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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풍속

십이생초(十二生肖, 띠)는 설날부터 기산하는가, 입춘부터 기산하는가?

by 중은우시 2012. 2. 2.

글: 상산(相山)

 

매년 연말 혹은 연초가 되면 천문학자들은 모두 생초(띠)문화를 얘기한다.

신화사는 매년 그것을 뉴스로 내보내는 것을 지식보급이라고 여긴다. 이유는 매년 설날을 전후하여, 생초(띠)문화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촛점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니 2006년이래 채옥고(蔡玉高)와 주윤건(周潤健)이라는 두 기자가 매년 <생초는 정월 초하루부터 기산해야 한다>는 글을 쓰는데, 환탕불환약(換湯不換藥)으로 매년 똑같은 얘기만 하고, 표제조차 바뀌질 않고 있다. 유일하게 바뀐 것은 '생초(生肖)'를 '속상(屬相, 띠)'으로 바꾼 것 뿐이다.

신화사에서 매년 보급하는 것은 하나의 사상이다. "띠는 정월초하루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음력에는 한해가 평년(平年)과 윤년(閏年)이 있다. 평년이건 윤년이건, 음력은 모두 정월초하루부터 기산한다. 매년 모두 특별히 강조한다. "여러분들은 절대로 입춘 혹은 원단(元旦, 양력 1월 1일)을 띠가 시작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기 바란다" 그들은 띠를 입춘부터 기산하는 것이 전통과 공인된 규칙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공인된 띠의 확인규칙은 정말 정월초하루부터일까?

 

띠를 양력 1월 1일부터 기산할 수 없다는 것은 아무런 의문도 없다. 왜나하면 양력은 기독교의 기년법이고, 띠는 중국의 간지기년법(干支紀年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간지의 발명자는 사오천년전 상고시기의 대요씨(大撓氏)이다. 당나라때의 <통감외기>에서는 고서를 인용하여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황제)의 스승인 대요....가 갑자(甲子)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요가 갑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물론 전설이다. 그러나, 은상의 제왕이름은 천을(天乙)(즉 成湯), 외병(外丙), 중임(仲壬), 태갑(太甲)등인 점으로 보면, 간지의 내력은 은나라이전이어야 한다. 즉 3천5백년이전에 이미 나타난 것이다. 간지기년은 중국음력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다. 그것은 열개의 천간(天干)과 열두개의 지지(地支)를 순환하여 맞추어 만든다. 육십년에 한번 순환한다. 옛날의 술수가들은 12가지 동물로 12간지와 맞추었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십이생초(띠)라고 불렀다. 사람이 어느 간지해에 태어나면 어느 동물과 연결시킨다. 예를 들어 자년(子年)이면 쥐띠인 것이다. 축년(丑年)이면 소띠인 것이다. 그래서 '십이속상'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2012년의 어느 날에 태어난 아이부터 용띠가 되는 것일까? 도대체 정월 초하루부터 기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입춘부터 기산하는 것인지? 그 표면은 전통민속문화(傳統民俗文化)와 전통명리문화(傳統命理文化)간의 분수령이다. 실질은 간지기년법이 반영하는 것이 태양주기인지 아니면 달주기인지의 분수령이다. 이것은 역법의 기본문제이다. 단순한 민속문제만은 아니다. 민속이라고 한다면, 띠에 관한 민속문화를 소개한다면, 명리의 띠문화도 피해갈 수는 없다. 명리상의 띠에 관한 민속문화를 피해간다면 그것은 편면적인 것이고, 띠문화의 근본속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전통민속문화의 범주로 정의하자면, 띠는 음력을 따르고, 정월 초하루부터 기산한다. 제석(除夕) 밤12시, 정월초하루 영시 영분은 음력 2012년에 속하고, 즉 설날이 되는 것이다. 이 시점이후에 태어난 아이는 용띠이다. 천문학자들이 편찬한 <만세력>에도 정월초하루부터 띠를 정한다.

 

전통명리문화의 범주로 정의하자면, 띠는 절기를 따른다. 입춘부터 기산한다. 2012년 임신년의 입춘은 2012년 정월 십삼일(양력 2월 4일) 18시 40분이다. 이 입춘의 시간은 중원지구에서 삼양개태(三陽開泰)의 정확한 시점이다. 즉,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출생한 아이는 명리학 범주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용띠이다. 2012년 2월 4일 즉 음력 정월 십삼일 오후 18시 40분이전에 출생한 아이는 모두 토끼띠에 속한다.

 

띠는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 이십사절기의 입춘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 관건은 간지 기년(紀年), 기월(紀月)이 매년 초하루, 매월 초하루부터 기산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십사절기부터 기산해야하는지이다. 이 간지기년의 역법문제를 명확히 해야, 자연히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린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음력은 일종의 음양력(陰陽曆)이다. 평균 역월(曆月)은 1개의 삭망월(朔望月, 삭은 초하루, 망은 보름)이다. 다만 윤월을 두어 평균역년을 1개의 회귀년으로 만든다. 24절기를 두어 계절의 변화특징을 반영한다. 그래서 태양력의 성분도 있다. 절기는 지구가 태양운동의 궤도를 도는 위치와 관련있고, 달과는 관련이 없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1개의 태양년을 24개 절기로 나눈다. 이렇게 하여 농사활동등에 편리하게 한 것이다. 하력기년(夏曆紀年)은 바로 간지로 연결하여 절기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지, 달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하력은 인월(寅月)이 정월이었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후, "개정삭(改正朔)"하여, 건해지월(建亥之月, 하력 십월)을 한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그러나 정월을 고치지는 않았다. 사계절은 하력과 완전히 같았다. 한나라초기에는 진나라제도를 답습하였는데, 한무제 원봉7년에 태초력(太初曆)으로 바꿔서 쓴다. 그리고 건인지월을 한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건인지월을 한해의 시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입춘절기가 시작하는 것이 '건인지월'이기 때문이다. 그후 이천여년은 일반적으로 모두 하정(夏正)을 쓴다. 하력은 월(삭망월)에도 부합할  뿐아니라, 년(회귀년)에도 부합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과학적인 역법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면, 간지기년은 절기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태양의 주기운동을 반영하는 것이지, 달의 삭망주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음력의 매월 초하루에는 달이 없고, 십오일에는 보름달이 뜬다는 것은 달의 주기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띠는 간지기년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문학자들이 매년 입을 열면 정월초하루부터 기산해야한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그들은 간지가 태양주기를 반영한다는 근본속성을 몰래 달주기로 바꿔버린 것이다. 간지가 이십사절기의 변화를 반영한다면, 매년의 첫번째 절기는 입춘이다. 띠는 입춘부터 기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입춘절기는 우수의 앞이다. 아마도 연말이 될 수도 있고 연초가 될 수도 있다. 비록 어떤 해는 두번 입춘이 있게 된다(소위 兩頭春). 예를 들어, 2006년, 2012년이 그렇다. 어떤 해는 입춘이 없다, 예를 들염 2002년이다. 다만, 입춘은 대지가 되살아나고, 만물이 생장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사람도 자연의 것이다. 그러므로, 명리학의 띠는 입춘부터 기산하는 것이다.

 

입춘을 기준으로 띠를 정하면, 2012년에는 3가지 띠가 있게 된다. 각각 토끼띠, 용띠, 그리고 뱀띠이다. 모조리 용띠가 아니다. 왜냐하면 2012년에는 입춘이 두번 존재하기 때문이다. 민간에서는 '양두춘'이라고 부르는데, 각각 2012년 정월 십삼일(양력 2012년 2월 4일)과 납월 이십사일(양력 2013년 2월 4일)이다. 그래서, 2012년 정월초하루에서 정월 십삼일 18:39까지 태어난 아이는 토끼띠이고; 정월 십삼일 18:40부터 납월 이십사일에 태어난 아니는 용띠이며, 납월 이십사일부터 납월 삼십일까지 태어난 아이는 뱀띠이다.

 

그렇다면, 민속에서 초하루로 띠를 정하는 것과 명리학에서 입춘을 기준으로 띠를 정하는 것에서 어느 것이 작용이 크고, 의미가 더 있을까?

 

입춘을 기준으로 띠를 정하는 것이 확실히 작용도 크고, 의미도 더 있다. 입춘이후의 띠가 사람의 진정한 띠이다. 사람의 운명을 보건, 사람의 혼인을 보건, 입춘으로 확정한 띠가 비로소 사람의 운명궤적을 진정 반영한다. 최소한, 중국인은 남녀의 띠를 가지고 궁합을 본다. 이것은 민간에 깊은 토양을 가지고 있고, 널리 쓰인다. 이런 띠를 가지고 하는 혼인문화는 전문가들이 간단히 한마디로 '미신'이라고 하여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월 초하루를 기준으로 확정한 띠는 사람의 운명을 보거나, 남녀의 궁합을 볼 때, 근본적으로 부정확하다. 심지어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월초하루로 띠를 정하는 것은 민속일 뿐이다. 아무런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