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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당)

당문종(唐文宗)때의 황당한 가짜 국구(國舅) 사건

by 중은우시 2009. 11. 1.

글: 불감왕언(不敢枉言)

 

'군대(裙帶)'라는 단어의 의미는 처, 딸, 자매의 친척을 의미한다. 서로간에 얽혀있는 부녀의 인척관계이다. 군대관계는 고대 중국에서 첫손으로 꼽는 관계이다. 소위 "한 사람이 득도하면, 닭이나 개까지도 하늘로 오른다(一人得道, 鷄犬昇天)"는 것은 바로 이런 관계를 잘 표현하는 말이다. 그 당시 황제의 인척이 된다는 것은 영화부귀를 한없이 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문종때, 3명이나 죽음을 무릅쓰고 황제의 외삼촌을 사칭한 것이다.

 

당문종 이앙(李昻)이 황제가 되자, 그의 모친인 소후(蕭后)는 마침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녀는 고향의 동생을 그리워하며, 가슴아파했다. 소태후는 어려서 부모가 모두 죽고 남동생과 둘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전쟁통에, 누나와 남동생은 병란을 피해서 도망치다가 서로 헤어지고 만다. 이제 누나는 황태후가 되었다. 저녁이면 잃어버린 남동생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 모후의 바램을 이뤄주고, 자신의 효심을 표시하기 위하여, 당문종은 민월일대의 지방관리들에게 잘 조사해서, 자신의 오래 전에 잃어버린 외삼촌을 찾아보라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호부(戶部)에서 '차강역인(茶綱役人)'으로 있는 자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소홍(蕭洪)이었다. 그는 자신이 소태후의 남동생이라고 밝힌다. 당문종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를 장안으로 데려와서 모후와 만나게 한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 머리를 끌어안고 통곡을 했고, 눈물 콧물로 주변을 흠뻑 적셨다. '오열하며 말을 잇기 힘들 정도가 되어' 주변사람들이 모두 감동했다. 당문종은 외삼촌을 찾아서 아주 기뻐했고, 대신들에게 연회를 베풀었고, 여러 날을 즐겼다. 그리고 외삼촌에게 금오장군(金吾將軍), 검교호부상서, 하양,회절도사, 천검교좌복야, 낭방절도사등의 중요관직을 내린다. 그는 당시 가장 잘나가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좋은 시절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소홍이 절도사로 있을 때, 너무 오만하고, 예의에 소홀히하다가 당시 권력이 가장 세던 환관 구사량(仇士良)과 원한을 맺는다. 구사량은 일찌감치 소홍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는 소본(蕭本)이라는 복건사람을 데려와서, 소본이 원래 황제의 친외삼촌이라고 말한다. 황제는 그 말을 듣고는 화를 가누지 못한다. 즉시 소홍을 붙잡아와서 어사로 하여금 심문하게 한다. 소홍은 원래 가짜였다. 금방 본모습이 드러나고, 변방에 유배당하고, 이어서 '죽음을 받는다'

 

당문종의 논리로는 소홍이 가짜이면, 소본은 진짜였다. 그는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소본을 찬선대부, 위위소경, 좌금오장군의 직을 내린다. 소본의 이미 죽은 증조부, 조부, 부친도 각각 태보, 태부, 태사의 관직을 추증한다. 이외에 거액의 돈과 보석을 내린다. 깃발이 난무하고 축포를 쏘는 등 아주 요란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홍(蕭弘)이라는 자가 나타난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소태후의 친동생이라고 밝히고, 소본은 가짜라고 말한다. 당문종은 그 말을 듣고 다시 멍청해졌다. 어째서 외삼촌이 또 하나 나타난단 말인가? 그러나 바보도 바보의 방법이 있다. 그는 소본을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인정하지 않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조정신하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다투어 상소를 울려, 소홍이 진정한 국구라고 말한 것이다. 소의절도사 유종간은 상소를 올려, "만일 일시의 오점을 남긴다면, 천고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라고 한다. 마치 의협심에 넘치고 충성심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당문종은 어쩔 수 없이, 원래의 지시를 취소한다. 그러나, 그는 앞의 두번의 교훈을 받아들여, 즉시 소홍에게 관직이나 재물을 내리지 않고, 문저 어사중신, 형부시랑과 대리사경등으로 하여금 연합조사를 벌이게 한다. 그 결과가 나오고나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한다. 삼당의 공동심리를 거쳐 진상이 드러난다. 원래, 소홍(蕭弘)은 소홍(蕭洪), 소본과 마찬가지로, 모두 가짜 국구였던 것이다. 진상을 알고난 후에, 당문종은 분노가 극에 달한다. 즉시 소홍을 유배보내고, 조서를 내린다: "소홍의 악적(惡迹)이 멀지도 않은데, 소본의 전철을 다시 밟으려 하다니, 홍(弘)의 본말은 더욱 괴이하다" 결국 두 사기꾼들은 모두 법의처벌을 받는다.

 

<<진강현지>>에는 이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소비촌(蕭妃村)...은 당문종의 모친 정헌태후의 고향이다. 태후는 전란으로 고햐을 떠날 때, 부모는 이미 돌아가시고, 동생 하나가 있었다. 왕부에 들어가면서, 가족들과의 연락이 끊겼다. 당문종은 모친의 친척이 많지 않아, 친히 고향으로 태후의 남동생을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당시 소홍, 소본, 소굉(蕭宏, 宏과 弘은 서로 대체해서 쓰기도 함)은 지방의 무뢰배였는데, 선후하여 소태후의 남동생을 사칭하다가, 유배당하여 먼 곳에서 죽었다. 태후가 살아있을 때, 친동생을 만나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 마을을 '소비촌'이라고 하였는데, 와전되어 '소회촌(燒灰村)'이 된다. 현재 소회촌은 용호진이 통할하는 하나의 행정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