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송)

당괄정가(唐括定哥): 일지홍행총출장(一枝紅杏總出墻)

중은우시 2012. 8. 15. 16:15

글: 사영신(史榮新) 

 

완안량(完顔亮)은 금나라의 제4대황제이다. 그의 풍류는 역사상 유명하다. 그는 황제가 되지마자, 널리 미녀를 끌어모았다. 그가 마음에 들기만 하면, 남편이 있건 없건 모조리 가졌다. 그의 황음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의 귀비인 당괄정가는 그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한 여자이다. 그러나 이 당괄정가도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 황제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

 

당괄정가의 원래 남편은 숭의절도사 완안오대(完顔烏帶)였다.  이 완안오대는 완안량의 충실한 부하였다. 그는 스스로 기꺼이 완안량의 충실한 심복이 되어, 완안량이 정변을 일으켜 황위를 빼앗는데, 완안오대는 있는 힘을 다해서 도운다. 그의 부인 당괄정가는 풍정만종(風情萬種)의 미인이었고, 완안량은 일찌감치 침을 흘렸다. 그가 무슨 수단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당괄정가를 손에 넣는다. 두 사람은 자주 완안오대를 속이고 몰래 만나서 즐겼다.

 

두 사람이 몰래 즐기고 있을 때는 완안량이 아직 황제에 오르지 못했을 때이다. 완안량이 황제의 보좌에 안게 되자, 그는 더 이상은 몰래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완안량은  당괄정가의 시녀인 귀가(貴哥)를 불러서, 당괄정가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라고 한다: 사랑하는 당괄정가. 나는 이제 제일인자가 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몰래 만날 필요가 없다. 너는 입궁해라 너는 네 남편을 아까워하지 말고 그를 죽여라.

 

어쨌든 부부로서의 애정이 있는데, 당괄정가가 어찌 손을 쓸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귀가를 시켜 완안량에게 그녀의 뜻을 전하게 한다. 대체적인 뜻은 이렇다: 과거에 우리는 몰래 만나서 즐겼다. 완안오대의 앞에서 나는 항상 미안했다. 우리의 자녀도 이제 다 컸다. 폐하께서는 신첩에게 어떻게 손을 쓰라고 한단 말인가.

 

귀가는 궁으로 돌아가서 이 말을 완안량에게 전한다. 완안량은 그 말을 듣고는 화를 벌컥 낸다: "뭐라고? 창녀가 열녀문을 세워달라는게 아니냐.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느냐?" 그리고 완안량은 사납게 웃으면서 귀가에게 말한다:"너는 다시 그녀에게 가서 말해라. 내가 아주 화가났다고. 결과는아주 심각할 것이라고. 그녀가 오대를 죽이지 않으면, 짐이 그녀의 구족을 멸하겠다고." 귀가는 이 말을 듣고는 급히 당광정가에게 가서 완안량의 말을 그녀에게 전한다.

 

당괄정가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쉰다. 그녀는 완안량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당괄정가는 기회를 잡아 완안오대를 만취하게 하고, 몇몇 심복을 불러서 가련한 오대를 목졸라 죽인다.

 

완안량은 오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 속으로 아주 기뻤다. 그러나 오대는 공신이었다. 표면적으로 해야할 일은 해야 했다. 완안량은 가식적으로 오대를 후장해준다. 그리고 요란스럽게 당괄정가를 궁으로 불러들여서 귀비에 봉한다. 당괄정가는 원래 수성양화(水性楊花)의 여인이다. 이제 남편도 이미 죽었으니, 그도 하반생을 완안량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좋은 시절은 금방 끝이 난다.

 

처음에는 완안량이 확실히 당괄정가를 총애했다. 완안량이 매번 미녀들을 가득 데리고 놀러갈 때, 당괄정가를 자신의 연(輦)에 앉혔다. 다른 여자들은 걸어서 가야 했다. 이를 보면 당괄정가가 완안량의 마음 속에 어느 정도 지위를 차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완안량은 가슴을 치며 당괄정가를 황후에 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괄정가가 황후가 될 아름다운 꿈에 빠져 있을 때, 희신염구(喜新厭舊)의 완안량이 변심한다. 당괄정가는 일찌감치 이를 예상했어야 했다. 완안량이라는 색귀의 곁에는 예쁜 여인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가 어찌 당괄정가 한 명만을 총애하겠는가?

 

점점, 당괄정가는 총애를 잃는다. 완안량은 자주 그녀를 궁안에 혼자 남아있게 버려둔다. 자신은 미녀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먹고 마시고 놀았다. 당괄정가는 욕망이 아주 강한 여인이었다. 이렇게 하루종일 독수공방하다보니 그녀는 더 이상 적막을 참기 힘들어진다. 그녀는 다른 남자를 찾게 된다.

 

원래 당괄정가는 완안량과 밀회를 즐기는 동시에, 염걸아(閻乞兒)라는 가노(家奴)와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입궁하다보니, 염결아와는 다시 혼외정사를 즐길 시간이 없었다. 이제 완안량이 변심했고, 그녀는 낡은 짚신처럼 버려졌다. 당괄정가는 이때 자연스럽게 염걸아를 떠올린다.

 

비록 이렇게 생각했지만, 궁안의 법도는 그녀가 너무나 잘 알았다. 궁안에 황제를 제외하고 생리기능이 완전한 남자는 궁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다. 그러나, 세상에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당괄정가가 이런 자잘한 일때문에 그만 둘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3명의 비구니와 친했다. 이 세 명의 비구니는 자주 궁안에 출입했다. 그래서 당괄정가는 그녀들을 매수하여, 그녀들이 오대의 집으로 가서 염걸아에게 연락하도록 한다.

 

몇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낸다. 당괄정가의 뜻에 따라, 이전에 그녀가 입었던 잠옷을 몇 개 찾고, 큰 광줄를 찾는다. 그래서 염걸아가 안에 들어가고 잠옷으로 덮는다. 그 후에 당당하게 궁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서 약간의 사태가 벌어진다. 궁안에서 일하는 태감은 외부에서 물건이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자연히 조사를 하려 한다. 특히 그들이 본 것은 황제와 귀비가 입은 적이 있는 옷이었다. 이때 이미 그 소식을 들은 당괄정가는 깜짝 놀란다. 그는 급히 사람을 보내어 태감을 겁준다: "나와 황제가 입은 적이 있는 옷을 네가 하나하나 조사한단 말인가?" 태감이 어찌 감히 당괄정가와 말싸움을 하겠는가? 급히 죽을 죄를 졌다고 말하면서 손을 흔들어 보내준다.

 

염걸아가 당괄정가의 궁안에 들어가자 마자, 당괄정가는 오랜 가뭄 끝이 단비를 만난 듯이 그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당괄정가도 그들의 간통사실이 일단 드러나면, 죽을 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기 위하여, 당괄정가는 염걸아를 궁녀의 모양으로 변장시킨다. 낮에는 궁중에서 여장을 하고 지냈다. 이렇게 염걸아는 궁안에서 먹고 마시고 놀고 아주 잘 살았다.

 

당괄정가가 아무리 머리를 쓰더라도 결국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결국 완안량도 알게 된다. 밀고한 사람은 바로 당괄정가의 시녀인 귀가였다. 이 귀가는 심계가 있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당괄정가가 이미 완안량의 총애를 잃었으므로 조만간 내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계속 당괄정가를 따르다가는 자신도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주인을 팔아먹고, 더 높은 가지로 올라가려한다. 그렇게 하면 하반생의 부귀영화는 보장되지 않겠는가?

 

당괄정가와 염걸아의 간통은 그녀에게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 들통이 나면, 그녀도 함께 벌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당괄정가를 팔아먹기로 한 또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귀가는 생각을 마치고, 몰래 완안량을 만나러 간다. 당괄정가와 염걸아의 간통사실을 하나하나 그대로 고해바친다.

 

완안량은 귀가의 말을 듣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한다: "나쁜 년. 살기가 싫은가 보군. 짐을 놔두고 바람을 피다니. 용서하지 않겠다." 완안량을 즉시 명을 내린다. 당괄정가는 교살형에 처해진다. 간부 염걸아와 세 명의 비구니는 하나하나 죽여서 당괄정가와 함께 묻는다. 귀가는 밀고의 공이 있어서 신국부인으로 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