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방/상해 이야기

상해의 권력허영: 잠옷을 입고는 외출을 금지한다.

중은우시 2009. 10. 30. 20:11

글: 왕석천(王石川)

 

"잠옷을 입고는 외출을 금지한다." 이는 2010년 상해가 엑스포를 개최하기 전에, 시정부가 주민들에게 내린 명령이다. 이는 큰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7월하순부터, 거민위원회 주임 심국방의 업무내용은 하나가 늘었다: 관할지구 거민들에게 잠옷을 입고 외출하지 말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심주임은 상해 포동신구 창리동로 제팔소구의 작은 마을을 관리한다. "잠옷을 입고 외출하지 않는 엑스포의 문명인이 되자"는 것이 그의 업무내용중 하나이다. 엑스포 부지로부터 두 세 정거장 떨어진 제팔소구는 포동이 관할하는 모든 엑스포구역과 마찬가지로, 현대문명의 시험대에 올랐다(성도일보. 2009년 10월 29일)

 

"잠옥을 입고 외출하지 말라". 듣기에 가소롭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무엇을 입고 외출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시정부에서 금지령까지 내려야할 일인가? 이것은 행정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말해서, 잠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게으르고 제맘대로인 생활습관이 상해사람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공권력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가장 주요한 것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공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영역은 가능한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잠옷을 입고 말고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영역이다. 잠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이 시의 면모에 해가 되는지 아닌지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반드시 그것을 문명적이 아니라고 규정을 해버린다면 그것은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어느 학자가 말한 것처럼, 이것은 도덕문제라고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상해사람들의 문화소양문제로까지 끌어올릴 필요도 없다. 거민위원회에서 잠옷을 입고 거리를 나다니지 말자고 계몽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금지할 권한은 없다.

 

그러므로 '잠옷을 입고 외출할 수 없다"는 것은 실로 자잘한 일을 너무 크게 벌인다고 생각한다. 이치는 아주 분명하다. 권력의 촉각이 길면 길수록 무엇이든 모두 간섭한다는 것이다. 공민의 사생활영역이 너무나 쉽게 침범당한다. 이렇게 되면 사생활영역이 안전하지 않다. 만일 권력이 잠옷을 입느냐 마느냐까지 간섭한다면, 또 뭘 못하고, 뭘 안하고, 뭘 개입하지 않겠는가?

 

특히 음미할만한 점은 상해의 관련부문에서 이 규정을 내놓은 것이 바로 엑스포가 상해에서 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유는 정말 경박하다. 만일 잠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정말 우아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하필 이때인가? 엑스포를 개최하지 않는다면, 잠옷입고 외출해도 된다는 말인가? 이 금지령은 도대체 누구를 보라고 하는 것인가? 더 나아가서, 오늘날 관련부문에서 '엑스포문화인이 되자'는 명목으로 시민들이 잠옷입고 외출하지 못하게 막았는데, 내일은 또 무슨 이상한 명목을 붙여서 공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지 모르는 일이다. 일단 이런 권력논리가 통하게 되면 공민의 사생활영역은 어디에 남아있을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잠옷외출금지"는 비겁한 권력허영이다. 권력기관의 시비판단의 기준은 정부이미지를 해치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지방의 존엄을 해하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은 가소로운 기준이다. 모두 알다시피, 3년전에 상해를 배경으로 하여 널리 관심을 끌었던 미션임파서블3은 대륙에서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상해를 추화(醜化)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이다. 도대체 상해를 어떻게 '추화'했다는 것인가? 원래 미션임파서블3에서 상해를 배경으로한 장면에 마작을 하는 모습과 옷을 내걸어 말리는 모습등등이 있었다. 이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지적이다. 미션임파서블3가 어디 상해를 추화했는가? 분명히 권력이 스스로를 추화한 것이다. 이런 장면을 편집해버린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란 말인가? 다시 말해서 마작을 하는 것이 추화한 것이라는 말인가? 솔직히 말해서 이것은 권력허영이다. 이런 권력허영은 결국 비겁함을 표시하는 것이다.

 

권력은 공공사무를 관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거기에서 정도가 있다. 권력이 공공도덕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먼저 무엇이 비문명적이고, 무엇이 비도덕적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전에 권력의 손은 너무 적게 관여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관여하였다. 만일 권력이 계속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설치면 그것이 진정한 비문명이요 비도덕이다. 이것은 경계해야할 일이다. 사실, 엑스포를 맞이하는 가장 문명적인 방식은 바로 권력이 분수를 지키는 것이며, 아무 짓이나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