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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선진)

기해(祁奚): 외거불피구(外擧不避仇), 내거불피친(內擧不避親)

by 중은우시 2012. 8. 16.

글: 불감왕언(不敢枉言) 

 

기해는 진(晋)의 노신이고 역대이래로 4명의 군주를 모신 사조원로(四朝元老)이다. 그의 최고관직은 진나라의 중군위(中軍尉)로, 참모부장 혹은 작전부장에 상당한다. 당시 진나라군대는 상,중,하 삼군으로 나누엇는데, 중군이 총사령관이다. 그래서 그의 지위는 상당히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는 한 가지 문제를 깊이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장래 그가 일단 은퇴하면, 나의 아들이 순조롭게 이어받을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기해가 방법을 전혀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함께 조정에서 관직에 있던 해고(解孤)가 병석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급한 와중에 아이디어를 낸다. 그래서 그는 진도공(晋悼公)에게 사직서를 낸다. 진도공이 묻는다. 경은 사대의 원훈(元勳)이고, 국가의 기둥이다. 과인이 아침이고 저녁이고 일이 있으면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그만둘 수가 있겠는가? 기해는 대답한다. 신은 나이가 들고 몸이 약해졌으며,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옷을 빨 때고 호흡이 가빠오고, 자주 남자를 여자로 봅니다. 행군하고 전투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진도공이 말한다. 그렇다면, 경이 한 사람을 추천한 후에 물러나라. 기해가 말한다. 대부 해고가 맡을 만합니다. 진도공이 말한다. 해고는 너와 살부(殺父)의 원수가 아닌가? 경은 왜 그를 추천하는가? 기해가 답한다. 폐하가 물으시는 것은 누가 후임을 맡으면 좋을지였지, 누가 나의 원수인지는 아니었습니다. 진도공이 말한다. 경의 충성심은 정말 대단하구나. 그대의 말대로 하겠다. 즉시 해고를 중군위로 삼을테니 경은 안심하고 집에서 쉬라.

 

기해는 사무실로 돌아와서 물건을 챙기는데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 마치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것같았다. 부하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묻는다.  어르신께서는 왜 물러나시려 합니까. 우리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해가 대답한다. 너희들 마음은 잘 안다. 나를 빨리 보내고 싶겠지. 그래야 너희들도 승진해서 자리가 있으니까. 부하들이 말한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어르신께서 쉬시더라도 우리가 환송이라도 해드려야 하지 않습니까. 기해가 말한다. 나중에 보자.

 

얼마후, 해고가 죽는다. 진도공은 기해를 불러서 말한다. 경이 다시 한 사람을 추천해보라. 기해는 말한다. 기오(祁午)가 맡을 만합니다. 진도공이 어리둥절해서 묻는다. 기오는 네 아들이 아니냐. 기해가 답한다. 폐하께서는 저에게 직책을 맡을만한 사람을 물으셨지, 내 아들은 안된다고 하시지는 않으셨지 않습니까. 진도공은 뒤통수를 긁적거리다가 고개를 몇번 흔들고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기해가 막 물러나려고 할 때, 돌연 중군위 부직 양사직(羊舍職)이 죽었다는 소식을 보고했다. 진도동이 다시 묻는다. 이번에 경운 누구를 추천하겠는가? 기해는 전하는 나에게 추천을 하라는 것입니까? 진도공이 말한다. 그대가 추천해보라. 기해가 말한다. 양사직의 아들인 양사적(羊舍赤)이 맡을 만합니다. 그래서 기해는 아들이 자신의 직을 물려받게 하고 또한 자신의 옛부하의 아들로 하여금 자신의 아들을 보좌하게 하였다. 부친이 죽으면 자식이 뒤를 잇는다. 두 아들이 모두 부친의 직책을 순조롭게 물려받았다. 기해는 '일거삼득'이라고 할 수 있. <좌전>에는 이에 대하여 이렇게 평가했다: 해고는 추천을 받고, 기오는 자리를 얻고, 백화(양사적)는 관직을 얻었다. 하나의 관직으로 세 가지를 이룬다. 이는 잘 추천한 사레이다. 이뿐아니라, 기해는 '외거불피구, 내거불피친'이라는 좋은 명성까지 얻었다.

 

18년후, 이미 물러난 기해는 여전히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다시 한번 등장하여 후세인들이 찬탄할만한 일을 벌인다. 기원전552년, 진나라의 대신들간에 내분이 일어나고, 하경(下卿) 난영(欒盈)이 축출된다. 난영은 도망쳤지만, 그의 동료들은 체포되어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중 숙호(叔虎)는 죄악이 엄중했다. 숙호는 바로 양사적, 숙향(叔向)의 동부이모(同父異母) 형제였다. 예전에 숙호의 모친은 젊고 예뻤다. 양사적, 숙향의 모친은 그녀를 남편과 함께 자지 못하도록 막았다. 양사적, 숙향은 대범하게 모친에게 너무 투기하지 말 것을 권한다. 너무 내실을 독차지 하려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나 모친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투기하는 것이 아니다. 속담에 심산대택는 용과 뱀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여자가 너무 에쁘면 화를 부르는 법이다. 나는 장레 너희들이 연루될까봐 두렵다. 아이들이 묻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모친이 말한다. 나는 너희를 위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너희가 그렇게 말하니 내가 무슨 아쉬울 것이 있겠는가. 그래서 숙호의 모친을 시침하게 했는데, 바로 숙호를 낳는다. 이 숙호는 확실히 다른 형제들과 달랐다. 잘 생겼을 뿐아니라, 힘도 대단했다. 그런데 그 한 명이 죄를 지어 집안살마들이 모두 연좌되게 생겼다. 양사적, 숙향은 모두 감옥에 갇힌다. 그저 사형이라는 선고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때 진평공(晋平公)의 총신 낙왕부(樂王)가 감옥으로 숙향을 만나러 가서 말한다.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부탁해보겠다. 그러나 숙향은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낙왕부는 생각처럼 되지 않자 그냥 돌아간다. 다른 사람이 숙향을 질책하여 말한다: 그는 군왕의 총신이고 그가 부탁하면 잘 될텐데, 너는 왜 그의 좋은 뜻을 거절하느냐? 숙향이 말한다. 낙왕부는 내가 잘 모른다. 지금까지 군왕이 하나라고 하면 그는 절대로 둘이라고 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그저 아부나 할 뿐이다. 군왕이 어찌 그의 말을 듣겠는가? 나를 구할 사람은 기해 어르신이다. 기 어르신은 외거불피구, 내거불피친했는데, 왜 나만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

 

과연 기오는 이 일을 부친에게 보고한다. 기해는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이건 작은 일이 아니다. 첫째, 양사적은 내가 추천했다. 둘째, 그는 내 아들의 부직이다. 만일 내가 나서지 않으면 그 결과는 심각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급히 수레를 몰아 밤을 세우 경성으로 간다. 자신의 세치 혓바닥과 '외거불피구, 내거불피친'의 명성을 가지고, 마침내 양사적, 숙향을 무죄석방하게 해준다. 나중에 기해는 숙향을 만나보지도 않고 감사인사도 받지 않고 돌아가 버린다. 이번에도 기해는 다시 '일거삼득'을 했다. 양사적과 숙향을 구하고, 아들이 연좌될 위험을 해소시켰고, 자신의 명성을 유지했다. 이 기해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뛰어난 자는 바로 숙향이다. 만일 숙향이 낙왕부가 구해주겠다고 했을 때 받아들였더라면,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했을지도 모르고, 잘못하면 자신의 깨끗한 명성도 더렵혀졌을 것이다. 그래서 숙향은 고의로 말을 흘린 것이다: "기 어르신은 외거불피구, 내거불피친 하는데 왜 나만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 이 말을 그대로 들어맞았다. 그리고 기해가 손을 뻗어 살려주게 된 근본원인이다. 숙향이야 말로 진정한 지자(智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