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치아(李治亞)
세상의 일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직업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고하의 구분이 있다. 동한말기에 유명한 두 백정이 있다. 시작은 서로 달랐지만, 모두 한때 이름을 떨친다. 그리고 최후도 아주 비슷하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 목이 잘렸다는 것이다. 이점은 그들에게 도살된 짐승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 두 사람은 바로 하진(何進)과 장비(張飛)이다.
삼국연의에서 두 사람은 모두 대단하다. 처음 등장하는 사람은 장비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저 도살자였다. 나중에 우연히 징병하는 선전판을 보면서 탄식하는 유비를 만나서 유비의 부하가 된다. 그리고 관우와 함께 유비의 최측근심복이 된다. 장비의 말은 아주 대단했다. 대장부는 당연히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그러나 맞부닥치는 것은 왕왕 색안경을 낀 눈이다. 그들이 보는 것은 출신과 지위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장비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장비의 큰형님인 유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유비는 대단한 출신인 것같지만, 황제의 후대인 것같지만 그것은 머나면 옛날의 일이다. 지금의 유비는 그저 짚신을 파는 사람일 뿐이다.
장비는 유비를 따라다니면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는다. 실의에 빠진 적도 있고, 득의양양한 적도 있다. 나중에는 삼고초려를 거쳐 제갈량을 모셔온다. 다행히 도원결의 삼형제는 제갈량을 후대한다. 장비도 그랬다. 관우는 당연히 마음 속으로는 제갈량을 무시했다. 그러나 그것에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제갈량의 오나라와 연합하여 조에 대항하는 방침하에 장비는 전쟁터에서 연전연승한다. 유비가 익주를 공격하여 점령하고, 한중왕을 칭하자. 장비는 오호상장이 된다. 유비가 황제를 칭하자, 장비는 사례교위가 된다. 심지어 장비의 두 딸은 후주 유선의 황후가 된다. 이를 보면 장비가 유비의 마음 속에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알 것이다. 당연히 장비는 그저 돼지만 잡을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용병술도 뛰어났다. 예를 들어 장비가 장판파에서 싸울 때, 장비가 엄안을 풀어줄 때 등이다. 그러나 최후에 부하에 의하여 목이 베인다. 이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을 채찍으로 치는 등 가혹하게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사람인 하진은 기실 대영웅이 될 잠재적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하진이 사면팔방에 위세를 떨칠 때, 원소, 조조, 원술등 무장, 순유, 진림등 모신들이 모두 그의 수하였다. 만일 하진이 이들을 잘 이용했더라면 자연히 대한왕조를 정도로 끌고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하진은 그저 돼지잡을 줄만 알았다. 조정의 고관이 되어서도 여전히 돼지잡는 백정이었다. 단지 돼지잡은 칼을 전투에 쓰는 칼로 바꾸었을 뿐이다. 당연히 전쟁터에서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다. 하진은 여동생이 황제와 잠자리를 같이하고, 태자를 낳은 점을 이용하여 춘풍득의했다. 하진의 여동생은 자신의 배로 낳은 아들로 인하여 천하에 이름을 알리고, 노황제가 죽은 후, 하진은 조카를 황제로 모신다. 여동생은 태후가 되고, 자신은 대장군이 되어 권력이 조야에 떨치게 된다.
아쉽게도, 이때의 하진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원인은 하진이 태후의 곁에 있는 태감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태감들은 모두 몸이 온전하지 않다. 남성생식기를 자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태후를 보살피는데는 주도면밀했다. 그래서 한편으로 하진의 모친에게 금은재화를 보내고, 다른 한편으로 하태후를 모든 방면에서 돌봐준다. 하진은 태감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비록 곁에 그렇게 많은 우수한 인물들이 있었지만, 하진은 외부의 지방군사수령을 불러들여 황제의 곁에 있는 태감을 공격하려 했다.
과연 돼지잡는 백정은 돼지수준의 두뇌를 갖게 되나보다. 손안에 가진 칼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하여 쓴다. 과연 마지막에 하진은 태감들이 연합하여 태후의 궁전내에서 그를 죽여버린다. 이때부터 동한은 더욱 불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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