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손옥상(孫玉祥)
중국말 중에서 욕하는 말로 가장 심한 것은 "왕빠단(王八蛋, '왕빠'는 거북,자라를 의미하고, '단'은 알을 의미한다)"이다. 이 세 글자는 너를 "왕빠단"이라고 욕하는 것 외에 너의 부모를 "왕빠(王八)"이라고 욕하여 일거양득을 거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왕빠단"이 욕하는 말이 된 것일까? 다른 동물의 알도 많다. 예를 들어, 달걀(鷄蛋)도 있고, 오리알(鴨蛋)도 있으며, 심지어 다른 파충류의 알도 있다. 예를 들면, 도마뱀의 알(蜥蜴蛋)도 있고, 뱀알(蛇蛋)도 있다. 왜 이것들은 욕하는 말이 되지 않은 것일까? 왕빠는 도대체 중국인들에게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악독한 욕이 되어버린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사람들의 왕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오해는 개략 한(漢)나라때부터 시작된 듯하다. 동한(東漢)때 '오경무쌍(五經無雙)'으로 불리던 경학자, 고문자학자인 허신(許愼)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이렇게 적었다: "거북(龜)은 구(舊)이다. 바깥은 뼈이고 안은 살로 되어 있고 뱀(它, 蛇와 같은 의미)을 따른다. 거북의 머리는 뱀의 머리와 같다. 천지의 성은 어깨가 넓고 수컷이 없다. 거북,자라와 같은 류는 뱀은 수컷으로 삼는다." 후인들은 <<오잡조(五雜俎>>에서 이렇게 말한다: "거북끼리는 교합할 수 없다. 그 암놈은 뱀과 교합한다." 그리고 <<비아(埤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어깨가 넓고 수컷이 없어서, 뱀과 짝을 이룬다. 그리하여 거북과 뱀이 교합하므로 현무(玄武)라 한다." 이와 같이 고대인들은 거북이라는 동물은 모조리 암컷만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알을 낳아서 새끼거북을 낳으려면 뱀을 남편으로 삼아서 뱀과 교합하는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고대인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거북의 이러한 특징을 인류에게 옮겨서 생각했다. 그리하여 부인이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과 잠을 자서 자식을 낳은 것을 '왕빠단'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견해는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 뿐이다. 거북이는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고, 가슴에도 갑판으로 덮여 있으므로, 이런 동물이 서로 교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누가 남편이 되면 적당할지를 아무렇게나 생각해본 것이다. 이리 저리 생각을 해보다가, 뱀머리를 생각해낸 것이다. 그리하여 먼저, 뱀머리와 거북이머리가 같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그리하여 이들을 서로 부부로 엮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고대인들은 뱀은 아무 곳이든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없는 몸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거북이처럼 단단하게 껍질로 둘러싸여있어도 교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런 두 가지 생각때문에, 고대인들은 거북이와 뱀을 서로 엮어준 것이다.
사실, 이것은 고대인들이 아무렇게나 생각한 것을 아무렇게나 말한 것에 불과하다. 필자는 CCTV의 <<동물세계>>를 보았다. 거기서 거북이아가씨와 거북이선생이 '왕빠단'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사랑은 비록 아주 힘들기는 하였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노력을 해서 서로 교배할 수 있었다. 어찌 아무런 관계도 없는 뱀의 도움을 받는단 말인가? 그러나, 고대의 허신은 <<동물세계>>를 보는 행운을 갖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상상에 의존하여 거북과 거북이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억지로 거북이를 뱀과 엮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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