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공통)

누구의 재산이 안전한가?

중은우시 2011. 5. 4. 21:40

 

: 장명(張鳴)

 

우연히 적수담의원(積水潭醫院)을 가게 되었다. 북경의 아주 유명한 이 병원이 원래는 왕부(王府)였다. 사람들은 곤패자화원(棍貝子花園)이라고 불렀다.’곤패자가 이곳에 거주하기 전에 왕부는 이미 세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다. 각각 친왕(親王), 군왕(郡王)과 공주의 소유였었다.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다. 북경의 많은 왕부들이 모두 주인이 바뀐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시대에 왕공귀족이라고 하더라도, 권력이 조야를 뒤흔든다고 하더라도, 황제와 관계가 좋으면, 풍운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세도를 잃으면, 바로 구름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겨우겨우 목숨은 건진다고 하더라도, 가산과 저택은 몰수되는 것이다. 귀족이 아닌 관리는 더더욱 보장이 없다. 득세할 때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것같지만, 몰락하게 되면 그저 남긴 탕 속의 물과 같은 것이다. 홍루몽에 나오는 호료가(好了歌)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누추한 집과 텅빈 건물이 한때는 홀()을 든 고관대작으로 가득했던 곳이고, 쇠락한 풀과 말라비틀어진 버드나무가 있는 곳은 한때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다.” 이런 흥망성쇠의 변화는 당시의 관료사회에서 자주 보는 일이다. 어느 왕조의 관료사회에서도 모두 규칙이 있고, 모두 법도가 있다. 그러나, 황제에게 밉보이게 되면, 죄를 짓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죄를 짓게 되면, 무슨 법도나 규칙은 모두 소용이 없다. 아무도 몰락하고난 다음에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을 기대할 수가 없다.

 

비록 청나라때 관리의 수입중 상당히 많은 부분이 회색수입이라고 해도, 그들에게 합법적 수입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정치투쟁에서 패배하고 나면, 가산은 몰수당한다. 누가 이것을 구분해주겠는가. 그저 가산을 모조리 빼앗고 문밖으로 쫓아내는 것이다. 명이 질겨서, 목이 잘리지 않고, 유배에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집은 이미 다른 사람의 집이 되어버렸다.

 

비록 중국의 황제시대에 구체적인 사례에 있어서, 사유재산의 합법성을 인정했다고 하지만, 황제가 기분이 좋으면, 개인의 토지와 재산을 빼앗는 것도 말한마디면 끝나는 일이다. ‘하늘아래 왕토가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 바로 보편적인 신조이다. 이는 법률의 위에 있는 법률이다. 귀족과 관리에 있어서, 재산점유측면에서, 평민백성과 비교하자면, 더 많은 우세와 편리가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의 재산은 모두 황제가 하사한 것이다. 하사할 수 있다면 빼앗아갈 수도 있다. 사실상 모든 사람의 재산은 이론적으로 최종적인 권리귀속은 그 자신이 아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황제에 있다. 그가 원하면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명나라초기의 부호인 심만삼은 원래 주원장에게 아부한 것은 주씨집안에 공헌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먹히지 않아서, 그는 가산을 몰수당하고 유배를 떠난다. , 죄가 없고, 공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너에게서 박탈해갈 수 있다. ,한의 교체기에 수천수만의 부호들이 강제이주당했다. 그들은 모두 심만삼이다. 그들이 재산을 박탈당한데는 이유가 없다.

 

그래서, 중국인의 역사는 매우 길지만, 문명은 유구하지만, 가업을 전승해 내려가는 가족은 아주 적다. 가족족보의 전승조차 쉽지가 않다. 가족중에서 저택까지 포함해서 전승되어 내려가는 가족은 중국에 딱 두 집안밖에 없다. 하나는 공자(孔子)이고 다른 하나는 장천사(張天師)이다. 모두 특별한 종교와 도통과 연관이 있다. 모든 왕조시대에, 황제는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왕조가 바뀌면, 황제도 다른 사람에게 모두 빼앗긴다.

 

재산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는 중국전제제도의 하나의 폐병이다. 부분적으로 보면, 일부분의 사람이 일부분의 사람을 착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착취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여기서 피해갈 수는 없다. 청나라전성기의 화신은 청나라 역사상 가장 장수한 황제의 끝없는 총애를 받았다. 권력은 조야를 뒤흔들었고, 인간관계도 아주 좋아서, 모든 실력자들과 잘 지냈다. 건륭제와는 자녀를 결혼시켜 사돈이 된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가산을 몰수당한다. 화려한 저택은 다른 사람의 집이되어버렸다. 오늘날 드나드는 사람들은 편액에 공왕부(恭王府)’의 세글자만 보게 된다. 상전벽해의 변천은 자연의 역향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인간들도 흥망성쇠의 상전벽해를 겪고 있다. 이것은 모두 인위적인 결과이다.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사람들이 모두 손해보는 제도를 만들어 냈다. 모든 사람이 그 속에 빠지고, 부지불식간에,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공자가 말하기를, 항산(恒産)이 있으면 항심(恒心)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황제시대에, 아무도 그들의 항산을 지켜낼 수가 없다. , 공자와 장천사가문의 후예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의 항산은 모두 헛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 있어서, 모든 사람은 안전하지 못하다. 그들은 의지할 사유재산이 없으므로, 국가를 대표하여 모든 사람을 착취하는 황제는 일단 쫓겨나기만 하면, 마찬가지로 가산이 날아가고, 가족은 흩어진다. 과거에 사람들은 중국역사는 치란(治亂)이 교체한다고 하였는데, 사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거시적인 것이고 하나는 미시적인 것이다.

 

이러한 세계는 당연히 평민백성의 천당이 아니다. 그러나 권력이 있고 세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지옥이다. 특히 인위적인 재난이 자신의 머리위로 닥칠 때 그러하다. 출로는 딱 하나밖에 없다. 전제의 논리를 벗어나고, 전제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