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방/북경의 오늘

북경역에서 설날귀성 기차표 구하기

중은우시 2011. 1. 31. 11:23

글: 당청건(唐淸建), 장량(張亮)

 

"내일 아침 일찍 29일 기차표를 파니, 내가 하룻밤만 줄을 서면 분명히 살 수 있을 것이다." 1월 25일저녁 8시반경, 북경에서 일하는 중경사람인 진붕(陳鵬)을 일찌감치 북경역으로 갔다. 요 며칠동안에 두번째로 표를 사러 북경역에 가는 길이다.

 

설날귀성때문에, 북경역에는 광장에 2개의 노천 임시매표소를 만들어두었다. 진붕은 한바퀴 휙 둘러보았더니, 실내의 매표소에는 매표창구마다 최소한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는데, 광장의 임시매표소에는 날씨가 차가운 관계료 두터운 황록색 점퍼를 입은 사람들 매표창구앞에 한두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붕은 그리하여 광장의 임시매표소로 달려갔다. 그중 1명만 줄을 서 있는 매표창구의 뒤에 줄을 섰다. 진붕이 와서 줄을 서는 것을 보더니, 진붕의 앞에 있던 사람이 진붕에게 말했다: "네가 4번째이다. 좀있으면 몇명이 돌아와서 네 앞에 설 것이다. 잠시 식사하러 갔는데, 곧 올 것이다." 상대방은 농담하는게 아닌 것처럼 보였다. 진붕은 시비를 붙지 않기 위하여, 다른 줄에 가서 섰더니, 거기서도 앞의 사람이 했던 것과 동일한 경고를 했다.

 

두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심심하다보니, 진붕은 그의 앞에 서 있는 사람과 얘기를 시작했다. 스스로 노왕(老王)이라고 하는 그는 자신이 암표상(黃牛)는 것을 전혀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북경역의 규정에 따르면, 1사람이 한번 줄을 섰을 때, 최대 3장의 침대표, 5장의 좌석표를 살 수 있다. 노왕에 따르면, 암표상들은 줄을 설 때는 거의 3명이 줄을 선다. 그러다보니 매번 줄을 설 때마다 실제로는 십여장씩 표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벽 2시경, 진붕은 이미 두 다리가 마비되고, 서 있기가 힘들어졌다. 게다가 한밤중이 되자 기온은 더 내려갔다. 진붕은 스스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진붕은 줄을 벗어나서, 여관광고 조끼를 입고 있는 아주머니에게로 걸어가서, 그녀에게 여관에 투숙하면 암표를 살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그를 훑어보고는 그에게 말했다.1박에 80위안인데, 10위안의 수속비를 주면, 표 1장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진붕은 빨리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서 그 아주머니의 멘빠오차를 탔다. 차에는 이미 승객이 여러 명 타고 있었다. 멘빠오차가 10여분을 달려, 천단 동문 부근에 있는 작은 여관에 내려주었다.

 

진붕은 80위안의 투숙비를 내고, 여관의 카운터에 중경으로 가는 표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카운터에서는 반드시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아침 6시에 표를 받아가면 된다고 했다. 진붕은 몸이 도저히 더 견딜 수가 없어서, 더 이상 생각지 않고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진붕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29일자 기차표는 다음날 아침 9시에야 표를 판매시작하는데, 카운터에서는 어떻게 6시에 찾으러 오라고 하는 것인지? 진붕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카운터에 가서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카운터에서 말하기를 6시에 그가 사는 것은 임시열차표(임시열차는 설날수송을 위하여 편성되는 것으로 수준이 떨어짐)이고, 표 1장당 200위안을 추가해야한다고 하였다. 그제서야 진붕은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기차역에 돌아오니 이미 새벽 5시였다. 진붕은 줄마다 이미 2명의 암표상이 추가되었고, 6,7명의 다른 표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암표상들을 줄을 서서 표를 살 때 살수있는만큼 최대한 표를 많이 산다고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순서가 되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을 것이다. 진붕은 갑자기 마음 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마침내 9시가 되었다. 진붕은 마음이 긴장되는 것을 느끼고,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표를 사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앞의 3명의 암표상들은 최소한 25분을 들여서 표를 샀다.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한 나이든 아주머니는 "뭐 하는 거냐. 뒷사람도 표를 사야할 것아니냐."

 

몇몇 암표상들은 단련이 잘 되어 있는 것같았다. 뒷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던 간에 그들은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이렇게 암표상 3명이 모두 두 세번 표를 샀고, 순식간에 6,70장의 인기있는 지방의 표는 모조리 암표상들의 손에 들어갔다. 진붕의 순서가 되었을 때는 이미 9시 45분이었다. 중경으로 가는 표는 한 장도 구할 수 없었다. 임시열차표마저도.

 

이때 두명의 경찰관이 진붕의 곁을 지나갔다. 진붕은 이들 암표상을 경찰에 넘겨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괜히 고생을 한 것이 되니까. 그리하여 그는 두 경찰을 막아서서 암표상을 체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중 경찰 한 명이 조금 생각한 후에 답변했다: "안전문제와 암표상문제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다시 말해서, 증거가 없으면 우리가 어떻게 그를 암표상이라고 판정할 수 있느냐. 네 생각에 기차역에서 매일 줄 서 있는 것을 보는데 우리가 암표상이 누구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현행 법률법규는 표를 사는데 엄격한 규정이 없다. 우리는 그들이 표를 많이 샀다고 하여 암표상으로 붙잡을 수는 없다. 암표상들을 우리가 많이 붙잡는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암표거래할 때 붙잡은 것이다. 그리고 표를 산 사람이 그 암표상이 확실히 웃돈을 얹어서 받았다고 얘기해야 우리는 그가 암표상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것이다."

 

진붕은 두 당직 경찰의 말을 들어보니, 암표상들을 잡을 생각이 없는 것같았다. 그러니 더 말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었다.

 

그때 한 암표상이 그에게 다가와서 표를 사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진붕은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중경으로 가는 기차표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더 묻지도 않고, 좌석표 1장을 꺼냈다. "이 기차표에 300원을 고생한 비용으로 내라. 우리도 어렵게 산 것이다."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도 진붕은 538위안을 주고 238위안짜리 좌석표를 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