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사회/중국의 의학

엄신(嚴新): 우인(愚人)이 만들어낸 초인(超人)

by 중은우시 2013. 12. 25.

글: 종춘계(宗春啓)

 

 

 

엄신은 사천성 강유현(江油縣) 동안향(東安鄕) 사람이다. <중국초인(中國超人)>이라는 책의 저자인 이배재(李培才)에 따르면, 엄신은 성도중의학원(成都中醫學院)의 우수한 학생이었다. 그가 이름을 날린 것은 한 편의 보도때문이다. 보도의 작자는 <사천공인(四川工人)>신문의 한 기자이고, 보도제목은 <신의.신화.현실>이다.

 

이 보도에는 이런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한 청년노동자가 자동차사고에서 부상을 입는다. 견갑골에 분쇄성골절상을 당한다. 치료를 통하여 수개월간 회복된 후에도 윗팔을 여전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가 처음 엄신을 찾아가서 치료받을 때, 엄신은 그에게 팔굽혀펴기를 시킨다. 그는 처음에 자신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엄신은 그에게 명령한다: "하라고 하면 하는 것이다" 그는 정말 했다. 그 후에 엄신은 다시 그에게 문틀을 잡고 몸을 위로 일으키게 한다. 그는 그것도 해냈다. 그리고 엄신은 그에게 선언한다: "너는 이미 좋아졌다."

 

보도에서, 엄신의 치료과정을 "엄신이 그에게 외기(外氣)를 내보내, 기공(氣功)으로 마비를 치유했다"라고 묘사한다. 골과의사에 따르면, 견갑골의 주위에는 혈관과 신경이 풍부하다고 한다. 골절후 한동안의 회복을 거치면, 부상입은 뼈는 이미 유합되었다. 그래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은 순전히 환자의 심리작용이다. 그래서 엄신이 그에게 팔굽혀펴기를 하라고 명령했을 때, 그는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엄신이 사용한 것은 기실 일종의 심리요법이다. 다만 엄신은 이것을 심리적 암시라고 생각하지 안핬고, "기공외기(氣功外氣)"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례는 이렇다. 한 사람이 왼팔굽의 튀어나온 곳에 손가락크기의 단단한 혹이 있었다. 힘을 쓰기만 하면 아팠다. 엄신은 손가락으로 단단한 혹을 문지르고 눌렀다. 3,5분후에 혹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 사례는 엄신이 암을 없애는 능력이 있다고 입증하는 사례로 쓰였다. 기실, 이 혹은 아마도 건초염일 것이고, 혹은 건초낭종이라고 부르는 것일 것이다. 힘으로 누르거나 두드려서 낭종을 깨트리면, 혹은 없어지는 것이다.

 

엄신을 신격화시킨 것은 당시 국방과공위(國防科工委)의 한 지도자였다. <중국초인>이라는 책에 따르면, 1986년 6월부터 1987년 원단까지, 엄신은 국방과공위에 초청받아 일을 한다. "몇달동안 병자를 천여차례 진단치료했고, 치료효과가 현저한 자가 65,8%에 달한다. 즉시 효과를 본 비율은 42%에 달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어떤 때는 "수돗물을 마시게 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데, 현저한 효과를 보았다."

 

정말 그렇게 신기한가? 필자가 알고 있는 손부총편집장은 그때 엄신을 보러 갈 때, 치통을 앓고 있었다. 엄신은 그에게 맹물을 마시라고 했다. 치통이 좋아졌을까? 다음 날 아침 일찍, 필자는 신문사의 입구에서 뺨을 감싸고 있는 손부총편집장을 만났다. 그에게 어디를 가는지 물어보니, 북경의원에 이빨치료하러 간다고 했다.

 

엄신이 북경에 초청되어 온 것은 양탄원훈(兩彈元勳) 등가선(鄧稼先)의 병치료를 위해서였다. 당시, 등가선 동지는 이미 말기암이었다. 주위에는 국가최고수준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었다. 다만,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이배재는 <중국초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엄신이 온 이후 병자의 열을 내리고, 통증을 멈추게 했다. 병자의 백혈구수치를 높여 주었다. 그러면 왜 병자를 병마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했을까? 이배재의 주장에 따르면, 엄신의 치료방안은 "제2단계를 시행하려고 할 때 유형과 무형의 간섭이 연이어 나타났다. 그의 의도에따라 치료를 진행해나갈 수가 없었다." 즉, 등가선이 불행하게 사망한 것은, 엄신의 잘못이 아니라, 완전히 엄신의 방안에 따라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세부적인 사항의 진위는 당사자인 의사만이 발언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이배재가 제공한 구체적인 상황만을 알 수 있다: "한번은 약을 먹는 것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엄신)는 등가선에게 돼지췌장을 먹으라고 했고, 이것을 약방문으로 삼았다. 등가선은 얼굴에 난색을 표명하며 말했다. 아이쿠, 이건 내가 정말 못먹겠다."

 

암으로 고통을 받아 몸이 쇠약해진 환자뿐만이 아니라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돼지췌장을 주면 먹을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축축하고 부드러우며 보기만 해도 역겹기 때문이다. 어찌 입에 집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약에 들어가는 돼지내장중 <본초비요>에 돼지췌장은 없다. 약에 들어갈 수 있는 돼지내장은 생식하는 것도 없다. 엄신의 이런 방식은 전적에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 좋다. 먹지 못해서, 내가 치료를 하지 못했다. 그러니 나에게 뭐라고 하지 말라. 필자의 생각으로 이것은 엄신이 자신을 위하여 마련한 퇴로라고 보인다.

 

비록 등가선의 병을 치료하지는 못했지만, 이것이 엄신을 신격화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그는 이때부터 고위층의 집을 드나들게 된다. 그는 전국각지에서 대거 보고대회를 연다; 대학의 연구인원이 그와 합작하여 실험도 한다. 외기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한다; 국가급의 제약회사에서는 그를 청해서 외기를 내뿜어 항균소를 생산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했다....그 자신에 따르면, 1989년 국경절, 관련부서에서는 그를 청하여 국경안보에 참여하게 했고, 중요장소에 폭발물이 있는지 조사하였다고 한다.

 

엄신의 신화는 인위적으로 제조한 것이다. 당시 전민족의 과학지식이 부족하여, 그가 보통의 중의의사에서 많은 중국인들의 눈에 초인으로 비추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