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엽원(劉曄原)
고대에는 생산력이 낮았고, 사람의 생명력도 아주 취약했으며, 인식능력도 제한적이었다. 그저 편면적이거나 부분적인 경험을 축적한 것이 소위 지식이었다. 만일 어떤 일이 중복된다면, 그것을 규율로 인식하고, 이런 규율은 생활에서 사람들에게 금기 혹은 규범으로 작용하게 된아. 명절의 형성도 이른 금기와 일정한 관련이 있다. 그중의 하나는 바로 홀수에 대한 금기이다.
숫자에 대하여 개략 인식하던 시기에, 사람들은 달의 차고 기우는 변화에 따라 12개월을 1년으로 인식하는 시간개념을 형성한다. 다만, 숫자배열에서, 사람들은 짝수를 좋아하고, 홀수를 싫어했다. 짝수를 좋아하는 것은 먼저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인식이었다. 사람의 손발은 대칭이다. 두 손이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해낼 수 있고, 두 다리가 서로 엇갈리면서 앞으로 걸어갈 수 있다. 두 눈으로 사물을 분명히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손발이 모자라는 것이고, 모자라는 것은 기형이다. 기형의 생활능력은 아주 약화된다. 사람은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서 홀수인 사물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사람들은 생활에서도 대칭을 좋아하게 된다. 젓가락은 두 개가 되어야 음식물을 집을 수가 있다. 나무가 두 개이상 모여야 숲이 되고, 두 사람이 집안을 이룬다. 생활의 필요나 번식의 필요는 모두 짝수이다. 사람들은 자주 말한다. "쌍교호주, 독목난행(雙橋好走, 獨木難行, 두 줄로 놓은 다리는 건너기 좋지만, 외나무다리는 건너기 어렵다)" "고장난명(孤掌難鳴,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 신체와 생활경험에서, 짝수는 길리(吉利), 순창(順暢)과 연계하게 되면서, 짝수는 길수(吉數)라고 부른다. 전통에서 경사스러운 날에 채택하는 숫자는 결혼은 물론이고 선물을 보내는 것까지 모두 짝수이다. 이를 "호사성쌍(好事成雙)"이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로, 홀수는 짝수의 길리와는 정반대로 흉악(凶惡), 감가(坎坷)의 대명사이다. 불길한 관념은 감각에서도 온다. 생활하는데 외로움, 기형등이 가져오는 불편함을 종합한 것이다. 수에는 짝수와 홀수가 있고, 짝수는 운수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수는 사람의 운명도 대표한다. "이광불봉연수기(李廣不封緣數奇, 이광이 제후에 봉해지지 않은 것은 숫자가 홀수이기 때문이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홀수인 수는 바로 운이 좋지 않다는 또 다른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숫자개념은 고대의 기나긴 시간동안 통했다. 사람들은 이것을 1년의 시간을 배열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문화현상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 1년의 12달은 6개의 짝수와 6개의 홀수로 나뉘어지는데, 홀수와 홀수가 만나거나, 짝수와 짝수가 만나면 모두 명절이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중요한 전통명절은 대부분 홀수에 집중되어있다. 그것은 각각 1월 1일,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이다. 월과 날이 모두 홀 수로 겹치는 날이다. 1월은 정월이라고도 하는데, 정월은 바로 전통적인 1월 1일이고 5일까지 연속하여 명절이다. 3월 3일은 목욕절이다. 이어지는 것은 청명절이다. 5월 5일은 단오절이다. 7월 7일은 걸교절(乞巧節)이다. 7월 15일은 중원절(中元節),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이다. 10부터는 다시 반복되는 것이므로 별로 중시되지 않는다. 이를 보면 요란스럽게 지내는 전통명절은 바로 이렇게 불길한 짝수의 날에 지내게 된다. 중국의 전통가운데, "봉흉화길(逢凶化吉, 흉한 일을 길한 것으로 바꾼다)"의 사고전환모델이 있다. 우리는 명절의 즐거운 겉모습 뒤에는 홀수달 홀수날의 흉한 것을 길한 것으로 바꾸려는 마음이 들어있고, 일련의 명절활동은 흉기(凶氣)를 진압하고, 흉기와 싸워서 이기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홀수는 양수(陽數)로 인식된다. 양수가 둘이 만나면 중양(重陽)이 된다. 9는 숫자중 가장 큰 숫자이다. 그러므로 이 날은 대흉일(大凶日)이 된다. 이 날의 의식활동은 등고(登高, 높은 곳에 오르다), 상국(賞菊, 국화를 감상하다), 음주(飮酒), 흘해(吃蟹, 게를 먹다)가 있다. '등고'는 그 중에서도 본질적인 행사이다. 뒤의 3가지는 부가적인 활동이다. '등고'는 즉 야외로 나가서 산을 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도피이다. 평소 생활하던 환경을 떠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흉한 기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날은 온기(瘟氣)가 내려오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떠나야 하고, 가급적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평안하다는 것이다. 도교의 전설에서는 아주 생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도사 비장방(費長房)이 친구에게 9월 9일에는 온 집안 식구를 데리고 높은 데로 올라가라고 한다. 친구는 거기에 따랐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니 돼지와 양이 모두 죽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생동감있게 9월 9일의 흉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날의 또 하나의 의식은 머리에 수유(茱萸)를 꼽는 것이다. 수유는 한약재이다. 애초(艾草, 쑥)과 마찬가지로 소독작용을 한다. 위장하는 의미도 있다. 왕유의 <<구월구일회산동제제>>라는 시에서 "요망형제등고일, 편삽수유소일인(遙望兄弟登高日, 遍揷茱萸少一人, 멀리 형제들이 높은 곳에 오르는 날에, 모두 수유를 꽂았는데 한 사람이 빠졌구나)"라고 하였는데, 바로 온 식구가 등고하는 활동을 보여준다.
이를 보면 홀수와 홀수가 만나는 날을 명절이라고 하여 특수한 의식과 활동을 한 것은 사람들이 생명을 보전하려는 적극적인 조치였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점차 피흉(避凶)의 금기내용은 약화되고, 형식적인 의의만 남게 되어, 명절은 점차 단순히 경사스러운 날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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