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계진(丁啓陣)
모두 알고 있다시피, 중국의 당금표준어는 "북경어음을 표준음으로 하고, 북방방언을 기초방언으로 하며, 전형적인 현대백화문저작을 문법규범"으로 하는 보통화이다. 즉, 현대중국의 공동언어의 표준어는 북경어이다. 북경어가 표준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봉건왕조인 명, 청 그리고 근대난세정권인 북양정권이 모두 북경을 수도로 정했다는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북경어가 표준어의 지위를 차지한 것은 역사적이고 정치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확신한다. 역사, 정치의 두 가지 이유가 없었다면, 북경어는 절대로 표준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방언이 공동언어의 표준어가 될 것인지는 표준어를 선택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일 간편하고 보급하기 좋은 것을 따진다면, 성도(成都) 방언이 표준어가 될 만하다. 먼저, 성도방언을 대표로 하는 서남관화는 운남, 귀주, 사천, 중경등 성시에서 사용되어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차방언구이다. 약 2억가량이 된다. 북경관화구는 겨우 2천여만명의 인구를 지니고 있다. 즉, 성도어를 현대한민족공동어의 표준어로 한다면 2억여의 인민은 기본적으로 따로 배울 필요없이 표준적인 '보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통화교육에서 많은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성도어는 간단하고 배우기 쉽다. 성모에 서, 오어, 상어, 감어등 방언에 많은 탁성모음이 없는 외에, 설첨전(z, c, s)과 설첨후(zh, ch, sh r)의 구분, n와 l, f와 h를 나눌 필요가 없다; 운모에서, 전비음(-n, 예를 들어, en, in, uen, yun)과 후비음(-ng, 즉 eng, ing, ueng, yong)의 운미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성조에서 비록 북경어와 마찬가지로 모두 4개의 성조를 지니고 있지만, 북경어처럼 배우기 어려운 곡절조(214)는 없다. 전국한어방언을 다 살펴보아도 성도를 대표로 하는 서남관화방언이 가장 간단하고 배우기 쉬운 언어계통이다. 만일 성도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면, 국내위 인민들이 '보통화'를 배우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한어의 세계화는 그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당송(唐宋) 고음운(古音韻)의 맛을 살리려면, 소주(蘇州), 광주(廣州) 방언을 표준어로 삼을 만하다. 소주방언을 대표로 하는 오방언(吳方言)은 성모에서 완전히 당송언어성모의 청탁대응계통을 보류하고 있다. 음운학자들이 말하는 "布- 步-鋪' '東-動-通'이 전청, 전탁, 차청의 삼급으로 구분된다; 성조에 있어서 입성을 보류하고 있을 뿐아니라, 오늘날의 오방언은 비록 그 수에서 5개 내지 8개이지만, 고금4성의 대응관계는 비교적 명확하다. 오방언에서, 고대성조는 대체로 성모의 청탁을 기준으로 둘로 나뉘었다. 광주방언을 대표로 하는 월방언(粤方言)은 당송고음의 운미계통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다. 즉, 비음운미의 m, n, ng의 구분(三. 山. 生)과 입성운미의 p, t, k의 구분(立, 律, 力)이 남아 있다. 사실상, 오방언의 성모에 월방언의 운모 및 성조를 합하면, 진정한 당송음운이다. 성모의 청탁을 구분할 수 없는 대다수의 중국인에게 있어서, 단독으로 월방언은 기본적으로 당송음운에 해당한다. 이백, 두보, 소식, 육유등이 어떻게 시를 읊었는지를 알고 싶으면, 월방언지구의 사람들에게 당시송사를 읊게 하면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국제화를 생각한다면, 상해어가 표준어가 될 만하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보니, 중국의 적지 않은 지역은 외국어의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어, 동북지방, 하얼빈은 러시아언어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길림 연변, 요녕단동은 한국어의 영향을 다소 받았다. 화동지역, 상해 및 주변지역은 영어의 영향을 받았다. 화남지역은 동남아언어의 영향을 받았다. 현재 세계의 주요언어는 영어이므로, 일찌기 양경빈(洋涇濱)영어가 유행했던 상해말이 국제적인 언어에 가장 가빱다고 할 수 있다. "나마온(那摩溫, number one)" "수문정(水門汀, cement)", "사체극(斯蒂克, stkck)" "랍사카(拉思卡, last cat)"등은 영국, 미국, 카나다, 호주등의 사람이라면 대강의 뜻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의 나긋나긋하고 듣기좋은 것을 따진다면, 소주말 혹은 영파말을 표준어로 삼을 만하다. 소주의 나긋나긋한 말은 사람의 혼을 빼놓을 정도이다. 기괴한 것은 같은 오어에 속하는 항주말은 전혀 부드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파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항주 사람이 말하는 것보다 듣기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언어에 힘있는 것을 중시한다면, 청도(靑島)말이나 양주(揚州)말이 표준어가 될 수 있다. 청도말을 대표로 하는 교동방언은 강인하다. 강회관화에 속하는 양주방언은 시원시원하다.
비록 왕후장상에는 씨가 없고, 표준어도 하느님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지만, 현실은 항상 강대하다. 필자는 이 강대한 현실을 뒤흔들 생각은 없다. 북경어의 표준어지위를 뒤집을 생각도 없다. 그저 재미로 한번 얘기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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