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계진(丁啓陣)
항상 바쁘다고 하면서도,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최근 이년간 적지 않은 TV 드라마를 보았다. 그중 항일주제의 드라마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양검(亮劍)>>, <<랑독화(狼毒花)>>, <<살호구(殺虎口)>>, <<중국형제련(中國兄弟連)>>, <<나의 형제 이름은 순류>>등등. 요며칠간은 다시 <<대도(大刀)>>를 보았다.
사람은 초목이 아니니, 보고나서 생각이 없을 수 있겠는가?
생각해본 결과, 나는 항일주제의 드라마작품에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3가지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느꼈다.
추세의 하나: 연기자의 일본화.
이전에 내가 잘 알고 있는 항일주제의 드라마작품에 나오는 '일본귀자(日本鬼子)'는 모조리 중국연기자가 분장한 것이었다. 대체적인 인상은 눈빛이 매섭고, 인중에 수염이 얌체처럼 나있는 모습이고, 입만 열면, "바가야로"등의 말만 떠벌인다. 드라마작품에 나오는 일본인은 거의 모조리 악마의 이미지이다. 최근 2년동안, 이러한 상황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일본연기자 야노 고지(矢野浩二)가 여러 항일주제의 드라마작품에서 '일본귀자'로 출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연기하는 일본인은 더 이상 간단하게 도식화된 인물이 아니다. 인성의 측면을 갖추게 되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인물묘사에 있어서 중성화되는 쪽으로 변화했다. 더 이상 간단하게 추악화하지만은 않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역사적 은원도 퇴색하는 법이다; 개혁이 점차 심화되면서, 중국인민의 감정, 관념도 점차 국제화되어가고 있다; 경제발전은 중국의 드라마작품이 전세계(일본 포함)에서 연기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의 은막에 갈수록 많은 일본연기자가 연기하는 '일본귀자' 형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언젠가 하루는 모든 드라마작품의 "일본귀자'를 모조리 일본연기자가 연기하게 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추세의 둘: 품격의 오락화
모두 알다시피, 우리의 옛날 드라마작품제작처는 실제로 모두 정부의 선전교육기관이었다. 지금은 이런 곳들이 여전히 선전교육의 직책을 부담하고 있지만, 시장화, 오락화가 대세의 흐름이다.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오락성을 가미하게 된다. 이 점은 항일주제의 드라마작품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전의 항일주제 드라마작품에서 드러내는 것은 중일민족간의 피바다와 같이 깊은 원한과 복수였다. 고발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군국주의의 만행이었다. 선전하고자 하는 것은 공산당이 이끄는 군인과 민간인들이 영웅처럼 싸웠던 완강한 전투정신이다. 이것들은 모두 원칙이고, 아주 엄격했다. 절대로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되었따. 현재의 드라마작품에서, 대부분은 더 이상 예전처럼 엄격하지 않다. 점차 중간에 장난, 유희적인 성격의 내용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중간화된 인물이 등장하고 영웅도 더 이상 예전처럼 고분고분 따르는 사람이 아니다. "일본귀자"도 약간의 전문적인 기술자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저격수와 같은 사람이다.
추세의 셋: 국군(國軍)의 긍정화
1986년 <<혈전태아장>>이라는 영화가 방영되기 전에, 절대다수의 대륙의 중국인들은 모두 항일은 주로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팔로군, 신사군이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민당군대는 하루종일 '안내(安內, 내부안정 즉 공산당토벌)'에만 신경쓰고, 국공합작을 파괴하고, 항일통일전선을 파괴하며, 공산당을 소탕하는 군대라고 생각했다. 최근들어 일부 드라마작품에서는, 국민당군대가 항일한 내용이 포함되고 있다. 국민당군대에도 약간의 칭송할만한 열혈남아이미지가 나타나고 있다. 통일적인 필요에 의하여 그리고 정부가 더욱 민간화되면서 국민당군대의 항일이미지가 긍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3대추세는 바람직하다. 사회는 진보하고 있고, 사람의 마음도 갈수록 서로 통한다.
다만, 추세는 어쨌든 한도가 있다. 병목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도의 크기, 병목의 굵기는 사회진보를 반영하고, 인심통달을 반영한다. 확실히 앞의 두 가지 추세는 정부로부터의 제한이 비교적 적다. 병목도 비교적 굵다. 그래서 발전이 비교적 빠르다. 그러나 세번째 추세는 정부로부터의 제한이 비교적 크다. 병목도 비교적 가늘다. 발전도 비교적 느리다. 다만, 일반 관중의 심리에서 보자면, 세번째 추세의 요청이 앞의 두 가지 추세에 대한 것보다 훨씬 강렬하다. 정치적인 편견을 버리고 보자면, 국민당의 관병도 어쨌든 모두 중국인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들이 역사상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싶은 것이다. 실제로, 이것이 양안통일의 백년대계에도 부합한다. 아마도, 대륙지역에서 볼 수 있는 국군항일의 드라마작품의 수량이 점차 늘어나면 결국 양안통일도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많이 흐르면 도랑이 된다)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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