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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과학

주산(珠算)의 기원

by 중은우시 2012. 5. 24.

글: 가운봉(賈雲峰)

 

먼저 수수께끼부터 내보겠다:

 

옛사람이 다리를 하나 남겼는데

한쪽은 많고 한쪽은 적다

적은 쪽이 많은 쪽보다 많고

많은 쪽이 적은 쪽보다 적다.

 

고인유하일좌교(古人留下一座橋)

일변다래일변소(一邊多來一邊少)

소적요비다득다(少的要比多得多)

다적요비소득소(多的要比少得少)

 

(* 중국 주산은 위쪽의 돌이 한국처럼 1개/4개 혹은 5개가 아니라 2개/5개이다. 그러므로 위쪽의 5짜리가 2개이므로 아래의 1짜리 5개보다 많은 것이다.)

 

분명히 확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다시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오래된 물건'은 우리의 생활에서 멀어진지 너무나 오래된 것같다. 이제는 모호한 기억만이 남아있다.

 

지금은 정보통신시대이고, 주산과 같은 옛날 물건은 거의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당연하다. 똑똑한 기계들이 도와주어서 '게으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계산기가 없으면 숫자계산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가슴아픈 것은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이미 전통의 주산과목이 없어졌다는 것이다.아마도 언젠가는 아이들이 주산이 뭔지모 모를 것이고, 뭐하는 것인지도 모를 것이다.

 

난통(南通)에 와서 친구와 얘기하다가 무의식중에 북경에는 아직도 옛날 백화점에서 판매원이 손에 주산을 들고, 숙련된 동작으로 결산을 하는데, 고객들에게는 구경거리였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

 

그랬더니 친구는 "난통에 세계최대의 주산박물관이 있는데 바로 하호허(濠河) 가에 있다"고 말했다. 나는 적극적으로 가서 보자고 얘기했다. 사실 아주 신기했다. 난통이 주산과 무슨 연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주산박물관을 만들었을까? 친구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한다.

 

모르겠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그러나 2008년 세계최대주산박물관이 난통에 세워졌다는 소식만 있고, 다른 얘기는 거의 없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난통에서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하다보니, 난통이라는 문화가 깊고 두터운 도시는 고리타분하지 않고 영기가 넘쳤다. 현재의 경박한 사회환경하에서 난통처럼 담백하고 영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마도 주산예술과 통하는 것이 있는 듯했다.

 

안내원에게서 주산의 신화전설을 듣고는 아주 재미있다고 느꼈다.

 

전설에 따르면, 황제(黃帝) 시대에 통일적인 숫자계산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부락을 통일한 후, 주민들이 안정되자, 매일 어로와 수렵에 종사하고, 의복과 모자를 만들고, 배와 수레를 만들었다. 나날이 경제가 발전하고 재물이 점차 늘어갔다.

 

처음에는 밧줄로 표시를 했고, 나무에 부호를 새겨서 일상의 기록을 처리했다. 그러나 나중에 들어오고 나가는 물건이 많아지다보니,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허위보고를 하는 일들도 많아지게 된다. 황제는 이것을 고민했다.

 

어느 날, 황제의 궁중에 있던 사관(史官) 예수(隸首)가 산으로 올라가서 들과잉을 땄다. 돌연 땅위에 흩어져 있던 호도가 아주 보기좋다고 느꼈다. 자세히 세어보니 20개였다.

 

그는 영감이 떠오른다: 20개의 호도를 가지고 20장의 호피를 표시하자. 앞으로 누가 어떤 사냥물을 가져오면, 그에게 숫자에 따라 호도를 나눠주자. 몇 개의 사냥물을 받아가면, 역시 몇 개의 호도로 표시를 하자. 그러면 누가 몇 마리를 내고 몇 마리를 가져갔는지 분명하게 될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로, 예수는 황제 궁중의 '수석회계사'가 되고, 모든 재물장부를 관장한다. 그는 각종 들과일로 종류를 나누고, 각각각의 항목을 만들어 질서정연하게 처리했다.

 

누가 생각했으랴. 좋은 시절도 오래가지 못했다. 들과일은 모조리 변색되고 썩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장부도 혼란해졌다. 예수는 화가나서 펄펄 뛸 정도였다. 그는 머리를 짜내서 강가로 나가 색깔이 다른 여러 개의 돌맹이를 주워온다. 그리고 이것을 판 위에 놓아서 썩고 변질되는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그가 하루는 외출갔다가 돌아오니, 한 무리의 아이들이 판 위에 여러가지 색깔의 예쁜 돌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앞다투어 차지하려고 다투고 판이 깨져버린다. 그래서 계산은 다시 엉망이 되어 버린다. 예수는 다시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한다.

 

처는 그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한 마디 한다: "돌맹이에 구멍을 내서, 끈으로 묶어놓으면 훨씬 안전하잖아." 예수는 그녀의 말에 돌연 깨닫는다. 그는 작은 돌멩이에 구멍을 내어서, 줄로 연결시킨다. 매번 10개, 100개가 될 때마다 중간에 다른 색깔의 돌로 구분하게 해놓았다.

 

이때부터, 궁의 내외에 더 이상 허위보고하거나 허위기록되는 일이 없어진다. 그러나 얻은 각종 사냥물, 가죽은 숫자가 많아졌고, 품목도 갈수록 많아졌다. 돌은 연결시켜서 계산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예수는 어찌해야좋을지를 몰랐다. 그가 고심을 하는데 세명의 노신들이 나타난다.

 

그는 노신들에게 고민하고 있는 바를 얘기한다. 그중 한 노신이 가가대소를 하며 말했다: "백개의 돌맹이만 있으면 십만팔천의 숫자를 모두 계산할 수 있다." 예수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급히 묻는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노신은 예수에게 붉은 과일을 가져오게 하고 다시 10개의 가는 대나무를 꺽는다. 1개의 대나무에 10개를 꽂으니 모두 10줄이 되었다. 이것을 땅 위에 나란히 꽂아놓는다.

 

"내가 가르쳐 줄테니 들어라. 오늘 누가 5마리 양을 가져오면 너는 대나무에 5개를 올리면 된다. 내일 6마리를 가져오면 다시 6개를 올리면 된다." 예수가 말한다. "그건 안됩니다. 1줄에는 10개만 꽂여 있어서, 이미 5개를 올렸는데, 다시 6개를 꽂으면 11개가 되어버립니다. 붉은 과일을 더 밀 수가 없습니다."

 

노신은 말한다: "너는 하나 앞으로 가면 된다. 갯수로 보면 단지 2개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표하는 것은 11개이다. 즉, 매 10개마다, 매 100개마다 하나씩 올리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수, 십, 백, 천, 만이 된다."

 

이렇게 하여, 중국의 주산이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 집안에 주산이 있지만, 이미 원래의 용도를 잃어버렸다. 우연히 꺼내서 갖고 놀아보면 손가락이 주산의 아래위로 재빠르게 움직여진다. 이것은 운동도 되고 즐겁기도 하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게 된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곳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주산은 중화민족의 고귀한 유산이다. 상,주때 맹아가 나타나고, 진,한때부서 시작되며, 당, 송때 완성되며, 원, 명때 흥성했고, 신중국에서 발전을 이룬다. 천년이 넘도록 성행했다. 박물관은 역대의 주산도구를 수집하고, 고금의 산서전적을 보관하며, 천년 주산역사의 부침을 기록하고, 백가산법의 요체를 남긴다. 이는 당금에 이로움을 주고, 후대백대에 공을 세우는 일이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조상의 창조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들 '좋은 물건", "옛날물건"들을 남아 있어야 한다. 주은래 총리의 "주산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말이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매몰되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