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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그림

제백석(齊白石)과 서비홍(徐悲鴻)

by 중은우시 2010. 12. 6.

: 유계흥(劉繼興)

 

 

제백석은 자신보다 32살이나 어린 서비홍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를 낳아준 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것은 그대이다왜 이런 말을 했을까? 원래, 제백석이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서비홍이 그를 알아봐주고 이끌어주었기 때문이다.

 

제백석은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농사일도 했으며, 목수일도 했었다. 나중에는 민간화가로 생업을 영위했다. 57세가 되던 해, 제백석은 북경으로 온다. 법원사에 거주하면서, 그림을 팔아서 살아갔다. 그 자신은 이렇게 그 당시를 회고한 적이 있다: “나의 윤격(潤格, 그림값)은 부채그림 하나에 은화 2원이었다. 평소 보통화가의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래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무척이나 낙담했다.” 이를 보면 당시 제백석의 생활이 아주 참담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매란방이 그와 몇 마디 말을 나누어준다. 그리하여 그는 체면이 살아났다. 이에 대하여 그는 아주 감격하여, <<설중송탄도>>를 정성껏 그려서 매란방에게 보내준 적이 있다. 그림에는 이금윤락장안시(而今淪落長安市), 행유매랑식성명(幸有梅郞識姓名).” 그러나, 매란방은 제백성의 화단에서의 지위를 바꾸는데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진사증(陳師曾)을 알고난 후에 제백석의 예술은 완전히 바뀐다. 진사증은 제백석보다 13살이나 어리다. 그러나, 그 당시 이미 천하에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오착석이후 혁신문인화의 대표격이었다. 그는 제백석에게 하루빨리 스스로 일가를 이루고, 예술의 혁신의 길로 들어서도록 격려했다.

 

그리하여 제백석은 쇠년변법(衰年變法)”을 시작한다. 1920년부터 1929년까지, 10년동안 두문불출하면서 대담하게 새로운 길을 찾아서 마침내 소제범격(掃除凡格)”에 성공한다. 그는 미술사상 스스로의 문파를 열 수 있을 정도가 된다. 그러나, 북경에서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직도 거의 없었다.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나의 그림을 알아주는 사람은 진사증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사증이 1923년에 젊은 나이로 요절한다. 유일한 지기를 잃은 제백석은 화단의 공격을 받는다. 북경화단의 보수파들은 제백석의 그림을 야호지선(野狐之禪)”, “속기훈인(俗氣熏人)”이니 대아지당(大雅之堂)에 오를 수 없다는 등으로 공격했다.

 

절망은 희망을 잉태하는 법이다. 제백석의 10년폐관의 마지막해인 1929년에, 북경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은 서비홍이 한눈에 쇠년변법후의 제백석을 알아본다.

 

이때 제백석은 이미 66세였다. 서비홍이 보기에, 제백석은 대가급의 화가였다.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서비홍은 일갈했다. 제백석은 묘조자연(妙造自然)”하며, 제백석의 그림은 치광대(致廣大), 진정미(盡精微)”하다. 서비홍은 전람회에서 제백석의 그림에 예매쪽지를 붙여서 그의 지위를 높여주었을 뿐아니라, 제백석의 화집을 편찬해주고, 친히 서문을 썼으며 상해로 보내어 출판하게 해주었따. 서비홍은 제백석을 자신이 원장으로 있던 북경예술학원에 교수로 초빙한다. 친히 마차를 몰고 가서 제백석을 모셔서 학교에서 강의하게 하였다. 서비홍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백석은 역사상 그 어떤 화가와도 비견할 만하다. 그는 여러분의 스승이 될 수 있을 뿐아니라,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는 분이다.”

 

왜 서비홍은 제백석을 이렇게 높이 평가하였을까? 그가 보기에, 제백석의 붓은 붓놀림 하나도 빠트릴 수 없는 것이고, 그의 그림은 순수하면서도 세련되었다. 모든 선은 천변만화를 일으킨다. 그의 시골소, 벌레, 풀 그리고 새우 하나하나가 모두 생동감이 있다. 서비홍은 <<중국의 오늘날의 유명화가>>라는 글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제백석의 장점은 색채에 있다. 전혀 거리낌이 없다. 붉은 색을 많이 쓰고 녹색을 적게 쓴다. 그것은 아마도 성격때문일 것이다. 곤충을 그릴 때는 옛사람들을 뛰어넘었다. 새우, , 병아리, 파초를 먹으로 그리는데, 모두 정교하고 자세하며, 순전히 독창적이다.”

 

제백석은 운이 좋았다. 말년에 백락 서비홍을 만났으니, 이때부터 이 늙은 천리마는 생명을 다시 얻은 것과 같았고, 마침내 세상에 유명한 화단의 거두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