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의학

중국고대에는 약품을 어떻게 프로모션했는가

중은우시 2013. 8. 5. 01:17

글: 예방육(倪方六) 

 

다국적제약기업인 글락소스미크클라인(GSK)가 중국에서 뇌물제공의 수단으로 약품을 프로모션했다고 하여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그리고 이 사건은 현재 조사중이다. 이를 보면서 한 가지 이슈를 생각해보았다. 고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약품을 프로모션했을까? 사료를 보면, 중국고대의 약품프로모션수잔은 특징도 있었고, 수준도 있었다.

 

고대에는 "의약불분(醫藥不分)"현상이 아주 보편적이었다. 의사는 병을 진료하면서, 약도 팔았다. 전문적인 약방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의사를 배치해서 그 자리에서 병을 보았고, 병에 따라 약믈 지었다. 고대의사의 수입은 주로 약을 파는 것이었고, 의사는 기실 약품프로모션요원인 셈이다.

 

<후한서.비장방전>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시중에 늙은이가 약을 파는데, 가게앞에 호리병을 걸어두고 있으며, 시장이 파하면 호리병 속으로 들어간다." 비장방은 의술을 아는 술사였다. 그는 시장관리원을 지낸 바 있다. 이 기록은 비장방이 길거리에서 본 것이다. 약을 파는 노인이 거리에 호리병 하나를 걸어두고, 시장이 파하면 호리병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다. 이것은 그저 신화처럼 보이지만, "현호(懸壺, 호리병을 걸어놓다)"현상은 거짓이 아니다.

 

약을 파는데 왜 호리병을 걸어놓는가? 현대용어로 말하자면 눈길을 끌자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바로 알아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이 약을 파는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약품프로모션수단이다. 광고계에서는 이것을 중국최초의 가장 원시적인 의약광고행위라고 본다. 이렇게 문앞에 호로병을 걸어두는 방식은 "현물광고(懸物廣告)"에 속한다.

 

그후, 문에 호로병을 걸어두고 약품을 프로모션하는 행위가 유행한다. 그리고 고대 약방, 진당(診堂)의 표지가 된다. 그래서 의료업에 종사하는 것을 "현호제세(懸壺濟世)"라 부르게 된다.

 

왜 약방에 호리병을 걸었을까, 다른 물건이 아니고. 고대에, 특히 초기에는 약을 호리병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호리병은 현재의 약병에 해당했던 것이다. 문앞에 걸어두는 것은 아주 직관적이다. 실제로 약방은 호리병을 걸어두는 외에, 어떤 경우는 직접 고약(膏藥)모형을 걸어두기도 했다. 그리고 물고기모양의 황자(幌子)를 걸어두기도 했다. 전자는 이곳이 약을 파는 곳이라는 것이고, 후자는 약을 주야를 가리지 않고 24시간 환자를 본다는 뜻이다.

 

약품프로모션수단의 하나로 입구에 호리병을 걸어두는 것은 눈길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약을 사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약방이 1곳만 있는 것이 아닌 경우라면 이런 수단은 너무나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어떤 약방은 문자를 이용하여 약품을 선전프로모션한다. 이런 수단은 "문자광고"라고 할 수 있다.

 

원시적인 문자광고는 약방의앞에 깃발을 걸어두는 것이다. 거기에 큰 글자로 "약(藥)"이라고 쓴다. 이에 상응하여 주점에서는 "주(酒)"자를 내걸고, 칼을 파는 곳에서는 "도(刀)"자를 내걸었다. 이런 광고깃발은 전파범위를 넓혀준다. 멀리서도 볼 수가 있게 된다. 그래서 고인들은 이것을 아주 생동감있는 용어로 표현했다: "망자(望子)" 한번 쳐다보면 바로 이 가게가 무슨 장사를 하는 곳인지 알 수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려는 곳인지 아닌지.

 

"망자"의 광고형식은 선진(진나라이전)시대에 이미 나타났다고 한다. 나중에 상인들도 정명해져서 직접 약효, 산지, 출처와 제작수법등을 모조리 문자로 쓰게 된다. 예를 들어, 건륭4년(1739년)에 문을 연 천진 동문의 윤선당(潤善堂)은 약포장에 4촌크기 사각형 속에 목판인쇄된 설명서를 붙였다. 어떤 경우는 약방의 주소를 인쇄하여 환자가 다시 찾아오기 쉽게 해주었다.

 

"망자"에는 글자를 많이 쓸 수가 없으므로, 나중에 어떤 약방은 직접 문자를 목판과 같은 문건에 써서 눈에 잘 뛰는 곳에 놓아두었다. 이렇게 하여 "초패광고(招牌廣告)"가 나타난다.

 

이런 광고는 횡액(橫額), 수패(竪牌)와 괘판(掛板)등의 서로 다른 형식이 있다. 초패의 형식에 따라 거는 위치도 서로 다르다. 혹은 문머리에, 혹은 점포앞에 혹은 벽에 건다. 초패에 쓰는 가장 대표적인 문구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조전비방(祖傳秘方)"이고, 다른 하나는 "약도병제(藥到病除)"이다. 이 광고어는 약품의 유일함 및 권위와 치료효과를 강조한다. 왜 약을 파는 사람들은 자신의 약이 '조전비방'이라고 하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비밀은 여기에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조상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는 약방임에야.

 

송나라 장택단의 <청명상하도>를 보면, 몇 개의 약방이 있다. 그중 한 약재점포에는 이런 광고어가 적혀 있다. "신룡유술(神龍遺術)". "신룡유술"은 기실 '조전비방'이라는 것과 같은 뜻이다. 같은 유형의 약국프로모션 사고방식이다. 약품의 품질을 드러내고, 약품이 더욱 정종이고 더욱 수준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전비방"의 기치를 내거는 약품프로모션수법은 현재까지도 유행하고 있다. 북경 애덕당약방을 가보면, "애덕당심가조전칠대소아진단지차일가별무이처(愛德堂沈家祖傳七代小兒珍丹只此一家別無二處)"(애덕당 심씨집안이 조상대대로 7대때 전해져 내려오는 소아진단은 단지 이곳 한 곳이고 다른 곳은 없다)는 것을 쓴 초패가 있다. 어떤 중약방의 초패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본당준고법포제환산고단탕제음편자채운귀생숙지도약재(本堂遵古法炮製丸散膏丹湯劑飮片自採雲貴生熟地道藥材)"(본 약방은 예로부터 전해지는 법에 따라 환,산,고,단,창제,음편을 제조하고 운남,귀주의 현지약재를 채취하여 쓴다) 문밖의 양쪽에는 "보원기(補元氣)", "양태화(養太和)"라는 글자가 들어있는 등 혹은 횡폭이 있다.

 

약방은 "문자광고"를 통하여 약품을 선전하고, "요효패(療效牌)"를 내거는 외애, "온정패(溫情牌)"를 내걸기 좋아한다.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약국 문앞에 영련(楹聯, 기둥에 거는 대련)으로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다: "도인행인백자인(桃仁杏仁柏子仁), 인심제심(仁心濟心)", "천선지선위령신(天仙地仙威靈仙), 선방구인(仙方救人)", "지원세간인무병(只願世間人無病). 불석가상약생진(不惜架上藥生塵)"(세상사람들에게 병만 없어진다면, 약국시렁위의 약에 먼지가 않다도 아깝지가 않다)....

 

이것들은 모두 고대약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영련이다. 이런 영련으로 얘기하는 것은 "영련광고"라고 볼 수 있다. "감초자초등초통초개의질(甘草紫草燈草通草皆醫疾)"(감초, 자초, 등초 등 모든 풀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산약오약작약몰약불치병(山藥烏藥芍藥沒藥不治病)"(산약, 오약, 작약등 어떤 약도 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이라는 영련은 의약광고라는 냄새가 더욱 진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고대 약품프로모션수단중 두 가지를 언급한 것이지만 실제 수법은 더욱 많다. 예를 들어 GSK가 쓴 뇌물제공수법은 고대에도 있었다. 다만 이런 하류의 수법은 드러내놓고 얘기할 것이 못된다. 용의(庸醫)나 가짜약을 파는 장삿꾼들이나 그렇게 했다. 정상적인 약방은 방문사도의 방식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