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상의 일문삼걸(一門三傑)

글: 아파라망(阿波羅網)

 

삼(三)은 아주 특수한 숫자이다. 도원삼결의(桃源三結義), 삼족정립(三足鼎立), 삼정정천산(三箭定天山), 연중삼원(連中三元), 맹모삼천(孟母三遷), 삼고초려(三顧草廬), 주과삼순(酒過三巡), 사불과삼(事不過三)....

 

과거시대에, 일문삼진사(一門三進士)는 아주 특수한 경우였다. 고룡의 소설에 나오는 소리비도가 '일문칠진사, 부자삼탐화'의 집안출신이라는 것은 상당히 과장된 것이다. 사실 중국역사에서 '일문삼진사, 부자오등과', '일문삼진사, 부자쌍한림'과 같은 류의 서향문제(書香門第)는 드물지 않았다. "일문삼진사, 격하양재상, 오리삼장원, 십리구포정, 구자십지주'의 지방도 있었다. 전자는 아마도 '호부불견자(虎父不見子)'의 유전인자때문일 것이고, 후자는 아마도 풍수학에서 말하는 풍수문제일 것이다. 중국인들은 역대이래로, '타호친형제(打虎親兄弟), 상진부자병(上陣父子兵)'을 중시했다. 여기에서는 시간순서에 따라 중국역사상의 '일문삼걸'을 얘기해보기로 하자.

 

1. 몽오(蒙驁), 몽무(蒙武), 몽염(蒙恬)

 

이들 조손(祖孫) 삼대는 진나라를 위하여 사방을 평정하고, 육국을 병탄했으며, 변방을 공고히하여 그 공이 아주 크다. 몽오는 몽염의 조부이고, 진나라의 명장이다. 진소왕을 섬겼으며 관직이 상경에 이르렀다. 일찌기 한나라를 토벌하고, 조나라를 공격했으며, 위나라의 국성을 점령한 바 있다. 그는 진나라를 위하여 한마공로를 세웠다. 몽염의 부친인 몽무는 부장(副將)의 신분으로 왕전(王翦)을 따라 초나라를 공격하여 초왕을 생포하니, 전공이 혁혁하다 아니할 수 없다. 몽염은 제나라를 격파하는데 공을 세워 내사(진나라 경성의 최고행정장관)에 이르고, 그의 동생 몽의(蒙毅)는 상경에 오른다. 몽씨형제는 진시황의 총애를 받았다. 몽염은 대외적인 일을 담당하고, 몽의는 대내적인 업무륻 담당했고 당시에 "충신(忠信)"으로 불리웠다. 다른 여러 장수들이 감히 이들 형제와 총애를 다툴 생각을 못했다. 진나라가 육국을 통일한 후, 몽염은 명을 받아 삼십만대군을 이끌고 흉노를 치고, 장성을 쌓으며, 흉노에 수십년간 위명을 떨친다.

 

2. 항연(項燕), 항량(項梁), 항우(項羽)

 

항우와 숙부 항량은 모두 초나라장수 항연의 자손이다. 초나라의 대장 항연은 진나라가 초나라를 멸망시킬 때의 항전영웅이다. 초나라의 반벽강산이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 항연은 일찌기 있는 힘을 끌어모아서 진나라의 대장 이신(李信)을 격파한 바 있다. 그러나 진나라가 온 국력을 기울인 공격하에서, 힘에 부친 초나라는 결국 멸망하고 만다. 항연은 진나라의 장수 왕전에게 살해당한다. 그러나 진,초간이 전투는 진나라의 통일전투중 가장 참혹하고 힘든 전투였다. 강인한 성격의 초나라유민은 국가의 멸망에 분개했고, '초나라에 삼호만 남더라도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반드시 초나라삼일 것이다(楚雖三戶, 亡秦必楚)"라고 복수를 다짐했다. 나중에 항량과 항우가 거병하였고, 서초패왕 항우는 거의 걸출한 군사적 재능과 뛰어난 용기로 진나라를 멸망시킨다.

 

3. 반고(班固), 반소(班昭), 반초(班超)

 

이들은 동한의 대문장가 반표(班彪)의 자녀이다. 반고는 여동생 반소와 함께 <전한서>를 만든다. 이 책은 중국의 첫번째 기년체 단대사이다. 정사중 비교적 잘 쓴 책이다. 사람들은 이를 자주 <사기>와 나란히 언급할 정도이다. 반고와 반소에게는 또 하나의 형제 반초가 있다. 우리가 잘 쓰는 고사성어인 "투필종융(投筆從戎)", "불입호혈언득호자(不入虎穴焉得虎子)"는 바로 그의 말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지혜와 용기가 남달랐고, 서역에 사신으로 가서 공을 세워 정원후에 봉해지고, 서역도호가 된다. 그는 한나라의 위세를 중앙아시아에 삼십년간 날렸다.

 

4. 조조(曹操), 조비(曹丕), 조식(曹植)

 

건안칠자(建安七子)중에서 조씨삼부자가 세 자리를 차지한다. '왕사월천년(往事越千年), 위무휘편(魏武揮鞭), 동림갈석유유편(東臨碣石有遺篇)"은 바로 일대효웅 위무제 조조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삼국시대의 정치가, 구사가, 시인이다. 관도지전에서 군벌 원소를 대파한 후, 점차 중국의 북부를 통일한다. 조비는 조조의 아들로, 삼국중 위나라의 건립자이며, 문학가이다. 조조가 죽은 후, 그는 위왕을 승계받고, 얼마후 한나라를 대체하여 황제에 오르고, 낙양을 수도로 정하고 국호를 위라 한다. 그는 문학을 좋아하여, 대표작 <연가행(燕歌行)>은 중국시가사상 최초의 칠언시이다. 그는 <전론.논문>을 썼는데, 이는 중국 초기의 문학비평저작이다. 사령운이 말하기를, "천하재유일석(天下才有一石), 조자건독점팔두(曹子建獨佔八斗)"라고 하였는데, 재고팔두(才高八斗)의 조자건이 바로 조식이다. 그의 <칠보시>는 어린아이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는 오언시의 발전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는데, <낙신부>가 가장 유명하다.

 

5. 손견(孫堅), 손책(孫策), 손권(孫權)

 

조조삼부자와 동시에 강동의 손씨에도 영재가 가득했다. 손견은 춘추시대의 명장 손무(孫武)의 후손이다. 용맹하고 강인했으며 담량이 남들보다 뛰어났다. 일찌기 황건적과 동탁군을 격파한 적이 있다. 손책은 손견의 장남이고, 전투에 능한 소년영웅이다. 손권은 부친과 형의 장점을 이어받아 사람을 잘 썼고, 강동집단이 한 지역을 독패하게 한다. 그는 위나라 촉나라와 정립의 형세를 이룬다. 조조는 일찌기 감탄한 바 있다: 아들을 낳으려면 손중모(孫仲謀)같은 아들을 낳아야 한다.

 

6. 사마의(司馬懿), 사마사(司馬師), 사마소(司馬昭)

 

사마의는 사서에 이르기를 '어려서 기이하고 절개가 있으며, 총명하고 지략이 뛰어났다. 학문이 박식하고 들은 것이 많았다.' 그는 삼국시대에 유일하게 제갈량과 나란히 거명되는 능신이다. 그리고 위나라가 촉을 멸망시키는데 공신이기도 하다. 그의 두 아들도 전쟁에 능했다. 제갈량(諸葛亮), 제갈첨(諸葛瞻), 제갈상(諸葛尙)의 삼부자와 비교하면 사마씨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7. 장재(張載), 장협(張協), 장항(張亢)

 

서진 태강, 원강연간에 유명한 작가들로 '삼장(三張), 이육(二陸, 陸機, 陸雲), 양반(兩潘, 潘岳, 潘尼), 일좌(一左, 左思)라는 말이 있었다. 그중 '삼장'이 바로 장재, 장협, 장항이다. 그들의 시가는 기교에 치중되어 있었고, 사조(詞藻)를 중시한다. '태강체(太康體)'를 개창한다.

 

8. 소순(蘇洵), 소식(蘇軾), 소철(蘇轍)

 

고룡의 소설에 '일문칠진사, 부자삼탐화'라는 말이 있는데, 역사상 확실히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러나, 한집안 사람은 아니다. 소순, 소식, 소철, 황정견(黃庭堅), 진관(秦觀). 안기도(晏幾道)와 증공(曾鞏)으로 합칭 칠진사라고 한다. 그리고 삼탐화는 바로 소순, 소식, 소철 부자가 모두 하나같이 재고팔두하며, 당송팔대가중에서 세 자리를 차지했다. 소식의 성취는 가장 뛰어나, 일대문호라 할만하다.

 

9. 원종도(袁宗道), 원굉도(袁宏道), 원중도(袁中道)

 

명나라후기, 문단에 돌연 새로운 문학유파가 나타난다. 그리하여 문단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들이 바로 중국문학사상 유명한 '공안파(公安派)'이다. 이 문학파는 '성령(性靈)'을 제창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영수는 형주시 공안현에서 태어난 원종도, 원굉도, 원중도 삼형제이다. 역사에서 '공안삼원(公安三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가 명나라의 유명한 문학가이고, 당송고문운동이후, 다시 한번 문학혁신운동의 기치를 내건 사람들이다. 그들의 성과는 문학적인 성과뿐 아니라, 사상적인 성과도 있다. 이후 수백년의 역사 내지 오사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문학사상 삼원과 같이 한 어머니 소생의 삼형제가 동시기에 철학사상, 정치경향, 문학관점, 창작풍격, 및 성격, 기질 방면에서 고도로 화합을 이룬 적은 전혀 없었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