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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송)

우문태(宇文泰)와 소작(蘇綽)의 대화: 탐관오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by 중은우시 2011. 7. 5.

 

 

우문태(507-556): 자는 흑랄(), 대군 무천사람(지금의 내몽골 무천 서쪽). 선비족. 서위(西魏)왕조의 건립자 겸 실제통치자. 북주(北周)개국의 기반을 닦은 인물. 서위가 북주에 선양한 후, 문왕에 추존되고 태조가 됨. 무성원년(559), 문황제에 추존됨. 걸출한 군사가, 군사개혁가. 그는 조조를 모방하여, 서위의 승상이 되어, “천자를 끼고 제후에게 명을 내림”. 그는 제갈량, 왕맹과 나란히 거명되는 소작을 만나게 됨.

 

소작(498-546): 자는 영작(令綽), 서위 경조 무공 사람(지금의 섬서성 무공). 한족. 대대로 관료를 지낸 집안출신. 부친 소협은 무공군수를 지냄. 소작은 어려서 공부를 좋아하고, 산술에 정통했음. 형인 소양의 추천을 받아 북주태조 우문태를 만남. 대행대좌승이 됨. 우문태는 소작을 중용하고 계장법, 호적법을 제정함. 대통11(545), 대행도탁지상서를 맡음. <육조조서>를 작성하고, 우문태는 이를 좌우명으로 삼고, 백관들에게 암기하게 했음. 우문태는 육조와 계장법을 모르는 자들은 관직에 있을 수 없다고 규정함. 대통12(546)에 사망함. 우문태는 백관을 이끌고 그의 관을 성밖까지 따라감. 관을 붙잡고 통곡하면서 이렇게 말함: “상서가 평생 했던 일은 처자식이나 형제들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다. 그만이 나의 마음을 알고, 나만이 그의 뜻을 알았다. 함께 천하를 평정하려 했는데, 불행히도 나를 버리고 떠나갔구나. 이제 어찌한단 말인가?” 사후에 소작은 집안에 재산이 없었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불성론> <칠경론>이 있다.

 

우문태와 소작은 3일밤낮을 토론한 바 있는데, 그중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에 관해서 얘기한 부분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개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문: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면 되는가?

소작: 관리를 두면 됩니다.

우문태: 관리를 어떻게 두면 되는가?

소작: 탐관오리를 쓰고, 탐관오리를 버리면 됩니다.

우문태: 탐관오리는 왜 써야 하는가?

소작: 황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신들이 황제에게 충성하는 것입니다. 여러 신하들이 충성하면, 황제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안심하면 나라가 안정됩니다. 그러나, 신하들에게 이익이 없으면 신하들은 충성을 하지 않습니다. 나라에 관직은 많지만, 나라에 돈은 많아서, 관리들에게 급여를 많이 줄 수는 없습니다.

우문태: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소작: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권한을 가지고 재산을 긁어모으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관리들은 기뻐할 것입니다.

우문태: 그러면 관리들이야 이익을 얻으니 좋겠지만, 나에게는 무슨 이익이 있는가?

소작: 관리들이 이익을 얻는 것은, 당신이 부여한 권력때문입니다. 권력이 있으면 이익도 따라옵니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관리들은 당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천하는 넓고 어지러우며,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자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들 충성스러운 탐관오리들이 당신을 보호해주면, 황제의 강산은 만수무강할 것입니다.

우문태: 좋다. 그러면 탐관오리를 쓰라고 하면서, 다시 탐관오리를 버리라는 것은 무슨 말인가?

소작: 탐관오리는 대담하게 기용해야하지만, 또한 탐관오리는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권모술수의 정수입니다.

우문태: (자리에서 일어나 소작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말한다) 선생께서는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오.

소작: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천하에 욕심이 없는 관리는 없습니다. 관리가 부정부패하는 것은 겁날 것이 없습니다. 겁나는 것은 당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의 말을 듣지 않고, 충성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탐관오리를 숙청한다는 명목으로 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안으로는 근심거리가 사라지고, 밖으로는 백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로 관리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당신은 약점을 쥐고 있게 됩니다. 당신이 약점을 쥐고 있으므로 관리들은 겁을 먹습니다. 겁을 먹을수록 더욱 충성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탐관오리를 척결하는 것이 신하를 다스리는 수단이 됩니다. 탐관오리를 쓰지 않으면 버릴 탐관오리가 없지 않습니까. 반드시 쓰면서도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이 탐관오리입니다. 만일 나라에 있는 관리가 모두 청렴하다면, 백성들은 좋아하겠지만, 임금은 위험합니다.

우문태: 그건 왜 그런가?

소작: 청백리는 청렴하다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황제에게 대들기도 하고, 충성심도 없습니다. 직언을 하고 비판도 합니다. 임금이 무슨 명목으로 그를 버리겠습니까. 청백리를 버리면, 백성들이 좋아하지 않고, 그렇게 되면 원망을 하게 됩니다. 백성들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그래서 청백리는 쓸모가 없습니다.

(엄숙히 말하다) 황상께서는 더 물어보실 것이 있습니까?

우문태: 혹시 더 가르쳐줄 것이 있는가?

소작: (말을 더욱 엄숙히 하면서) 만일 탐관오리만을 쓰게 되면, 백성들의 원망이 끓는 물처럼 비등할 것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문태: (다시 엎드려 자리를 가까이 다가가며 묻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소작: (웃으며 말하다) 탐관오리를 버리면 됩니다. 탐관오리를 처벌하면서, 그들을 엄히 처벌하여 이를 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십시오. 그리하여 조정신하들과 백성들이 모두 당신이 탐관오리를 뼛속까지 미워한다고 느끼게 만드십시오. 그러면, 백성들은 당신은 영명하고, 국가의 법도를 파괴한 것은 탐관오리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나라가 나라같지 않게 된 것이 임금의 잘못이 아니라, 관리의 잘못으로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백성들의 원망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우문태: (다시 묻는다) 아주 큰 탐관오리가 있어서, 백성들의 원망이 하늘을 찌르게 되면 어떻게 처리하면 좋은가?

소작: 죽이면 됩니다. 극형에 처하고 가산을 몰수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의 원망도 누그러뜨릴 수 있고, 백성들은 탐관오리를 죽인 것을 칭송할 것이고, 국고에는 재산이 늘어나니, 일거삼득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탐관오리를 기용해서 그들로부터 충성을 받아내고, 탐관오리를 처벌해서 말듣지 않는 자들을 제거하고, 크게 부정부패한 자들은 죽여서 백성의 원망을 누그러뜨리고, 탐관오리의 재산을 몰수하여 국고에 넣는 것이, 자고이래로 제왕들이 쓴 나라를 다스리는 권모술수입니다.

우문태: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