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한운(吳閑雲)
오왕 수몽(壽夢)이 노(魯)나라를 방문한 다음 해, 북방에서 한 사람이 온다.
이는 북방의 손님이 처음으로 오나라에 온 것이다. 누구인가? 바로 무신이다.
무신은 하희를 데리고 초나라를 배반하고 진(晋)나라로 간 인물이다. 초나라에서는 아주 화가나서 그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그의 재산은 몰수해서 나눠주었다.
무신은 그 원한을 잊지 않았고, 복수를 꾀한다. 그는 진경공과 상의하여 오나라에 사신으로 보내달라고 청한다. 오나라와 연락하여 초나라를 협공하자는 것이다. 진경공은 그 말을 듣고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하여 그 자리에서 응락한다.
그래서, 무신은 진나라의 특사자격으로 30승의 전차를 이끌고 오나라에 사신으로 간다.
무신은 심계가 있는 인물이었다. 이 촌구석의 국왕을 설득하는 것은 식은 죽먹기였다. 몇 마디 말을 교환하면서 오왕의 생각을 모두 읽어낸다. 그는 오왕 수몽이 중원의 제후들과 교류하고 싶어하며, 하루빨리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무신은 먼저 진나라군주 진경공을 대표하여 오왕 수몽에게 문안인사를 한다. 진나라, 오나라는 원래 같은 조상이다. 그들은 오나라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가급적 도와주고 싶어 한다. 큰형의 입장으로서 조금 공헌을 하고 싶어한다.
그후, 쌍방은 국제사무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한다. 얘기를 하다가 하다가 초나라에 대하여 말한다.
초나라를 들억이자마자 수몽은 화를 벌컥 내면서, 말이 곱지 못해진다: "개같은. 초나라놈들. 오만하고 나쁜 놈이다."
"대왕. 초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지 아십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믿을만한 정보에 따르면, 초나라는 당신의 오나라를 집어삼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공이 이번에 나를 보낸 것은 당신에게 그것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입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수몽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오나라와 초나라간에는 산과 물로 서로 떨어져 있고, 아주 멀다. 그들이 쳐들어오지 못한다."
"대왕, 초나라사람들의 야심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그들은 원래 당신보다 작았습니다. 수십개의 산과 물로 떨어져있는 나라들을 집어삼킨 후 지금처럼 커지게 된 것입니다. 이미 당신과 거의 국경이 맞닿았는데,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의 다음번 목표가 당신을 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렇다면,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그들을 치는 것입니다. 앞장서서 공격해서 그들을 죽여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초나라사람들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
"대왕,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진나라가 있지 않습니까. 보십시오. 내가 데려온 30승의 전차는 바로 당신을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주공은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우리들과 협력하기만 원한다면, 우린느 즉시 당신의 군대를 훈련시켜주고, 자금을 제공해주겠다고.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진나라의 전술은 가장 선진적인 것입니다. 물력,재력도 가장 웅후합니다. 그외에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면 말씀만 하십시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문제도 아닙니다. 우리가 돈을 내고, 당신이 힘을 보태면 됩니다. 그후에 우리가 같이 행동하여 앞뒤에서 협공하면, 진,오 두 나라가 합쳐서 초나라 하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진나라의 형제여. 당신들은 왜 우리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는가. 이렇게 큰 은혜를, 우리가 어떻게 갚는단 말인가." 수몽은 그저 감격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하여, 진나라의 무상원조를 받아, 수몽은 하루아침에 졸부가 된다.
무신도 그의 군사고문이 되어, 손에 손을 잡고 그에게 전투방법을 가르친다.
이전에 오나라사람은 전쟁에 말도 쓰지 않고 수레도 쓰지 않았다. 전차도 없었고, 갑옷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칼, 방망이등이었다.
지금은 무신이 그들을 모아서 군사훈련을 시켰다. 그들에게 어떻게 수레를 모는지 가르치고, 어떻게 수레 위에서 활을 쏘는지 가르치고, 어떻게 수레 위에서 싸움을 하는지, 어떻게 행군을 하는지, 어떻게 공격을 하는지, 어떻게 방어를 하는지, 어떻게 전고(戰鼓), 전기(戰旗)를 사용하는지. 어떻게 지휘를 통일하는지.
무신은 도한 사람들에게 진,초(晋,楚)간의 성복(城濮)지전, 필(邲)지전에 대하여 얘기하고, 초나라군대의 장점은 무엇이고, 초나라군대의 약점은 무엇인지도 얘기한다.
오나라사람들은 그제서야 눈을 뜬 느낌이었다. 이것이 바로 전설중의 선진문명이 아닌가?
금방 군사훈련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무신은 이제 그들의 담량을 훈련시켜야 했다. 그는 오왕 수몽이 출병하게 하여 주변에 있는 소국(巢國)을 공격하게 한다.
소국은 초나라에 정복된 부속국이었다. 오나라와는 아무런 분쟁이 없었다. 수몽은 약간 곤란해 한다. "그건, 좀 합당하지 않은 것같다. 그들은 우리를 건드리지 않았었다."
무신이 묻는다: "설마 그들이 초나라를 건드렸습니까?"
"역시 아니다."
"그럼 초나라는 왜 그들을 항상 괴롭힙니까?"
"아마도 그들이 너무 약해서 그렇겠지, 괴롭히기 좋으니까."
"맞습니다. 공격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몽은 피가 끓었다. 아무런 이유없이 소국과 전쟁을 개시한다.
선진전투기술을 습득하고 목숨을 돌보지 않는 야만인의 전투력은 공포스럽다. 그들은 배워익힌 신기술, 신무기를 가지고 있어, 싸우자마자 소국사람들은 속속 도망쳐 참패한다. 그들은 초나라로 가서 구원을 요청한다.
초나라의 자중(子重), 자반(子反)(왕자 영제, 왕자 측, 바로 이 두 사람이 무신의 가산을 나눠가진 사람들이다)이 급히 군대를 이끌고 소국을 구하러 온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오나라사람들은 일찌감치 떠났다. 그리고 초나라의 또 다른 부속국인 서국(徐國)을 공격한다.
자중, 자반은 할 수 없이 다시 서국을 구하러 떠난다. 초군이 서국에 도착했을 때 오나라군대는 다시 주래(州來)를 치러 떠나버렸다. 초나라군대가 주래를 구하러 갔을 때는 오나라군대가 이미 떠난 다음이었다.
이렇게 하여 1년동안, 원래 다른 나라와 싸우지 않던 오나라사람들은 돌연 미친 듯이 7번이나 주변국가를 침략하고, 계속하여 전투를 시험했다.
자중,자반도 7번이나 쫓아다녔다. 그러다보니 피로해서 죽을 지경이 된다. <좌전>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자중, 자반은 그리하여 1년에 7번이나 달려간다. 오랑캐로 초에 속한 자들은 오나라가 모조리 취했다. 이때부터 강대해졌다."
오나라는 초나라의 영토를 차지한 후부터 강대해졌다.
단맛을 본 수몽은 욕심이 갈수록 커졌다. 나중에는 아예 직접 초나라를 공격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반에게 패배한다.
초공왕은 대노한다. 지금까지 전혀 원한도 없었는데, 미쳤는가. 계속하여 도발을 하다니. 자그마한 오나라를 혼내주지 않으면 하늘이 얼마나 높고, 땅이 얼마나 두꺼운지 모를 것이다.
초공왕은 겸화(謙和)한 편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정말 화가 났다. 수몽16년때 초나라는 오나라에 대하여 대규모의 '반격전'을 펼친다.
이번 전투에서, 오나라는 처참하게 패배한다.
수몽은 그래도 수긍하지 않고 다시 싸우고자 한다. 이때 어떤 사람이 나타나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준다: "버마제비가 매미를 잡으려는데, 참새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螳螂捕蟬, 黃雀在後)는 이야기를.
수몽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 원래, 나는 버마제비였구나. 문명이 야만보다 더 야만스러울 수 있구나."
이때부터 여러해동안 오나라는 더 이상 대외전쟁을 벌이지 않고 이전의 평정을 되찾는다.
말년의 수몽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궁벽진 곳이다. 여기서 천자의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 됐다.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지 말자.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앞잡이노릇은 하지 말자. 아들아 잘 기억해라. 외부 사람은 모두 나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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