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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영화

중국영화는 어디로 가는가

by 중은우시 2010. 2. 23.

글: 유자우(劉子虞)

 

2010년 연말연시영화들은 서로 미리 짠 것처럼 대부분 역사를 주제로 선택했다. 어떤 영화는 기환(奇幻)의 길로 들어갔다. 올해는 확실히 역사, 기환의 해가 되었다. 이뿐아니라, 2009년을 되돌아보면, 현대생활을 주제로 한 것은 설 자리가 없다. 찍은 것마다 기환물, 역사물 아니면 코미디물, 패러디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중국영화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09년 연말부터, 역사극이 기세를 올렸다. <<화목란>> <<나의 당나라 형제>>, <<삼창박안경기>>, <<십월위성>>등이 속속 나타나더니 2010년 1월부턴 <<자릉>>, <<풍운II>>, <<공자>>, <<대병소장>>, <<소걸아>>, <<금의위>>등이 연이어 역사극의 기세를 이어갔다. 가만히 되돌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생활에 가깝고, 인정을 담고 있는 영화는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

 

<<적벽>> <<섭문>> <<매란방>>등이 1억위안이상의 매표수입을 올리자, 사람들은 거기에서 비지니스기회를 발견한 것같다. 속속 자금과 인력을 역사물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하반기의 <<풍성>>이 2억의 매표수입을 올리고, <<건국대업>>이 4억의 매표수입을 올리자, 역사필승의 신념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하여 일련의 역사극들이 앞다투어 촬영에 들어갔다. 당연히 금년의 역사극이나 기환극에 우수한 작품도 적지 않고, 많은 관중의 수요에 맞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중국영화에는 다른 부분이 빠져있다. 그러다보니 만족도에 한계가 있다. 더욱 우리 생활에 가깝고,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생활극, 의지극을 원하는 관중에게 있어서 이러한 상황은 그저 반찬만 먹고 밥은 먹지 않은 것같은 느낌을 남긴다.

 

영화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러므로 사회생활을 벗어날 수가 없다. 어떤 때는 우리에게 환상도 필요하다. 영화를 통하여 우리는 완벽한 이상세계를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영화를 통하여 일반백성의 생활을 반영하고 대중이 생각하는 바를 나타내기도 해야 한다. 계속되는 역사야사물, 패러디극은 단지 일시적인 쾌락을 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와닿지는 않는다. 현실생활을 주제로 한 영화도 잘 나갔다. 이전의 <<핸드폰>>, <<천하무적>은 당시에 수천만위안의 매표실적을 올렸는데, 아주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2008년에는 1억이상의 매표수입을 올린 <<비성물요>>도 있다. 대작은 아니고, 피바람이 튀지도 않고, 산하를 집어삼키는 기세도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착실히 뿌리를 내렸다.

 

2009년의 전체 매표수입은 62억위안으로 성적이 괜찮다. 그러나 겉으로 보는 성공의 이면에는 우려가 더 많다. 지금 역사는 계속 반복하여 우려먹고 있고, 네 노래가 끝나면 내가 이어 부르겠다는 식이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를 것이다. 진정한 출로는 계속하여 공간을 확대하고, 중화민족의 박대정심한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길만이 살 길이다. 그저 매표수입만을 위하여 영화를 찍어서는 안된다. 마지막에 웃는 자는 가장 멀리 보는 사람일 것이다.

 

매표수입이 영화업계 생존의 유일한 길인가? 그것도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영화시장의 관련상품 및 다원화발전은 필연적인 추세이다. 모든 파생상품은 성공의 무기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전제가 있다. 영화 자체에 큰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광고선전을 통하여 얻은 매표수입으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한 매표수입과 비교하자면 영화 자체의 가치가 더 장기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수한 영화는 우리가 참고하고 되돌아볼 가치가 있다. 반드시 다른 것을 모방하고 따라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영화계도 좀더 자아를 찾아야 한다. 다원화만이 외국영화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길이다. 어떤 유형의 영화가 아예 빠져있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지금 영화산업은 중국산업에서 이미 전략업종으로 되었다. 만일 영화문화산업을 더욱 잘 기획하고, 규범화해야 한다. 이것이 중국영화산업이 살 길이다.

 

지금의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는 것은 현재 살아가는 주변의 일들이 아닌가? 예를 들어, 주택구매, 의료, 그리고 자식교육등등 힘들고 어쩔 도리가 없는 문제들이 아닌가? 이런 것들은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어야 사람들의 진실한 생활을 반영하고, 사회현상을 더욱 심각하게 반영하며, 즐기는 와중에 진실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영화문화는 영화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발전해야 한다. 좁은 오락의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영화는 더욱 호소력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래야 매표수입과 사람들의 마음을 둘 다 얻는 윈윈을 이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