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오대십국)

주세종(周世宗)은 외계인에게 죽임을 당했는가?

by 중은우시 2014. 1. 14.

글: 단전룡(段錢龍)

 

양한(兩漢, 동한과 서한)이래, 유가문화가 점점 정통의 지위를 차지한다. 비록 고대서적에 귀괴신마(鬼怪神魔)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기는 해도, 정통문인의 글에서는 공자의 말씀에 나오는대로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한다"는 태도를 지켜왔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를 피하고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사에서 황제의 출신을 소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기본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물론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주세종 시영(柴榮)의 죽음을 설명하면서 어떤 사람은 내력이 불명한 화륜소아(火輪小兒)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세종이 부하중에 능력이 있는 자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왕박(王朴)이다. 왕박은 원래 문인이고, 주세종의 부하로 여러 해동안 일을 해오면서, 주세종을 도와서 여러가지 조정의 예의, 형명율법을 만들었다. 왕박은 천재적인 군사가이기도 했다. 주세종의 수하로 추밀사를 맡아 군무를 장악한지 4년이 되었다. 그러나 짧은 4년동안에 왕박은 주세종이 회남을 점령하도록 도와 강북을 통일한다. 그리하여 군대내의 위신이 아주 높아졌다. 주세종의 부하중 제일한장(悍將)으로서, 조광윤은 이 추밀사(왕박의 직위)를 아주 두려워했다. 왕박이 죽은 후, 주세종은 황궁에 공신각을 만들어, 왕박의 화상을 모신다. 얼마후 주세종도 사망한다. 다음 해, 조광윤은 북송을 건립하고, 하루는 황궁의 공신각을 지난다. 큰 바람에 공신각의 문과 창문이 열리고, 문안의 한가운데 걸려 있는 그림이 드러난다. 조광윤은 이를 보자 바로 걸음을 멈추고, 의복을 정돈한 다음, 아주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한 후에 비로소 떠났다. 어떤 장수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왕박은 기껏해야 전왕조의 신하가 아닌가? 폐하는 천자의 귀한 몽인에 어찌 그에게 예를 행한단 말인가? 조광윤은 자신이 입은 용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이 있었더라면, 짐이 이 용포를 입지 못했을 것이다." 이를 보면 조광윤이 왕박을 얼마나 경외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왕박이 오대의 전설적인 인물이 된 가장 관건적인 것은 역시 왕박이 천문성상(天文星象)을 잘 알았다는 것때문이다. 후주의 여러번의 대승은 왕박이 천기의 풍상을 예측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왕박이 일찌기 신인의 도움을 받아, 호풍환우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말한다. 소문은 어쨌든 소문이다. 그러나, 왕박이 항상 성상기후에 관심을 가졌고, 천문지리에 대한 이해가 보통사람들보다 뛰어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주세종은 재주가 있었고, 재위기간동안 극력 개혁을 추진한다. 전대군왕의 단기적인 안목과 포학함을 완전히 바꾸어버린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바로 주세종이 있었기 때문에, 조광윤은 순조롭게 오대십국의 혼란국면을 끝내버릴 수 있었다고. 아쉽게도 주세종은 불과 7년간 재위하다가 급병이 발발하여 죽고 만다. 여러해 동안의 노력의 성과를 결국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게 된다.

 

그럼 주세종은 어떻게 급사했는가?

 

959년 봄날, 주세종은 왕박을 파견하여 변수하도(汴水河道)를 순시하게 한다. 하도를 순시할 때, 왕박은 아주 기괴한 현상을 발견한다. 왕박은 견식이 넓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 후, 왕박은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급히 경성으로 되돌아와, 황궁으로 달려가고, 주세종을 만난다. 주세종을 만난 후, 왕박은 자신이 보고한 일이 대주의 강산사직과 관련된다고 말한다. 주세종에게 즉시 주변 사람을 모두 물리쳐달라고 말한다. 주세종은 반신반의하면서 그의 말대로 따른다. 왕박은 아주 혼란스러워하면서, 원래는 재능이 넘치던 사람인데, 말까지 더듬었다. 그는 그저 반복하여 이렇게 말할 뿐이다: "화기불구의(禍起不久矣)" 후주에 큰 화가 닥칠 것이라는 말이다. 주세종은 믿지 않았다. 이 왕박이 도대체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이렇게 실태를 보이다니. 왕박은 주세종이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신이 원상(元象)에 큰 이상이 있는 것을 보았으니,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위 '원상'은 기실 바로 천상(天象), 성상(星象)을 가리킨다. 주세종은 그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란다. 고인은 천상에 관하여 깊이 믿었다. 기실 천백년이래로 확실히 너무나 많은 일들을 통상적인 이치로는 해석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간단히 미신이라고만 개괄할 수는 없다.

 

왕박은 약간 안정을 되찾은 후 이렇게 말한다: "일이 종사에 관련되고, 폐하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신이 먼저 이를 당하겠습니다."  이 일은 보통 일이 아니고 대주의 국운에 관련되는 일이다. 폐하도 피할 수가 없고, 나 왕박이 먼저 불측한 일을 당할 것이라는 말이다. 왕박은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일지 우려했다. 그래서 주세종에게 저녁에 자신과 함께 변수로 가서 친히 하늘을 보자고 말한다.

 

저녁에 주세종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는 시위도 데리고 가지 않고, 왕박과 두 사람이 몰래 황성을 나서서 변수로 간다. 성을 나서서 계속 앞으로 전진했다. 오장하(五丈河)라는 곳에 도착한다. 이 오장하는 원래 후주에서 판 운하이다. 강의 면적은 너비가 5장(약 16.6미터)에 이르렀다. 주세종이 주위를 보니 무슨 이상한 점이 없었다. 왕박은 주세종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고 말한다. 지금은 아직 이르니, 성안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데, 한 밤중이 되면 아마도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주위는 고요했다. 그저 벌레 우는 소리만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한참을 지난 후, 한밤중이 되자, 돌연 왕박이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긴장하여 말한다: "폐하께서는 건너편 강안에 어등(漁燈)같은 것이 보입니까?" 주세종이 눈을 집중하여 보니 과연 멀리 하늘에 한 점의 불꽃이 보였다. 마치 어선의 등불과도 같았다. 그러나, 등불은 신속하게 이동했고, 갈수록 커졌다. 하늘가에서 근처까지 날아왔다. 이 불꽃의 이동속도는 극히 빨라서, 순식간에 건너편 강안까지 도달한 것같았다. 이때 다시 그 불꽃을 보니, 차바퀴(車輪)만큼 컸다. 가장 기괴한 점은 그 불꽃의 위에 한 작은 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다!

 

그 화륜의 이동은 돌연 느려진다. 천천히 주세종 군신에게 다가왔다. 그 화륜이 갈수록 커지는 것만 보였고, 가까이 다가오니 하늘을 다 가렸다. 달빛 조차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화륜의 가운데, 3살짜이 어린아이같은 괴물이 손가락으로 주세종을 가리켰다. 입으로는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었다.

 

왕박은 급히 주세종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폐하께서는 속히 절을 하십시오!" 주세종은 원래 일국의 황제이지만,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지의 화륜, 미지의 소인, 도대체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주세종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세종이 예를 하고난 후 그 화륜은 점점 멀어진다. 순식간에 하늘가에까지 간다. 그리고 마치 유성과 같이, 공중에서 사라졌다.

 

주세종이 땅 바닥에 마비되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왕박은 얼굴에 가득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폐하께서 이미 보셨으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확실히 그 시대에 있어서, 하늘에 이상현상이 나타나면, 그것은 하늘이 제왕을 징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후, 왕박은 전임 재상 이곡(李谷)의 집을 지나다가, 집으로 들어가서 이곡과 작별인사를 한다. 말을 하다가 돌연 그 자리에서 죽는다. 완전히 아무런 징조도 없었다.

 

주세종은 왕박이 죽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깜짝 놀란다. 그러나 후주는 사방에 강적이 있어, 자신이 최대한 쟁취해놓고자 했다. 그렇게 하여 아들에게 안정적인 강산을 물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주세종은 조정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월에 온 나라의 병력을 모두 모아서 요나라를 토벌한다. 당시의 후주는 국력이 강성했고, 명장이 많았다. 군대의 전투력도 아주 강대했다. 비록 자그마한 패배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연속하여 적을 격패시키고, 여러번 북한(北漢)과 요나라의 군대를 격파한다. 원래 후주는 유연(幽燕)의 땅을 차지할 수 있었고, 요나라를 중원에서 쫓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5월말이 되어 주세종이 돌연 급병에 걸린다. 어쩔 수 없이, 주세종은 경성으로 돌아간다. 십여일 후, 즉 육월 십구일, 주세종은 병사한다.

 

본문의 사건은 북송의 저명한 학자 왕질(王銍)의 <묵기(默記)>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고전서총서제요>에는 이렇게 평가한다: "(왕)질은 장고(掌故)에 익숙하여, 하는 말이 근거가 있는 것이 많다". 왕질의 박학과 엄격한 치학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기록은 당연히 아무런 근거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화륜소아(火輪小兒)에 대하여 왕질은 자신의 견해를 적어놓았다. 왕질 및 다른 송나라문인들이 볼 때, 대송은 화덕(火德)으로 흥했다. 주세종의 군신이 화륜소아(즉, 火德星君, 火神)를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사했는데, 이것은 조송(趙宋)이 흥왕할 징조임이 분명하다. 이 해석은 실로 말이 되지 않는다. 각종 사서에서, 양송왕조의 궁전이 불에 탄 기록이 무수히 많다. 화신이 송나라를 보호해준 것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그 화륜소아는 비행접시의 외계인을 꼭 빼닮지 않았는가? 왕박과 주세종은 정상적인 사망일까, 아니면 특수한 외계바이러스(혹은 방사선)에 감염된 것일까? 알 수가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