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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풍속

결혼보증금의 새로운 풍속

by 중은우시 2009. 12. 30.

글: 왕영도(汪永濤) 강서성 사회과학원 조리연구원

 

최근 십여년동안, 강서성 모현의 농촌지구에서는 처를 구할 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이 보증금은 결혼지참금과는 다르다.

 

농촌의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하면 외지로 나가서 일을 한다. 18살이 되어 고향으로 와서 새해를 맞이할 때면, 부모들이 중매인의 소개로 결혼상대방을 찾는다. 쌍방과 부모가 동의하면, 남자측이 5만-8만위안의 보증금을 여자측에 지급한다. 이렇게 하면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함께 외지로 일하러 갈 수 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민정기관에 결혼등기를 하지도 않고, 결혼식을 행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외지에서 동거를 하는 것이다. 여자가 아들을 낳은 후, 결혼식을 하게 된다. 만일 딸을 낳고, 남자측이 결혼을 하지 않고자 하면, 보증금은 여자측에서 가지게 되며, 여자측에 대한 배상금이 된다. 만일 여자측이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되돌려주어야 한다.

 

확실히 현지 농촌에서는 혼인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풍속이 나타난 것같다. 전통적인 결혼식은 이미 폐기되었다. 이것이 농촌젊은이들의 성관념, 혼인관념이 이미 개방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촌민에 따르면, "현재 젊은이들은 그래도 중매가 많다. 자유연애는 많지 않다"고 한다. 외지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고 자유연애를 숭상하여야 할 것처럼 보이는데, 왜 결혼상대를 찾을 때에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는 것일까? 이것은 외지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만일 외지의 여자와 결혼하면 여자가 도망칠까봐 걱정하고 안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고향여자를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하는 외지에서는 적당한 고향여자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집에 갔을 때 결혼상태를 찾는 것이다.

 

외지에 일하러 나가는 것이 많지 않을 때, 농촌청년들이 결혼상대를 찾는 주요한 방식은 역시 중매였다. 그러나 그때에는 결혼하려면 전통의식에 따랐다. 정식으로 혼례를 치른 후에야 두 사람은 비로소 부부가 되었다. 결혼하기도 전에 임신을 하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모두 외지로 나가서 일하게 되면서, 결혼전에 아이를 가지는 것은 가족계획을 회피하기 위한 필연적인 조치가 되었다.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정부의 가족계획관리대상에서 빠진다. 그들은 안심하고 외지에서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아들을 낳으면 고향으로 가서 벌금을 내고, 절차를 처리한다.

 

1990년대말에 이미 미혼동거행위가 유행하기 시작했따. 그러나 당시에는 '보증금'을 주지는 않았다. 일부 여자는 아들을 낳은 후에 버림받았다. 아무런 보장도 없었다. 그리하여 점점 여자측에 '보증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성행하게 되었다. 현재는 '보증금'을 주는 것이 이미 현지의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잡았다. 쌍방이 자유연애를 거쳐 결합하더라도 '보증금'을 지급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자를 데리고 갈 수가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중에 함께 살기 부적합하다고 밝혀지는 경우에는 문제가 나타난다. 이때 만일 여자측이 헤어지자고 하면 사람도 돈도 다 잃게 된다; 남자측이 헤어지자고 하면 큰 돈을 손해보게 된다. 그래서 결혼을 취소하는 것은 드문 현상이다. 모두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는 신경쓰지 않는다. 가장 핵심은 아들은 낳느냐 아니냐이다. 만일 분쟁이 일어나면, 촌간부나 중매인이 나서서 조정을 한다. 어떤 사람은 '보증금'의 풍속을 이용하여 사기결혼을 꾀하기도 한다. 어떤 집에서 여자측에 6만위안의 보증금을 주었는데, 여자가 밤에 몰래 도망쳐버린 경우도 있었다.

 

이상의 내용에서 알수 있는 것은 현지 젊은이들은 여전히 뿌리깊은 대를 이어야 한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현지인들이 아주 강한 대를 잇는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속속 미혼동거를 선택하고, 결혼전임신으로 가족계획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비로소 남자아이를 확실히 낳을 수 있고, 가족계획의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있다. 남아선호관념이 강하지 않은 농촌에서 조사해보면,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먼저 결혼하고 나중에 아이를 낳는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는 아들을 낳는 것이 여자에게 혼인을 보증하는 것이 된다. '보증금'에서 보증하는 것은 미래에 아들을 낳을 수 있느냐,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