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문화/중국의 풍속

중국고대기녀의 금분세수(金盆洗手)

by 중은우시 2013. 4. 2.

글: 상한(桑寒)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정녀실절불여노기종량(貞女失節不如老妓從良). 기녀들도 진취심은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시집기려는 생각이 있다. 기실 많은 기녀들은 스스로 원해서 몸을 파는 장사를 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생활과 운명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것이다. 부득이 고귀한 허리를 숙이고, "부수감위유자우(俯首甘爲孺子牛)"가 된 것이다. 아마도 많은 기녀들을 팔려간 것일 것이고, 또한 여러번 팔린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녀들은 그저 자신의 신세가 천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천한 ㅇㄴ명은 왕왕 마음이 선량하고 순결한 아가씨들에게 기녀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고, 그 목소리는 항상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나왔다. 그렇다면 청루의 시비지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여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거기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

 

이같은 기녀의 종량(從良, 기녀에서 양인이 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 그를 도와서 기녀의 생활을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상대적으로 자주 있었다. 그리고 비교적 용이했다. 두 사람의 역량은 당연히 진흙탕에 빠져있는 기녀 1명의 역량보다는 클 테니까. 어떤 사람은 진심으로 기녀의 미모를 탐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진심으로 마음이 맞았을 수도 있어 그녀를 자신의 집안에 들이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아주 적었다. 어쨌든 고대의 그 봉건세속의 눈으로 보면, 집안사람, 집안어른, 친척등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사람이 일정한 능력이 없다면 그래서 기녀를 데려올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그 외에 또 한가지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다. 가난뱅이는 불가능하다. 기녀를 데려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액의 속신비(贖身費)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얘기로 전해지는 이런 만남이 있다. "욕파서호비서자(欲把西湖比西子)"의 왕조운(王朝雲). 공범례의 <소식연보>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연석재보>에 따르면 조운은 명기였다. 소식이 그녀를 사랑하고 총애하여, 상시(常侍)로 받아들였다." 송신종때, 소동파는 왕안석의 신법을 반대하여 항주로 쫓겨나 있을 때, 하루는 그가 여러 친구들과 서호를 유람했다. 이때 몇명의 화장을 짙게 한 무녀들이 나와서 흥을 돋구었다. 그중에 왕조운이 있었다. 그녀가 소매를 떨치며 춤을 추자 마치 선녀와 같았고,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하여 소동파는 바로 그녀를 주목한다. 춤이 끝나고 왕조운이 화장한 것을 벗자 더욱 다른 기질이 들어났다. 그래서 소동파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이 대문호의 시첩이 된다. 기녀는 몸이 천한 것을 겁내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천할까봐 겁을 낸다. 왕조운은 명이 천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찌 되었건 그녀는 기녀의 신분을 벗어나서 유명인사의 부인이 되었다. 그래서 사람은 꿈을 잃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느 날인가 좋은 운이 돌아볼 수도 있고, 설사 그런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꿈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어떤 깡패같은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좋은 사람인척 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즉 기녀가 가진 돈을 노리는 것이다. 그후에 온갖 머리를 짜내어 재색을 짜내고 마지막으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냉궁에 두거나, 아예 집에서 쫓아내 버린다. 원래 신분이 낮았던 그녀들로서는 이런 고통을 당하게 되면 아주 강한 정신적지주가 있지 않는 한 그저 황천길에서 만나는 수밖에 없다.

 

둘째는 자신의 노력에 의지하는 것이다. 계속 자신의 부를 집적하여, 일단 일정한 금액이 되면 스스로 속신할 수 있다. 당연히 모든 기생어미들이 그렇게 인자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돈줄을 그러헥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녀의 피와 땀을 다 빨아먹고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그녀들은 거액의 비용을 뜯어내고, 다시 기녀들의 주머니에서 은자를 받아내어서 기생어미의 입이 찢어질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쨌든 청루에서 나오게 되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천하게 대우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말못한 고통이 따른다. 기녀는 매일 많은 남자들과 접촉했고, 그들은 그녀들의 고객이다. 옛날에는 "은객(恩客)"이라고 불렀다. <관장현형기>에 따르면, "지금은 공공연히 은객을 위하여 말을 해주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그녇ㄹ은 바로 이런 은객들 중에서 구명도초를 찾는다. 그후에 자신의 노려으로 여러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의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 먹은대로 다 되지는 않는다. 감정이 깨지는 경우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바람둥이가 다시 마음이 바뀌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잇는 것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종량한 이야기는 아주 많다. 명나라때 풍몽룡이 쓴 <경세통언.두십낭노침백보상>의 두십낭이 그런 경우이다. 그녀는 종량의 걸출한 대표이다. 두십낭이 처지는 그녀로 하여금 주색에 빠진 공자들이 집안을 말아먹고 부모들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리하여 머리를 짜내어 백보상을 모은다. 그리고 적합한 은객을 찾아서 종량을 하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은객을 잘못 골랐다. 그는 이갑이다. 이갑의 성의를 시험하기 위하여, 그로 하여금 사방에 돈을 빌리게 한다. 그리고 자신도 개인적으로 모은 돈을 내놓는다. 성공적으로 종량하였다. 그러나 그 도중에 이갑은 한 부자집자제를 만나는데, 그가 두십낭을 보고는 욕심을 낸다. 이갑과 술을 마실 때, 교묘한 말로 그를 유도하여 천금을 주고 두십낭을 팔게 하여 자신에게 시집오게 한다. 두십낭은 이를 안 후 극도로 상심하고, 살려는 생각을 버린다. 그리하여 그들의 거래에 동의하는 척하고, 거래하는 날, 그녀는 백보상을 열고는 이갑과 그 자를 욕한다 그 백보상은 천금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백보상을 강 속에 던지고 자신도 한을 품고 강에 몸을 던진다. 구사회에 두십낭과 같은 여인은 많았다. 그러나 '사람'의 생활을 위하여 노력을 들이고 애를 쓰지만 왕왕 이런 각종 노력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십낭은 바로 그 살아있는 사례이다. 그리고 처참한 비극적 사례이다.

 

이런 기녀들의 몸부림은 대부분 젋고 미모가 유지될 때 완성된다.그렇지 않으면 그저 늙은 퇴기가 되고 만다. 누가 그녀를 취하고자 하겠는가. 이런 몸부림은 마치 청루에 있는 기녀들의 혁명생활과 같다. 적나라한 거래의 앞에서 생활하면서 숙명에 고개숙이지 않는 것이다. 그녀들은 마찬가지로 독립한 '사람'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바라고, 평등과 자유를 갈망한다. 자신의 행복한 생활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들은 이런 표박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의 귀속처를 힘들게 찾는다. 그 곽소옥, 담의가이건 아니면 두십낭의 이야기이건 모두 그런 종량에 대한 기녀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고대기녀들이 종량의 바램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것은 그녀들이 항상 품고 있던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