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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민국기녀자)

육소만(陸小曼): 나는 바람이 어디로 불 지 모른다 (II)

by 중은우시 2009. 9. 17.

 

육소만은 6살전에 상해에서 자랐다. 이 도시의 소금기섞인 냄새를 맡자, 물만난 고기처럼 그 바다로 뛰어들었다. 즉시 흥분했고, 활기가 넘쳤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숙명이 있다. 어떤 사람은 후손을 두기 위하여 살고,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하기 위하여 살고, 어떤 사람은 그저 돈쓰고 즐기기 위하여 산다. 또 어떤 사람은 당통이 만난 마리웅과 같이 태어나면서부터 기녀인 경우도 있다. 육소만은 당연히 향락을 위하여 태어났다. 호화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그녀가 보기에는 당연한 일이다. 그녀와 서지마는 석고문에 아주 기품있는 3층양옥을 빌리고 개인자가용을 둔다. 집안의 일하는 일꾼들까지도 멋진 옷을 입혀서, 보통집의 아가씨처럼 보였다.

 

욱달부의 처인 왕영하는 육소만이 한꺼번에 고급 가죽구두 5컬레를 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리하여 이 고귀한 부잣집 아가씨는 씀씀이가 크고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그녀의 식구들은 매월 500-600위안을 썼다고 하는데, 현재의 가치로 하면 4만 내지 5만위안에 해당한다. 서지마는 협석에서 육소만에게 잘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상해로 돌아온 후에는 처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주었다. 그녀가 시키는대로 하면서 즐거워했다. 육소만은 몸이 약해서 거의 식사를 하지는 않았는데, 쉬면서 주전부리와 과일은 항상 입에 달고 있었다.

 

그 시기에 그들 사이에 오간 서신을 뒤져보면, 적지않은 부분이 먹는 것에 관한 것이다. "문백이 갔다. 너에게 석류가 생겼다" "나는 그에게 나카사키에서 일본 앵두를 한바구니 사서 너에게 보내라고 시켰다." "아마도 네가 망고를 생각하거나 외국 백과를 생각하는 것이 나를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뜨겁고 급한 것같다" "기다려라. 올해 네가 먹을 것은..."

 

어떤 사람들은 상해여자들이 남자를 잘 부려먹는다고 한다. 전형적인 방법은 밤중에 갑자기 얘기한다. 윈툰면이 먹고 싶다고. 그러면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는 가게이름을 댄다. 그러면 남편은 고생고생해서 보물을 바치는 것처럼 윈툰면을 사다가 침대앞까지 가져다 놓는다. 그러면 그녀는 눈썹을 한번 찡그리고 손을 내저으면서 가볍게 말한다: '지금은 먹고 싶지 않아졌다' 이렇게 당하는 남자들이 더 좋아한다는 말도 있다.

 

육소만은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남자를 부려먹을 줄 아는 여인이었다. 상해와 같은 곳에서 그녀는 매일 먹고 마시고 놀았다. 돈을 물쓰듯 썼다. 만일 그녀가 아직 왕갱의 부인이었다면 그리고 만일 서씨 어르신들이 계속 아들에게 돈을 주었다면, 이런 나날을 보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가련하게도 두 젊은이는 돈을 산처럼 쌓아놓고 있지 않았다. 미인의 웃음을 얻기 위하여 서지마는 할 수 없이 동분서주해야 했고, 죽어라 돈을 벌었다. 그는 한꺼번에 5개 학교에 겸직을 하고,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시를 써서 원고료를 벌었다. 돈계산을 가장 멸시하던 시인이 심지어 골동품서화매매까지 했고, 부동산소개업까지 했다. 매월 겨우겨우 600위안에서 1000위안을 벌었지만, 소만의 씀씀이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

 

사실 돈에 대한 고민이 아니더라도, 온갖 어려움을 딛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에게 고민거리가 없을 수는 없다. 천성적으로 요란한 것을 좋아하고, 허영을 즐기는 소만으로서는 희곡도 좋아했다. 재능도 있고, 사람도 총명하니, 희극을 하면 잘했고, 사람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소만은 금방 상해의 사교계에서 명성을 떨친다. 그때는 전문적인 극배우는 지위가 높지 못했다. 그러나 돈도 있고 여유도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은 풍치가 있었다.

 

소만은 거기에 재미를 들였다. 돈을 써가면서 역할을 맡고, 무료공연때도 빠지지 않았다. 소만은 악기소리만 들으면 신이 났다. 그녀는 서지마에게 극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역을 맡게 해서, 부부가 같이 무대에 오르는 즐거움도 누렸다.

 

서지마는 이런 공연이 고민이었다: "나는 동지때 혼자서 조용한 교회당에 가서 성탄노래를 듣고 싶다. 그러나 나는 두터운 옷을 입고 무대에서 익숙하지도 않은 '썩은' 공연을 하고 있다"

 

나중에 시인은 자신의 남편이라는 신분에 대하여 실망하고 절망한다. "너는 정말 모르느냐 내가 일찌기 얼마나 너와 함께 한번 산책을 하고 싶고, 너와 함께 바깥에 나가 식사를 하고 싶고, 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싶었던지?" 이런 별 것아닌 요구도 소만은 결혼후에 몇년동안 거의 만족시켜주지 않았다. 가련한 시인은 한탄한다: "혼자 있을 기회마저도 지키지 못한다. 너는 하루도 engaged되지 않은 적이 없고, 우리는 전혀 privacy가 없다" 이 여자가 당초에 죽기살기로 함께 하고자 했던 여자인가? 이것이 바로 그들이 원했던 생활인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그리고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서지마는 호적의 요청을 받아 북경으로 가서 교수가 된다. 상해의 소만은 혼자서 연극에 심취해 있었다. 연극을 통하여 플레이보이 옹서오(翁瑞午)를 만난다. 이 자는 바로 육소만과 같은 류의 사람이다. 천성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태어났다. 그는 집안에 돈도 많고,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노는 것이었다. 연극을 하고 여인과 즐기는 것이었다.

 

동일한 취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소만과 그는 거의 매일 함께 극을 보고, 극을 공연했다. 서지마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더 많아졌다. 한번은 육소만이 창극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여 혼절하는 옛병이 다시 재발했다. 옹서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안마기술을 보여준다. 그가 한번 안마를 해주자, 그녀는 몸이 편안해진다. 이때부터 그의 안마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병의 고통을 줄이기 위하여 옹서오는 소만에게 아편을 약간 건넨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편중독이 되고, 나중에는 집으로 와서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아편을 피웠다.

 

장유의는 <<소각과 서복>>이라는 글에서 서지마 어머니가 그녀에게 전해준 말을 언급했다: "나는 그들 세 사람이 모두 연탑(煙榻)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옹선생과 소만은 퍼져 있었고, 서지마는 육소만의 또 다른 편에 누워 있었다. 장소가 좁아서 하마터면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같았다" 당시 왕갱이 안심하고 서지마에게 그녀를 넘겨주면서 함께 놀아주라고 하였는데, 서지마는 다시 자신이 빼앗아온 여인을 옹서오의 안마와 아편에 넘겨주었다.

 

아마도 소만은 천진하여 남자들이 그녀의 단순함을 의심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소만은 확실히 마음을 써지는 못했다. 서지마의 고생을 전혀 몰라주었고, 옹서오와의 관계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하여 서지마에게 여론의 압력을 느끼게 하면서도, 오로지 향락을 즐겼다. 서지마가 점점 실망하게 되었다: "환상이 깨졌다. 열정도 사라졌다. 생활은 맹물처럼 되었고, 너무 묽어서 아무 맛도 없다." 그러나 서지마는 그녀에 대하여 새 사람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총명하고, 예쁘므로 열심히 노력하면 임휘인과 같은 신여성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사랑도 육소만의 천성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녀는 서지마가 바라는 사람이 되고자 하지 않았다.

 

서지마는 천성이 정이 많았다. 임휘인 말고도, 능숙화, 한상미와 같은 여자친구들과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가 북경에 갔을 때, 한상미는 그에게 그녀가 선물로 주었던 고양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육소만이 그 고양이를 괴롭힐까봐 걱정한 것이다. 육소만과 같이 민감한 여자가 어찌 아무런 원망을 가지지 않았겠는가? 서지마가 북경에 간 후, 임휘인과의 옛정이 다시 불붙었다. 보내오는 서신에서는 임휘인의 자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등을 적었다.

 

서지마는 어린아이같았다. 숨길 줄을 몰랐다. 이뿐 아니라, 심지어 자신이 다른 사람과 기원에 가서 놀았던 일까지 사실대로 적어보냈다. "식사후에 후통에 끌려갔다. 미안하다. 착한 부인. 나는 원래 가고 싶지 않았는데, **가 그가 있으면 괜찮다고 했다" 이런 것까지 다 얘기하다니 뭐하는 것인가. 어린아이가 책임을 미루는 것과 같다. "나는 투명하다. 나는 모든 것을 너에게 말한다" 그리하여 두 어린아이는 서로를 이해할 줄 몰랐고, 서로 마찰이 생겼다. 소만은 더더욱 북경으로 가려하지 않았다.

 

소만이 북경으로 가지 않은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원래 그녀가 왕갱과 이혼할 때 그녀는 임신한 상태였다. 서지마와의 결합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녀는 아이를 지웠다. 이때부터 그녀는 임신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서지마도 몰랐다.

 

이같은 별거는 마침내 참극을 낳았다. 시인은 소만과 결렬한 충돌이 발생한 후 화가나서 집을 나가버린다. 우정항공편을 탔는데, 비행기가 제남부근에서 산에 부딪쳐 폭발한다. 시인은 죽었다. "가볍게 소맷자락을 떨치고, 한조각의 구름도 가져가지 않았다" 그가 남긴 것 유일한 유물은 육소만의 산수화 한폭이었다. 그는 친구에게 글을 써달라고 하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쇠상자에 담아두었는데, 완벽하게 남아 있었다. 이것은 가슴찢어지는 광경이다. 시인이 세상을 떠나기 1년전에, 생활은 고통스러웠다. 완전히 궁박하고 메마른 상태였다. 어떤 때에는 계획대로 상해에서 만나지도 못했다.

 

궁박하다보니 시인은 시심도 메말랐다. "머리위에 빛 한줄기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은 천생배필이 아니었던 것같다. 그들은 모두 낭만적인 이상주의자였따. 이성은 결핍되었다. 그들은 이해되지 않았다. 옛날의 열정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서지마는 방황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겠다고 했다. "바람은 어디로 부는가?" 그저 꿈속에서만 그녀의 따스함과 나의 도취를 느낄 수 있다. 소만은 비록 돈을 마음대로 쓰고 놀지만 마음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원망했다: "지마는 옛날처럼 나에게 잘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생활을 간섭한다. 나에게 마작을 하지 말라고 하고, 아편을 피우지 말라고 한다. 이것저것 다 간섭한다. 나는 이런 구속받는 생활은 견딜 수 없다"

 

한명은 억울해하고, 한명은 고민한다. 사랑은 거의 끝이 보이는 것같다. 자세히 분석해보면, 편안하게 살아왔던 부잣집 아가씨와 낭만이 극에 달한 시인의 마음 깊은 곳에는 아마도 자학의 잠재의식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남녀는 서로를 괴롭히고, 스스로를 괴롭히며 서로를 원망했다.

 

서지마의 죽음은 육소만을 만겁의 지옥으로 몰아넣었다.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시인이 죽기 전에 그녀는 여전히 아편대를 그에게 던졌고, 그의 안경을 깨트렸고, 그가 화가나서 떠나게 만들었다. 불귀의 길을 가게 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그의 짐을 싸준 적이 없었다는 것을 자책했고, 그의 의복이 남루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을 자책했다. 그녀 자신이 좋아하는 천리만리를 건너온 음식물을 그녀는 귀한 줄도 몰랐었다. 피로 쓴 서신을 어떤 때는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던져버렸다. 항상 남편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고, 언제든지 자기가 시키는대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이 그녀에게서 그 특권을 빼앗아가버리자, 소만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 지마가 바라던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녀는 이때부터 소복을 입고, 다시는 요란한 사교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매일 지마의 사진앞에 꽃을 바쳤다. 하천건, 진반정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림을 배웠고, 왕성백에게 시를 배우고, 서지마의 문집을 정리했다. 나중에는 아편도 끊고, 새사람이 되고자 애를 썼다.

 

그저 사생활에서는 여전히 육소만식이었다. 전남편 왕갱은 그녀와의 재결합을 바랐고, 호적도 그녀의 생활을 돌봐주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옹서오와 붙어다녔다. 그 남자가 나중에 늙고 추해지고 돈이 없더라도 그와 동거했고, 결혼은 하지 않았다. 그에게 원래 부인을 버리지 못하게 하였다. 나중에는 옹서오와 한 여학생의 사생아를 자신이 맡아서 키웠다. 이런 여인이 62세가 되던 봄날 세상을 떠난다. 죽을 때는 초췌하고 말랐다. 사촌여동생만이 그녀의 곁을 지켰다.

 

이런 여인에 대하여, 전남편 왕갱은 서지마에게 그녀를 넘겨주면서 한 마디를 잊지 않았었다: "네가 그녀에게 잘못하면 내가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이런 여인에 대하여 그녀와 30여년을 함께한 옹서오는 임종전에 친구의 손을 붙잡고 부탁했다: "내가 가면 소만을 많이 돌봐줘라. 내가 구천에서도 감사하게 생각하겠다"

 

이런 여인에 대하여 시부모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였고, 그녀가 죽은 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합장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했던 그는 죽기 전까지도 가장 완벽하게 그녀의 그림을 보존했다.

 

그녀는 이렇게 행복과 불행의 양극단을 오간 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