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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문학일반

모옌(莫言)의 번뇌: 노벨문학상을 받은 후

by 중은우시 2012. 12. 22.

글: 대하망 

 

스웨덴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기 위하여 여행한 모옌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입은 옷은 여전히 출발했을 때의 그 남색의 두툼한 오리털파카였다. "영예를 안고 돌아왔다"는 것을 표시하는 아무런 치장도 없었다. 마치 자신은 '불변'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는 것같았다.

 

'불변'에 대하여 모옌은 스웨덴에서도 여러번 얘기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그는 부친의 말을 빌어서 말했다: "모옌은 농민의 아들이다. 상을 받기 전에도 농민의 아들이고, 상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농민의 아들이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나는 자신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고 있다. 자신의 본질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더욱 노력하여 글을 쓸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 자신의 이미지에 대하여도, 모옌은 상을 받기 전과 아무런 변화가 없기를 바랐다. 노벨상을 받은 후, 여론에서 누군가 모옌을 '대사'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더더구나 어떤 사람은 모옌을 '전무고인(前無古人)'의 위대한 작가라고 칭했다. 그러나 공항에서 간단하게 기자회견을 할 때, 모옌은 이를 부정한다: "영원히 '대사'라고는 감히 칭할 수 없다. '대사'라는 칭호는 그 내재적인 의미가 있다. 누가 나를 '문학대사'라고 칭한다면 나는 그것을 풍자하는 의미라고 느낄 것이다. 나는 자신이 영원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에서 모옌은 이런 말도 했다. 노벨문학상은 '죽음의 키스'라는 말도 있다. 많은 작가들은 노벨상을 받은 후 더 이상 좋은 작품을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번거로운 일들을 처리해야하는데 빠지기 때문이다. "좋은 작가가 해야할 것은 회의를 하고,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글을 써야 한다." 스웨덴에서 노벨상수상연설을 할 때도 모옌은 이 '마의 저주를 깨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모옌은 토로했다. 스웨덴여행을 원만히 마치고 귀국한 후 그는 베이징에 3,4일 머물 것이며 그 후에는 고향인 가오미(高密)로 돌아갈 것이다. 고향땅을 밟는 그날부터 모옌에게는 포스트노벨상시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모옌은 포스트노벨상시대에도 안정적으로 글을 써서 노벨상의 마의 저주를 깨고 싶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먼저, 강연요청이다. 현재 각지에서 '문화대강당'을 개최하는 것이 유행인데, 모두 모셔올 강연자가 마땅치 않아서 고민이다. 노벨상을 받은 모옌은 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으므로, 속속 모옌에게 강연요청을 보내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떤 강연요청은 강연료만 10만위안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연말이 도래하자, 각지방의 위성TV들은 연말행사에 그를 모시려 한다. 현재 최소한 2개의 위성TV가 모옌을 연말행사에 초대했다. 매년 설날행사에는 연도촛점인물을 초청하는데, 올해는 모옌을 초청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외에 모옌은 각종 상을 받는데도 초청되고 있다. 북경사범대학 국제집필센터의 주임의 자리도 그를 위하여 비워두었다. 서적상들은 내년에 모옌이 일부 신작발표회에 참석하여 사인을 해줄 것이라고도 말한다.

 

"인품으로 보면 모옌은 호인이다. 호인의 공통적인 문제는 인정에 약하다는 것이다" 평론가인 진저(金哲)의 말이다. 중국사회는 인정사회이다. 모옌은 유명인사로서 각종 인정에 엮여 있다. 모옌이 박정하게 대하지 않는다면 'no'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트노벨상시대의 상당한 장기간동안 그는 번잡한 일들에 시간을 소모할 것이고 조용히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권위있는 베스트셀러랭킹발표기관인 카이줸공사가 최근에 발표한 데이타를 보면,11월 카아젠 허구류랭킹의 10위이내의 작품은 모조리 모옌의 것이다. 이는 이회사가 베스트셀러를 조사발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리고 10월, 11월의 두달동안 모옌의 도서의 월평균판매량은 노벨상을 받기 이전의 월평균판매량의 199배에 이른다. 대표작인 <개구리>를 예로 들면, 노벨상을 받은 후 2달동안의 작품판매량이 노벨상받기전의 판매량보다 180배나 늘었다. 이는 확실히 노벨상이 가져온 모옌붐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서점인사의 예측에 따르면, "포스트노벨상시대"에 모옌의 도서는 아마도 장기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노벨상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모옌의 책은 이후에도 모옌과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마자 잠깐씩 소규모붐을 불러올 것이다. 이것이 다른 장기베스트셀러와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일 것이다.

 

그리고 "소비모옌"의 행위는 포스트노벨상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여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어제 전해들은 소식에 따르면, "모옌쭈이(莫言醉)"의 주류상표는 이미 천만위안까지 가격이 올라갔고, 베이징의 한 경매회사에 따르면, "모옌" 식당류상표는 150만위안을 시작가격으로 하여 베이징에서 경매될 것이라고 한다. 그외에 모옌의 고향인 가오미에서든 1000며만위안을 들여 "붉은수수밭경관복구공사"를 시작하는데 이미 모옌의 동의를 받아냈다고 말한다. 현지관광부서에서는 모옌고거를 가지고 "모옌고거2일여행"의 노선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금년에는 문화적인 이슈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므로 모옌의 노벨상수상소식이 핫이슈가 되었고, 지금까지 그 열기는 전혀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