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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중국고대관료사회의 역자연도태

by 중은우시 2010. 4. 9.

글: 정만군(程萬軍)

 

중국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역대 관료사회에서 성공한 관료들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인간관계처리'를 잘하는 사람이지, '일처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소위 '인간관계처리'를 잘 한다는 것은 통상적인 의미에서 인품이 고상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상사의 앞에서 '신뢰를 받고' 상사의 호평이 모든 다른 평가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왜 상사의 호평이 모든 다른 평가에 우선하는가? 그것은 관료사회의 인사체제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에서 한가지 유산이 대대로 전승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각급관리의 단계별 임명제이다. 각급관리들은 비록 '과거'를 통과해야 하지만, 그것은 그저 관직을 맡을 수 있는 '자격'에 불과하다. 그것만 가지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관직은 상사가 임명한다. 그래서 상사가 당신을 발견하느냐 임용해주느냐가 바로 관료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관료사회의 관리는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백성들을 위하여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사를 위하여 얼마나 봉사하느냐'가 핵심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일처리도 잘하고, 인간관계처리도 잘하는 성공적인 관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성공한 관리의 주류는 분명히 아니다. 일처리는 잘 못하더라도, 인간관계처리를 잘하는 관리들은 잘 승진하지만, 일처리는 잘하지만 인간관계처리를 잘못하는 관리는 승진할 가능성이 없다.

 

이것은 바로 고대관리의 시험과 임면에서 주로 보는 것이 얼마나 실적을 냈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상사와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상사만 확실히 붙잡으면, 확실히 성공하고, 관직에 오래 머물 수 있다. 상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승진의 기회는 거의 없게 되는 것이다. 지도자의 생활권내에서 잘 지내는 사람으로서 중용되지 않는 경우가없다. 지도자의 업무범위내에서만 고생하는 사람은 승진할 기회가 적은 법이다.

 

그리하여, 이런 역자연도태의 과정에서, '거짓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긴다' 부하는 상사에게 좋은 일만 보고하고, 나쁜 일은 보고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바로 인사시스템때문에 발생한다. 바로 인사시스템이 이렇게 때문에, 부하는 그저 상사에게만 잘 보이면 되고, 부하는 무조건 상사의 말에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역자연도태를 당하지 않기 위하여, 상사에게는 아부하고, 부하에게는 태만히 대하는 것이 바로 고대 각급 관리들의 평소행태가 되는 것이다.

 

만일 제도합리성이라는 전제를 고려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이라는 각도에서 역자연도태의 원인을 따져본다면, 역자연도태는 심지어 존재의 합리성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모두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듣기 좋은 말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이 받들어주고 아부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재능있는 인재들은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청렴함을 믿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은 아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평범한 사람은 자신의 모든 정력을 상사에 아부하고, 상사에 잘보이는데 쏟게 된다. 관료사회의 특징으로 인하여,  상사들은 십중팔구 이런 평벙한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평범하지만 상사에 잘보이고, 아부하는 사람들이 승진의 기회를 더 맍이 갖게 된다. 이러한 역자연도태의 결과는 결국, 인재들은 패배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