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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수양제)

수양제는 어떻게 죽었는가?

by 중은우시 2012. 12. 22.

글: 구양박문(歐陽博文) 

 

죽음은 사람의 인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생의 마지막 문턱이기도 하고, 가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백성의 생사는 문화적인 의미에서 대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저 개미와 같이 썩고 초목과 같이 문드러진다. 그러나 대인물들 특히 제왕군주는 직접 역사의 진전에 참여하므로 비범한 표현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많은 대인물(예를 들어 제왕)은 죽음을 앞에 두고 베이컨이 표방한 것처럼 '본분을 잃지 않는'것이 아니다. 그들중에는 영웅같은 사람도 있지만, 겁쟁이같은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고귀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어떤 사람은 꼬리치는 개처럼 목숨을 구걸하기도 했다...서방의 군주만이 시종일관하고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것은 아니고, 고대 중국의 일부 제왕들도 죽음을 앞에 두고 비범한 협사의 풍도와 호매한 기개를 드러냈다.

 

예를 들어, 악명이 자자한 '혼군', '폭군'인 양광(楊廣)은 비록 역사책에서는 그를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지만, 그는 죽음을 앞에 두고 사나이의 풍도를 보여주었다. <자치통감>에는 수양제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사마광은 이 폭군을 '죽음을 앞에둔 영웅'으로 그렸다.

 

그 책의 186권에는 이런 복선을 깔아두었다: 수양제는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하여 만족했다. 그리고 그의 총애를 받고 있던 소황후에게 말한다: "나는 이렇게 고귀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어떤 자의 칼이 자를만한 자격이 있겠는가?" 이 말에 숨은 뜻은 내가 죽고 싶더라도 하늘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황후는 대경실색하여 어찌 그런 불길한 말을 내뱉느냐고 말했다. 수양제는 웃으면서, 거의 철학자에 가까운 말로 대답했다: "귀천과 고락은 윤회하는 것이다. 얻은 것은 또 잃을 수 있다. 잃은 것도 다시 얻을 수 있다. 즉 머리를 다른 사람에게 잘리더라도 뭐 대단할 것은 없다. 사람의 일생은 그런 것이다. 뭐 안타까워할 것이 있겠느냐?"

 

보기에, 수양제는 민간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철두철미한 멍청이는 아니었던 것같다. 그는 영화부귀가 구름이나 연기와 같다는 이치를 잘 깨닫고 있었을 뿐아니라, 심지어 자신의 인생종점에 대하여도 최악의 상정을 했던 것같다. 할일이 없을 때 양광은 자주 독주를 곁에 놓고는 자신이 총애하는 비빈들에게 농반진반으로 말했다: "만일 적이 오면, 네가 먼저 마셔라 그 다음에는 내가 마시겠다." 말은 비록 이렇게 했지만,죽음은 모든 개인의 사적인 일이다. 수양제의 '수급'은 결국 잘렸다. 그가 죽기 전에 보인 모습은 괄목상대할만하다. 양광은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삶을 구걸하는 겁쟁이도 아니었다. 그의 죽음음 담담했고 존엄이 있었다. "죽일 수는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다"는 명사의 기개를 드러냈다.

 

양광은 침궁 안에서 살기등등한 반장(叛將)을 보고는 탄식을 하고는 반문한다: "내가 무슨 죄가 있길래, 목이 잘리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는가?" 누군가 일어나서 대의늠름하게 그의 잘못된 점을 말했다. 그러자 양광은 다 듣고 난 다음에 이렇게 답한다: "나는 확실히 천하백성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너희들은 뭘 했었느냐? 하루종일 나를 따라서 잘먹고 잘살며 영화부귀를 누리지 않았느냐! 너희는 모두 조정에서 먹여살렸다. 어찌 반적들과 같이 놀 수 있단 말인가?"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느껴 얼굴이 빨개졌다.

 

양광이 가장 좋아한 아들인 조왕(趙王) 양고(楊杲)는 이제 막 12살이었다. 어린 아이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서 멍해졌고 엉엉 울음을 터뜨린다. 그래서 반장들은 양광의 앞에서 그 아이를 칼로 바로 찔러버린다. 선혈이 황제의 몸에까지 뿌려진다. 수양제는 스스로의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을 알고는 막 칼을 쓰려는 자에게 말했다: "황제는 황제로서 죽는 법이 있다. 너희들이 칼창을 쓸 필요가 없다. 짐주(鴆酒)를 가져와라."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 반장들은 황제가 존엄을 가지고 죽도록 허용하려 하지 않았다. 여전히 "교형(絞刑)"을 고집했다. 수양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자신의 백색두건(練巾)을 풀어서 옛날의 그 몇몇 부하들에게 마치 개처럼 목이 졸려 죽었다. 마지막으로 침대로 만든 관속에 그를 염해서 넣는다.

 

이 사료를 보면 황음무도했던 수양제가 새롭게 보인다. 황음무도한 황제는 죽어서 마땅하다. 그래도 그는 마지막에 어느 정도 풍모를 지켰다. 이 점은 놀랍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양광은 용기를 내어 "왜"라고 물을 수 있었다. 칼이 목에 들어와서도 그는 여전히 "천자에게는 천자의 죽는 법이 있다"며 짐주를 요구하고 온전한 시신을 요구한다. 사람으로서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자 했다. 수양제가 금일의 처참한 말로를 후회한다면 왜 당초 금수보다 못하게 천하를 학대했던가. 원래 재주가 있던 사람인데, 지고무상의 황권이 그를 망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