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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한)

범증(范增)과 장량(張良)의 모략 비교

by 중은우시 2013. 12. 24.

글: 장공성조(長空星照)

 

초한전쟁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점한 항우가 유방의 손에 패배한다. 사람들은 항우실패의 원인에 대하여 정치군사적인 방면 외에 용인술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다. 당연히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에 대하여는 비교적 견해가 일치했다. 유방이 황제가 되고나서, 여러 신하들과 천하를 얻고 잃은 것에 대하여 논의할 때, 고기(高起), 왕릉(王陵)은 항우가 '현명하고 능력있는 자들을 시기했다(妬賢嫉能)'고 말한다. 유방 자신은 장량, 소하, 한신같은 삼걸을 그가 쓸 수 있어서 천하를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유방은 특별히 항우 수하의 범증을 언급하면서, 항우가 이런 인재도 신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패배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범증은 항씨집단내에서는 인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의 지모와 장량의 지모를 비교하자면, 우열이 분명하고, 근본적으로 같은 체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징치적 안목

 

입국집정(立國執政)의 큰 측면에서 보자면, 초회왕을 세우고 팽성(彭城)을 수도로 정하는 문제에서, 범증은 정치가의 고첨원촉(高瞻遠矚)을 갖추지 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량(項梁)은 회계(會稽)의 자제병을 이끌고 장강을 넘어 반진(反秦)활동을 벌이자, 범증이 투신하러 찾아가서, 설지(薛地)에서 항량과 만난다. 그가 항량에게 한 첫번째 건의는 초왕의 후예를 찾아서 왕(王)으로 세우는 것이었다. 그는 진승(陳勝)이 실패한 원인을 초왕의 후예를 세우지 않고 스스로 왕에 오른 것이라고 보았다; 항량이 장강을 건넌 후 신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항씨는 대대손손으로 초나라장수를 지냈다는 것이었다. 항량도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리하여 민간에서 양을 치던 아이를 불러오는데, 그가 초회왕의 손자이며 이름은 웅심(熊心)이라고 했다. 그를 초왕으로 세운다. 사실상, 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범증이 말한 진승이 실패한 원인이 스스로 왕에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은 사실상 전혀 상반된다. 초기의 반진호걸이 내건 기치는 모두 진승의 기치였다. 그저 진승이 이미 죽은 것을 확인한 상황하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의 기치를 내건 것이다. 항량이 강동에서 거병할 때, 사람들이 그를 따른 것은 반진때문ㄴ이다. 당시 그는 초나라를 되살린다는 기치를 내걸지도 않았다. 진영(陳嬰), 영포(英布), 포장군(浦將軍)과 같은 이미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사람들도 그에게 귀부한다. 도강후, 항량은 설지에서 회의를 소집한다. 만일 이 때 범증이 항량에게 "가초왕(假楚王)"이 되라고 건의했다면 참가자들이 모두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 초왕을 세웠지만, 초나라의 인재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지는 않았다. 온 것은 오히려 송의(宋義)같은 자로 사사건건 항우를 견제하였다. 만일 항우가 과감하게 이 "경자관군(卿子冠軍)"을 죽여버리지 않았더라면, 항씨집단은 바로 주변화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항씨집단이 정치적으로 범한 최대의 실수이다. 이를 시작한 사람은 범증이다. 왜냐하면 그는 항씨집단의 모사였지, 초회왕의 모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항우의 실패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초회왕을 세운 것은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이 초왕이 있게 되자, 항우는 그저 패왕(覇王) 밖에 될 수가 없었다. 다른 왕들보다 약간 강한 왕일 뿐이지, 천하의 '공주(共主)'는 아니다. 왜냐하면 천하의 공주는 초회왕이기 때문이다. 항우가 이 초왕이 이미 그의 걸림돌이 된다고 여겼을 때, 그를 죽여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항우를 배신한다. 이제, 당초 초왕을 세운 아이디어가 얼마나 누추하고 졸렬했는지는 분명해졌다. 제후국이건 군신이건, 그가 배반한 것은 초국이다. 주공과 국가는 아닌 것이다.

 

수도를 정하는 문제에서, 어떤 사람은 항우에게 관중을 수도로 정하기를 건의한다. 항우는 그러나 듣지 않는다. 이 건의를 한 사람은 "초나라사람들은 관을 쓴 원숭이"(沐猴而冠)라고 욕한다. 그러자 항우는 그를 죽여버린다. 여기의 초나라사람에는 범증이 포함된다. 건도문제에서, 범증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사가 지녀야할 태도가 아니다. 만일 항우가 관중을 수도로 정했더라면, 유경(劉敬), 장량이 말한 것처럼, 유방이 그렇게 쉽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시 장량을 보자. 유방이 파촉지구에 갇혀 있을 때, 장량은 그를 위하여 한중의 땅을 얻어낸다. 이것은 나중에 암도진창(暗渡陳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유방에게 잔도를 불태우라고 건의한 것은 더욱 고도의 정치적 지혜이다. 그는 항우에게 더 이상 유방을 마음에 두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유방이 삼진을 공격하려 함락시킬 때까지. 항우는 전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한3년(기원전204년), 유방은 형양(熒陽)에 갇혀 있게 된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낸다. 유방에게 육국의 후예를 찾아서 왕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유방은 장량의 의견을 듣는다. 장량은 연이어 8가지의 '네가 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는 장량이 모두 '못한다"고 답하고, 급히 명령을 거두어 들인다. 범증은 항량에게 다른 사람을 왕으로 세우라고 건의했고, 장량은 유방에게 스스로 강해지도록 건의한다. 이를 보면 정치적인 고하는 분명하지 않은가?

 

건도문제에 있어서, 유경은 유방에게 관중을 수도로 삼으라고 권한다. 유방이 생각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장량이 그에게 관중의 유리한 점을 분석해준다. 그리고 유방에게 관중을 수도로 삼으라고 권한다. 그의 관중은 삼면이 험준하며, 동으로 제후를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이 아마도 유방의 마음을 움직었을 것이다. 나중에 연(燕), 대(代), 량(梁), 회(淮)등지에서 모반을 일으켰지만, 경성부근지구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는다. 이것은 이 견해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잘 보여준다.

 

군사전략

 

홍문연에서 범증은 항장으로 하여금 무검을 추게 하고 그 기회를 틈타 유방을 찔러 죽이게 한다. 그러나 항백(項伯)이 중간에 간여하고 항우가 우유부단하여, 유방이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범증은 아주 화가 났다. 그는 알았다. 유방이야말로 항우의 주요 적수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명확히 보았지만 그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장량은 유방에게 잔도를 불태우도록 건의했고, 돌아온 후 항우에게 말한다: "한왕은 잔도를 불태웠습니다. 이미 돌아올 뜻이 없는 것입니다." 계모가 뒤어나지는 않은 항우는 이를 믿어버렸다. 모사인 범증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단 말인가? 주요 적수라면, 당연히 창끝을 항상 유방에게 겨누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제나라에 겨눌 것이 아니라. 제나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다. 혹은 유방을 없앤 후에 다시 처리해도 늦지 않았다. 여기에서 범증이 무슨 건의를 하였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전략목표가 불명확했다. 범증과 항우가 보기에, 유방은 수천리 바깥에 있고, 제나라는 바로 곁에 있다. 그래서 제나라는 급학하게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개선지질(疥癬之疾) 때문에 심두지환(心頭之患)을 잊은 것이다. 범증의 모략이 어느 수준인지는 이를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방이 서쪽으로 진을 공격할 때, 목표는 진나라의 수도 함양이었다. 절대로 다른 것을 쳐다보지 않았다. 한왕에 봉해진 후, 병력을 이끌고 동진했고 목표는 항우였다. 위조(魏趙)등 국가가 배반하여 떠날 때, 유방은 그저 병력을 일부 나누어 응대했을 뿐, 자신이 이끄는 대군은 시종 항우의 정면에서 대응했다. 전략목표는 시종 명확했다. 장량은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시종 유방을 따라다녔다. 모든 대사는 장량과 상의했다. 절대로 혼자서 생각하고 결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은 유방의 것이지만, 군사사상은 장량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설득예술

 

제왕을 설득하여 자신의 의견과 건의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모사의 지모와 능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범증은 설득예술을 몰랐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그저 그가 결론을 내린 것만 보았지, 사물에 대한 인식과 분석은 보지 못했다. 결국 이런 모략은 결함이 있는 것이다.

 

진왕조를 무너뜨리고, 유방이 먼저 입관한다. 그리고 병력을 보내어 함곡관을 지킨다. 항우는 아주 분노한다. 다음날 유방을 공격하고자 생각한다. 범증은 항우에게 말한다: "급격물실(急擊勿失, 급히 공격하여야 하고 이 기회를 잃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모사가 하는 말투가 아니다. 완전히 명령하는 어투이다. 홍문연에서, 항우는 이미 유방을 풀어주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범증은 아니었다. 여러번 항우에게 눈짓을 보내어 옥패를 들어 유방을 죽이라고 지시하라고 한다. 항우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는다. 범증은 그러자 자신의 생각대로 항장을 불러서, 그에게 검무를 추게 하고 검무를 추는 동안 유방을 찌르도록 시킨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모신(謀臣)이 해야할 일이 아니다. 유방이 도망친 후, 백벽(白璧) 한 쌍, 옥두(玉斗) 한 쌍을 남겨서 각각 항우와 범증에게 준다. 항우는 백벽을 받은 다음 자리에 놓아둔다. 범증은 옥두를 받은 다음 땅바닥에 던진 다음 검으로 깨트려 버린다. 이것은 완전히 항우와 기싸움을 하는 것이고 내부의 분열을 공개화하는 것이다. 이런 모사라면 정말 그의 지모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이 때, 유방, 항우는 모두 관중에 있었다. 만일 충분한 이유를 들어 항우를 설득했더라면, 여전히 유방집단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전의 상황을 보면, 범증이 항우를 설득하는 이유는 그저 유방에게 천자의 기운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어릴 때, 항우는 진시황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저 자리를 차지하겠다. 현임 황제를 보고도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무슨 '기운'같은 것에 겁을 먹겠는가? 이런 절름발이식의 말로는 유방의 '의(義)'라는 한 마디를 당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장량이 유방을 설득할 때, 먼저 묻는다: "누가 당신에게 병력을 보내어 함곡관을 지키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는가?" 졸지에 유방의 책임을 모조리 벗겨주었다. 체면도 모조리 남겨주었다. 응전할 것인가 아니면 나가서 해명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 장량은 먼저 유방에게 묻는다: "당신의 병력이 항왕을 당해낼 수 있다고 보는가?", 유방은 분명히 알았다. 분명히 안된다. 그래서 다음날 홍문연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이것이 바로 모사와 주공의 관계이다. 아이디어는 내가 내지만, 결정은 당신이 한다. 실패하면 내가 아이디어를 잘못 낸 것이다. 앞에서 함곡관을 지키라는 생각과 같은 것이다. 성공하면 그것은 당신이 정확하게 의사결정한 것이다. 나중에, 한신이 대리제왕을 하도록 요구하였을 때, 유방이 대노한다. 장량은 이때 한신이 칭왕하는 것을 저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그저 유방의 발을 밟는다. 유방은 즉시 깨달았다. 그래서 직접 한신을 제왕에 봉한다. 그리하여 한가집단 내부의 위기를 모면한다. 특히 여후를 도와 유영의 태자지위를 보전하는데 있어서, 장량의 아이디어는 바로 그가 '상산사호(商山四皓)'를 모셔오는 것이었다. 이 4명은 유방도 모셔오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청해도 오지 않던 사람을 유영이 청해서 모셔왔다. 그래서 태자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다. 이 일은 후비지쟁(后妃之爭)이고, 미래의 제위지쟁(帝位之爭)이다. 그리고 부부관계, 군신관계, 형제관계에 관련된다. 이런 일은 얼마나 많은 도광검영(刀光劍影)이 숨어 있겠는가? 장량은 단지 한 마디 말로 해결했다. 얼마나 대단한 정치적 지혜인가? 범증이 감히 가까이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사마천의 두 사람에 대한 평가를 보면 고하는 분명하다. 범증에 대한 평가는 단지 세 글자이다: "호기계(好奇計)". 대체로 계책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모략이라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다. 장량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운주어유악지중, 결승어천리지외(運籌於帷幄之中, 決勝於千里之外)" 유방이 이런 사람을 얻은 것은 하늘의 뜻일까?! <사기>에는 범증의 전은 없다. 이것은 항우집단이 실패하였기 때문은 아니다. 항우가 <본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사마천은 성패를 가지고 영웅을 논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포(季布), 난포(欒布)를 위하여 전을 썼다는 것도 그것을 설명한다. 이것은 범증이 모략측면에서 후인들이 본받을만한 사례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범증과 장량을 비교하면, 고하는 분명하다. 우열은 확실하다. 범증은 장량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