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갈검웅(葛劍雄)
지역차별의 현상은 역사가 오래되었다. 제(齊)나라의 안영(晏嬰)이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초나라국왕은 그의 면전에서 제나라사람들은 '도둑질을 잘한다(善盜)'고 말한다. 비록 이는 고의로 모욕을 주는 것이지만, 당시에 이미 지역차별이 존재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렇게 보면, 지역차별은 최소한 이천년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차별이 나타나는 전제는 지역차이이다. 서로 다른 지역간에 여러가지 원인으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활방식, 생산방식, 사상의식, 풍속습관등 각 방면의 발달정도가 서로 다르고, 가치관념과 습관도 다를 수 있다. 이 차이 가운데, 물질을 위주로 한 것은 일정한 객관적 기준이 있다. 그러나, 정신과 관념을 위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주관적 기준이다. 예를 들어, 중원의 유가는 선진(先秦)시대부터 "화이지변(華夷之辨)"이 있어, 변방지역의 소수민족을 오랑캐로 멸시했다. 당시 소수민족의 발전수준은 확실히 화하민족보다 낙후되었다. 다만, 화하인의 정신적인 우월감은 그저 허환(虛幻)의 자신감이다. 소수민족으로부터 동의를 받은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지역간의 인구유동을 따라, 상호간의 문명 혹은 야만, 빈궁 혹은 부유, 선진 혹은 낙후가 상대방의 앞에 드러날 때, 상대적으로 야만, 빈궁, 낙후한 쪽이 일반적으로 약세적인 지위에 처한다. 비록 유동인구는 그저 현지인구의 일부분이지만, 외부와는 그저 그들과 접촉하므로, 그들에 대한 인상은 현지의 전체 인구에 대한 인상이 된다. 그래서 한 지방에서 외부이전하거나 유출된 인구의 이미지는 왕왕 전체 지방의 이미지가 된다. 예를 들어, 북송, 남송의 전환기에, 대량의 하남(河南) 사람이 송나라황실을 따라 남으로 이주했다. 이들 하남인들은 황족, 고관, 명사, 거상, 부호가 포함되므로, 남송수도 임안(臨安, 지금의 항주)에서 지위와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항주인들이 감히 차별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하남말을 배우기까지 했다. 그리하여 지금 항주방언은 북방언어의 특색이 남아있다. 그러나 많은 하남인들이 천재인재로 사방으로 도망칠 때, 하남방언을 하는 사람은 멸시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인정해야할 점은 빈곤과 낙후 특히 장기간의 빈곤과 낙후는 확실히 현지인집단의 소질을 하락시키고, 여러가지 나쁜 습관에 물들게 된다. 심지어 뿌리깊은 습관을 가지게 되는데, 특히 하층빈민에게는 더욱 심각하다. 자고이래로, 한 지방의 사람들이 차별을 받는 것은, 기본적으로 모두 이 지방이 흥성하다가 쇠퇴하고, 부유하다가 가난해진 것, 중심이었다가 변방으로 된 것과 관련있다. 하남은 '천하의 중심'이었다. 농업이 발달하고, 상인들이 집중되어 있었다. 낙양, 개방은 수도와 배도(陪都)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지방사람들이 감히 하남인들을 멸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하남인이 된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지금 전국의 적지 않은 가족들은 모두 조상이 하남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하남이 한 때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지위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기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하남사람이 아니다. 혹은 외지에서 하남으로 이주해 들어간 사람이다. 이후로 더 이상 진정한 조적을 따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송나라이후, 하남은 날로 쇠퇴한다. 명,청인들의 글에서, 하남인들은 이미 비판과 조소의 대상이 되었다. 근대이래, 하남은 더더욱 '수재, 가뭄 및 메뚜기해"와 함께 언급되었고, 하남인들의 장점은 점점 가려지게 된다.
문화의 전파는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과 연결과 뗄레야 뗄 수 없다. 인구유동이 적고, 정보전파가 느린 조건하에서, 장점과 악습의 전파는 왕왕 한 지역내로 한정된다. 그리하여 현지의 문화특징이 된다. 이런 특징이 일단 형성되면, 장기간 존재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이미 빈곤을 벗어나더라도, 빈곤할 때 형성된 습관은 상당한 기간동안 지속된다. 마찬가지로, 외부에서도 현지를 이해하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 설사 현지상황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견해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역차별을 타파하려면, 먼저 지역간의 차이를 축소시켜야 한다. 첫째, 빈곤,낙후지역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 둘째, 인구를 자유롭게 이동시키고, 정보를 충분히 교류하는 기초위에서 상호간의 편면적이고 주관적이고 낙후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정부는 반드시 법률로 공민의 평등권을 보증하고, 매체는 객관적이고 전면적으로 보도해서, 잘 이끌어야 한다. 차별당하는 대상들은 한편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결점을 제대로 보고, 자존자강(自尊自强)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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