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칠립이의총(七十二疑塚)' 이야기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글: 조염(趙焰)

 

한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인격적 특징은 그의 유언이나 그의 사후안배를 보면 가장 손쉽게 알 수가 있다.

 

건안25년(220년) 정월 이십삼일, 조조는 낙양에서 병사한다. 생전에, 조조는 <<유령(遺令)>>을 쓴 바 있는데, 자신의 사후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안배하고 있다. 핵심은 자신에게 후장(厚葬)하지 말고 박장(薄葬)을 하라는 것이며, 사후에 '시복(時服)'으로 염(殮)을 하고, 장지는 "업(鄴)"의 서쪽 언덕위에, 서문표의 사당과 가까운 곳으로 하며, 금옥진보(金玉珍寶)는 함께 묻지 말라고 했다.  소위 "시복"은 평소에 입던 옷을 말한다. 이월 이십일일, 조조는 고릉(高陵)에 안장된다. 조조의 아들 조비(曹丕)와 조식(曹植)은 능앞에서 각자 작성한 제문(祭文)을 낭송했다.

 

검토할 가치가 있는 것은 조식(曹植)의 뇌문(誄文, 애도사)이다. 이 글에서 조식은 조조가 안장될 때의 광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몸에는 철의(綴衣)를 입고, 새(璽)는 몸에 지니지 않았고, 그저 관인(官印)을 묶는 사대(絲帶)가 있다. 금옥주보(金玉珠寶)는 묻지 않았다. 부장한 명기(明器)는 모두 질박하고 호화스럽지 않은 도기들이었고, 아무런 가공이나 장식도 하지 않았다. 이를 보면, 조조의 장례는 검소하게 하라는 유령을 엄격하게 따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조가 박장을 선택한 것은 조조의 성격이나 세계관과 관련이 있다. 이 흉금이 컸고, 인생에 대하여 철저한 깨달음을 가지고 있던 인물은, 당연히 죽은 후에도 속인들의 방식을 따라하고자 하지 않았다. 조조묘의 구체적인 위치에 관하여는 비록 조조의 <<유령>>과 <<삼국지. 무제기>>에 모두 조조가 사후에 업성에 매장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조조의 묘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생전에도 그 속을 알 수 없던 이 인물을 자신의 죽은 후에 대하여도 확실히 용심양고(用心良苦)했다.

 

박주(亳州)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조조의 이야기는 그의 묘와 관련이 있다. 조조가 낙양에서 병에 들었을 때, 하루는 침상에 조용히 앉아서 역사서를 읽고 있는데, 그는 춘추시대 오자서가 초평왕의 시신을 끌어내어 채찍질을 했다는 부분을 읽고는 모골이 송연해졌다. 자신이 생전에 저지른 많은 참혹한 일들을 생각해보니, 더더욱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초평왕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는, 자신의 묘가 도굴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리하여 조조는 급히 사람을 시켜 허도로 가서 심복 사마부(司馬孚)를 불러오게 한다. 그리고 박주의 고향에 72개의 의총(疑塚)을 만들고, 하나의 진짜무덤(眞塚)을 만들게 한다. 무덤이 다 만들어지면 일꾼은 모조리 죽여서 비밀누설을 막도록 했다. 그후, 조조는 다시 업성의 조비에게 낙양으로 오라고 밀명을 내리고, 그에게 기회를 봐서 사마부를 죽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조조의 묘지의 확실한 장소는 아무도 모르게 된다. 조조가 죽은 후에, 업성의 '고릉'에 장사지낸 것은 실제로는 거짓이다. 진짜 관은 밤중에 몰래 박주로 옮겨졌다. 장례일에 박주에서는 4문(門)이 동시에 열렸고, 일찌감치 준비했던 72개의 관이 각각 성문을 나섰고, 성밖에 묻어졌다. 그러나, 조조의 시체는 조씨가족의 모 묘지안에 묻혔다.

 

이것은 비록 전설이기는 하지만,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특히 조조의 성격으로 보자면, 이런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박주성남쪽의 조씨종족묘지에는 근 10여개의 커다란 묘가 있다. 이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하의 한묘(漢墓)가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이 조조의 묘인지는 현재로서는 아직 수수께끼이다. 박주에 지금의 조씨종종묘 일대는 이미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공원안에는 몇 개의 커다란 흙무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조씨종족묘군이다. 박주 조씨종종묘균의 동북쪽에는 조원(曹園)이 있는데,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조조 후손의 무덤이라고 한다. 당시 그들의 사명은 바로 암중으로 조조묘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것은 그저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 증거는 없다. 조조의 업무처리성격을 봐서는, 당시 누군가가 그런 명을 받았다면 절대로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조씨종족묘지에 높이 솟아있는 조씨종족묘지를 보면,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든다: 조조는 왜 일부러 이렇게 자신의 무덤을 숨겼을까? 이런 행위가 단지 생사에 관하여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혹시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바로 원래 시인이었는데 자신의 일생의 변신에 성공한 후, 아무도 못알아보게 되고 싶고, 심지어 자신도 자신을 못알아보게 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가 죽음에 직면했을 때, 아마도 실망과 곤혹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는 그 사실을 직면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게 한 것이 아닐까? 이런 결말은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부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