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계진(丁啓陣)
유가학자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은 마치 도모안연(道貌岸然,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거나), 정금위좌(正襟危坐, 옷깃을 여미고 정좌해 있거나)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유가학설의 초창기에는 그들도 천진하고 순박한 일면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인생에서 쾌락을 얻는 방법을 얘기할 때 그들은 어린아이같았다. 직접적으로 가슴속의 생각을 얘기했고, 조금도 감추는 것이 없었다.
<논어>에는 쾌락 색채의 단어가 충만하다. 모두 합쳐서 1만1천여자인 <논어>에 "기쁘다, 즐겁다"는 의미를 가진 "락(樂)"과 "열(說, 悅)"이 각각 10여회씩 나타난다.
"樂"자만 예로 들더라도,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옹야), 이것은 자연경물이 사람에게 주는 기쁨이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학이), 이것은 친구와 만난 것이 사람에게 주는 기쁨이다; "불인자불가이구처약, 불가이장처락(不仁者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이인) , "반소식음수,곡굉이침지,낙역재기중의(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樂亦在其中矣)(술이), 이것은 경우가 사람에게 주는 기쁨을 말한 것이다; "여무락호위군, 유기언이막여위야(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자로), "익자삼락, 손자삼락, 료절예악, 낙도인지선, 낙다현우, 익의; 낙교악, 낙일유, 낙연락, 손의."(계씨). 이것은 행위의 즐거움이다; "미약빈이락"(학이), "낙이불음, 애이불상"(팔유), "회야불개기락"(옹야),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옹야), "발분망식, 낙이망우"(술이), '군자지거상, 식지불감, 원악불락"(양화), 이것은 적당히 합리적인 마음상태가 사람에게 주는 기쁨이다. 개략적으로 말해서, 외재사물, 자신의 노력, 내심의 조정은 모두 사람에게 기쁨을 느끼게 한다.
쾌락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세상일을 잘 모르는 아이들의 특징이다. 유가의 창시자인 공자는 이렇게 쾌락에 대하여 대거 논한다. 마치 멍청한 이미지이고, 귀엽기도 하다. 오늘날 사람들은 "즐거우면 됐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런 유행을 공자는 일찌감치 알았던 것같다.
근 반세기전에, 양수명 선생은 유가와 불가의 중요한 차이를 주목했다. 유가경전 <논어>에는 "낙"자는 많지만, "고"자는 없다. 그러나 불가경전 <반야심경>에 "고"자는 많지만, "낙"자는 한 자도 없다. 양수명 선생은 이 차이가 중요하지 않은 문자차이라고 하였으나,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양쪽의 공통된 연구대상인 인생에는 양면 혹은 양극의 구분이 있다. 소위 양면양극은 인류가 동물에 가까운 일면과 동물보다 높은 일면이다. 유가는 전자를 중시하고, 불가는 후자를 중시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유가의 학설에서 정수는 "인류의 생명의 가능성을 친히 몸으로 체험하여 깨달아 정교하게 생각하고 힘껏 실천함으로써 천행진성(踐行盡性)을 추구하여자연이 인류에게 부여한 것을 어기지 않으려 한다"(<유불이동론>의 2).
철학자의 말은 약간 구름잡는 것이다. 기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유가 불가의 이 문제에서의 차이점은 방법상의 차이이다. "구(求)"와 "피(避)"라고 할 수 있다. 유가는 구락(求樂)하고 불가는 피고(避苦)하는 것이다. 길은 서로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모두 쾌락과 행복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를 보면 유가는 직접적이고, 불가는 간접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번은 자공이 공자에게 묻는다. 백이,숙제는 어떤 사람이냐고? 공자의 대답은 "옛날의 현인(古之賢人)"이라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묻는다. 그들은 원망하지 않았을까요? 공자는 다시 대답한다. "인을 추구해서 인을 얻었다(求仁而得仁)". 그런데 뭐 원망할 것이 있겠는가. 백이 숙제는 비록 군왕을 계승할 기회를 잃었지만, 그들은 인애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원한이 없었다. 같은 이치로, 만일 사람들이 유가의 학설을 쫓는다면, "구락이득락"할 것이니, 자연히 '고'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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