했다. 한번도 집에 새로 들어온 이 새부인을 제한한 적이 없었다. 하루는 유봉위가 우올해서, 시녀를 불러와서 보통 백성의 부인처럼 입고는 바깥을 산책하며 기분을 풀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정대가로 나선다. 원래 유씨는 무슨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었던 것이다. 별장에 갇혀 있으면 조만간 병이 날 것같았기 때문이다. "점을 빨리 치십시오. 정오가 지나면 영험도가 떨어집니다....." 유봉위는 걸어가다가 돌연 이런 소리를 듣는다. "정말 영험한가?" 그녀는 그 점쟁이에게 다가가서, 자신이 '천하제일가'에 시집간 것의 길흉화복을 묻고자 했다.

 

점쟁이는 그녀를 보고는 비록 이 아가씨가 거친 베옷을 입고 있고, 머리에 장식을 하지는 않았지만, 얼굴은 아주 빛이 나고, 그녀의 행동거지나 말하는 투는 일반인같지 않았다. 점쟁이는 자세히 생각해보고는 생각해냈다. 이 여자는 아마도 "광원(光園)"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 곳의 유모인지, 아가씨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보통내기는 아닌 것이다. 기실 자고이래로 점을 친다는 것은 그저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점쟁이는 급히 묻는다: "관상을 보시겠습니까. 점을 치겠습니까?" 유씨는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물면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여 말한다: "관상을 봅시다." 점쟁이는 고의로 놀란 척 하면서 말한다: "아이쿠. 당신의 관상은 비범합니다. 은세숫대야같은 얼굴에, 삼정(三庭)이 풍만하고 매끄러우며, 천창지격(天倉地格)이 상조(相朝)하니, 이는 일품부인의 상입니다. 조만간 제왕의 남편에게 시집갈 것입니다." 유씨는 그 말을 듣고는 한편으로 놀라면서 다른 한편으로 기뻤다. 마음 속으로 자신이 정말 그런 운명을 타고 났다고 믿는다. 과연 귀사신차(鬼使神差)로 조곤에게 시집을 간 것이다. 이 점쟁이는 정말 대단하다. 기쁜 나머지, 즉시 점쟁이에게 100대양을 던져주고 기뻐하며 떠나간다. 이번에 점을 치면서 유부인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그녀는 조곤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꾼다. 조곤은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를 모른다. 어찌되었건 부인이 즐거워하니, 조곤도 기뻤다.

 

조곤은 몰랐다. 유봉위는 바로 그가 이번 생에 취한 마지막 부인이라는 것을. 이 부인은 비록 출신은 한미하지만, 조곤을 도와서 인생의 마지막 세월을 보내게 될 쭐은. 그리고 이 부인 덕분에 조곤은 애국이라는 좋은 명성을 얻게 될 줄은.

 

이것은 조곤이 하야한 이후의 일이다. 조곤이 천진에서 우공(寓公)으로 있었다. 그가 하야한 때로부터, 집안의 나날을 권력을 잡았을 때처럼 풍광이 있고 즐겁지는 않았다. 유봉위는 비록 조곤을 따라 천진으로 갔지만, 그녀와 마찬가지로 성격이 강하고 호승심이 있는 진씨와 같은 집에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낳은 한 쌍의 자녀를 데리고 자신의 모친과 언니와 함께 다른 집을 빌려서 거주했다. 국사는 조곤의 심신을 피로하게 했고, 집안 일도 그가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했다. 1928년, 조곤은 날로 심각해지는 당뇨병을 안고,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는 유부인을 생각한다. 그래서 유봉위에게 서신을 보내어 간절한 언사로 말한다: "경(慶, 曹少珊의 아명)의 심간은 나쁘다. 그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아마도 세상에 오래 살지는 못할 것이다. 사영(士英)과 사숭(士嵩)은 내가 별로 신경쓰지 못해서 너에게 아주 미안하다. 너는 그들을 잘 돌봐주어라." 남자가 솔직하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낼 때, 여자의 동정을 사기 좋다. 유부인은 서신을 보고 비애를 느낀다. 마음도 아프고 화도 난다. 모친과 언니의 권유에ㅔ 그녀는 형 조진(曹鎭)과 상의한다. 조진은 유부인에게 조곤을 천산(泉山)으로 데려오라고 건의한다. 여기에서 조곤와 유봉위는 공동으로 인생의 마지막 10년을 보낸다.

 

유봉위는 건귁불양수미(巾幗不讓鬚眉)라고 말하는 것은 1931년 '9.18' 이후이다. 일본인은 화북을 엿보기 시작했고, 화북 '자치'를 기도한다. 조곤이 중국정치에서의 특수한 지위를 지녔음을 고려하여, 일본측에서는 여러명의 유세객을 보낸다. 이전에 조곤의 부하였던 제섭원(齊燮元)도 있고, 일본인도 있었다. 모두 조대총통이 나서서 '화북의 정국을 주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번은 일본인 유세객이 조곤집의 문밖에 있었는데, 유부인은 문을 막고 서서는 문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고, 조곤이 얼굴을 드러내지도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 유부인은 지상매괴(指桑罵愧)식으로 큰소리로 욕을 해댄다. 일본인은 더 있어봐야 좋을 일이 없다고 여기고 그냥 되돌아간다. 사후에 유부인은 일본인이 동북삼성에서 범한 죄행을 열거하면서 조곤에게 말한다: "매일 죽을 먹더라도, 나가서 일본인을 위해서 일해서는 안된다." 그뿐 아니라 조곤부부는 한 쌍의 자녀를 교육시키면서 어떻게 하더라도 매국노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조곤의 일생을 살펴보면, 4명의 부인을 취했는데, 하나같이 뛰어난 인물들이었다. 이 넷째부인 유봉위는 비록 성격이 정씨처럼 세상과 다투지 않는 것도 아니고, 고씨처럼 혁혁한 집안출신도 아니고, 진씨처럼 돈있는 집안출신도 아니지만, 그녀는 많은 남자들도 비견할 수 없는 애국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 조곤의 생전 마지막 기개를 이루게 해준다. 그녀는 이렇게 하여 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