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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당)

당고조 이연은 어떻게 황제에 올랐는가?

by 중은우시 2012. 12. 22.

글: 왕소산(王小山) 

 

이연은 618년에 황제를 칭하고 당왕조를 건립한다.

모두 알다시피, 황제를 칭하는 것은 간단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많은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은 돌연 황제를 칭하고 비빈을 대거 봉한다. 그리고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산 속에서 토황제로 만족하며 한동안 편안히 지낸다.

이런 나날을 보내면서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게 해서는 안된다. 한명이 열명에게 소문내고, 열명이 백명에게 소문내면 결국 천조의 대군을 불러들이게 된다. 그들이 도착하면 바로 망해버린다.

이연이 황제를 칭하기 전후의 몇년동안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산사람들보다 대단했다.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이연의 전 동료들인 우문화급, 왕세충, 두건덕, 그리고 반적 이밀, 정요금등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황제를 칭했으나 나중에 하나하나 소탕당한다. 결말은 산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다. 이들은 사흘간 물고기를 잡고 이틀간 그물을 말리는 식이었고, 실력도 불충분했다. 이연만이 심모원려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당시 이연이 장안으로 들어간 후, 먼저 수양제의 손자인 양유(楊侑)를 황제로 앉힌다. 그가 바로 수공제(隋恭帝)이다. 그는 양유의 명의로 자신에게 가황월(假黃鉞), 도독군사, 대승상의 직을 내린다. 나중에 자신을 당왕(唐王)에 봉한다. 이연은 욕심이 끝이 없어, 수양제가 남긴 후궁들중 미인들을 한번 훑어보고는 이만희(李萬姬)라는 미녀를 자신의 후궁으로 삼는다.

보라. 당왕은 당황과 한발짝 차이밖에 없다. 이어서 이루어질 일은 자연스럽게 선양(禪讓)이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유사한 일을 사마염도 했고, 조비도 했고, 우임금도 했고, 순임금도 했다. 세부적인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선양에 대하여 후세의 원세개가 극치를 보여주었다. 요점은 거짓 겸양이다.원세개는 자신이 황제가 되고싶으면서도 전단계에서는 사양을 한다. 모두가 그에게 '요청'을 하도록 만든다. '요청'을 받고도 그는 말한다: 황제제도를 반드시 회복하려면 애신각라집안의 사람으로 하여금 하도록 하라. 애신각라집안의 사람들도 눈치는 있다. 당연히 원세개 당신이 하라고 말한다. 그러자 원세개는 다시 말한다: 반드시 황제제도를 회복하려면 공자의 후손에게 맡기자. 공자의 후손도 눈치는 있고, 애신각라씨보다 멍청할 리는 없다. 당연히 그래도 원세개 당신이 하십시오라고 말한다. 원세개는 다시 말한다: 그래도 반드시 황제제도를 회복하려면 장천사(張天師, 도교의 조사인 장도릉)의 후손에게 하라고 하자. 장천사의 후손도 자연히 원세개에게 하라고 말하게 된다.

 

그러자 원세개는 탄식을 하면서 모두가 나보고 하라면 나는 편안히 쉴 수도 없구나. 할 수 없이 황제를 해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책임을 회피하시 마시라, 천하의 백성들이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여 황ㅈ에 오른다.

 

이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원세개와 마찬가지로, 손안에 병력을 쥐고 있었다. 하고싶은대로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연은 양유에게 말한다. 황상, 만일 당신이 황제위를 나에게 선양하고자 하면 나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군대의 호부는 당신이 가지십시오 일단 내가 잘못하면 당신이 호부를 써서 군대를 움직여 나를 쫓아내십시오.

 

양유가 아무리 바보라도 호부를 받을 리는 없다. 그의 주변이 호위무사는 물론이고 마누라, 비빈들마저도 모두 이연의 사람들이다. 호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를 쫓아낼 수는 당연히 없다. 이연은 악독했다. 자신의 경쟁자인 우문화급등을 하나하나 모두 죽여버렸다. 심지어 우문화급의 아들인 우문성도도 이연의 아들 이현패의 손에 죽었다. 그래서 이때 양유는 눈치를 채고, 애신각라집안사람들이 원세개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한다. 하하,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이 호부는 당신이 가지십시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쓸 일도 없습니다. 황위는 내가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넘겨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이형이 나의 이후 생활이나 잘 돌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연으로서 그 정도 요구는 들어줄 만했다. 황위만 가진다면. 양유에게 공작의 지위를 주고 멀리 보내버린다. 이일도 선례가 있다. 한나라말기 한헌제는 황위를 조비에게 선양한 후 산양공에 봉해지지 않았던가?

양유에 있어서, 좋지 않은 소식은 산양공은 아주 교묘했고, 나중에 두 딸을 조비의 후궁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그날 이연이 말을 마치고 떠나자, 양유는 궁안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딸들을 보며 말한다. 가련한 아이들아. 너희가 영원히 나를 따라서 양씨로 살거라고 생각지 말라. 조만간 너희는 모두 이씨가 될 것이다.

이렇게 이연은 황제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