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래(徐來)
중국 국가임업국은 단정학을 국조(國鳥)의 단독후보자로 하여 국무원에 보고했다. 누가 알았으랴. 이로 인하여 일파만파의 파란이 일 줄이야. 단정학의 학명과 영문명을 가지고 문제삼을 줄이다.
원래, 단정학의 라틴어 학명(學名)은 Grus japonensis이고, 영문 속명은 Japanese Crane이다. 직역하자면, "일본학"이다. 한 나라의 "국조"의 명칭에 다른 나라의 이름이 들어가다니, 확실히 문제가 있다. 하물며 그 다른 나라가 "일본"이라면 더욱 그렇다. 매체, 인터넷에서 애국청년들의 '정의의 함성'이 뿜어져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단정학은 왜 "일본학"으로 명명되었을까?
Grus japonensis라는 학명은 독일의 동물학자인 Philipp Ludwig Statius Mueller가 1776년에 명명한 것이다. 뮐러는 Erlangen에서 자연과학을 가르친 바 있다. 1773년에서 1776년까지 그는 린네의 <<자연의 체계>>를 번역하여 출판했고, 새로 명명한 동물의 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에 의하여 명명된 생물에는 듀공(dugong), 라마, 아이아이(마다가스카르 손가락원숭이) 및 일부 조류가 있다. 거기에 단정학이 포함되어 있었다. 뮐러가 단정학에 이름을 붙여준 1776년은 미국의 건국원년이다. 이 해에 중국은 청고종 건륭41년이 된다. 일본은 후도원천황 영안5년이다. 모두 쇄국상태였다. 그때, 서방인들은 광저우를 통해서 중국을 인식했고, 나가사키를 통해서 일본을 인식했다. 단정학은 중국 동북지역에서 남으로 내려오는데 화남지역으로 오지 않고 일본의 큐슈나 혼슈에서 겨울을 난다. 그리하여, 서방인들은 일본을 창구로 하여 이 동물을 보았다. 그러니 그것을 "일본학"이라고 명명한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혼슈의 단정학은 멸종된다. 어떤 동물학자는 이 동물이 일본에서 멸종되었으므로 영문속명을 Japanese Crane에서 Manchurian Crane(滿州鶴)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명칭이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Japanese Crane과 Manchurian Crane의 두 명칭은 병존했다. 그리하여 혼란을 낳게 된다. 그리하여 전 국제학류기금회 주석인 죠지 아치볼드(Archbold)는 단정학의 영문속명을 Red-crowned Crane으로 바꾸자고 건의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영문에서 '일본학'이라는 명칭이 여전히 주류이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다른 두 가지 명칭은 1/10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하에서, 어떤 평론가는 글을 써서 "단정학"의 제이름 찾아주기를 하기 위하여 매체를 동원해야한다고 얘기한다. 영문세계에서 '일본학'이라는 명칭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속명에서라면 이를 해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름을 바꾸는 일은 자주 있는 것이니까. 문제의 핵심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에 있을 뿐이다. 다만, "학명"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16세기, 프랑스의 식물학자인 C. Bauhin이 "쌍명법(雙名法)"을 만들었다. 1768년,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린네는 <<자연의 체계>>에서 이 방법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생물명명의 기본방식으로 사용한다. 소위 쌍명법은 바로 두개의 라틴어로 어떤 생물의 명칭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중 첫번째 라틴어는 속명(屬名)이고 두번째 라틴어는 종명(種名)이다. 예를 들어 여지(荔枝)의 라틴어 학명은 Litchichinensis Sonn.이다. 그중 Litchi는 여지가 리치속(屬)에 속한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어 여지의 발음이 리치라는 것을 말하고, chinensis는 부가어인데, '중국의'라는 뜻이다. 최후의 Sonn.은 이 종을 명명한 사람인 프랑스의 식물학자 Pierre Sonnerat의 이름을 축약한 것이다. 동물분류에서, 어떤 때에는 쌍명이후에 하나의 단어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동물의 아종(亞種)을 표시한다.
국제동물학회에서 제정된 <<국제동물명명규정>>에 따르면, 동물의 명명은 "우선법칙"을 준수한다. 간단히 말하면, 가장 면저 정확하게 어떤 동물종을 명명하면 그 명명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명칭을 50년이상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즉, 현재 단정학의 학명을 바꾸려면 오로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뮐러가 그 종속을 분류할 때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뮐러보다 더 먼저 과학적으로 명명했다는 문헌증거를 찾는 것이다. 확실히 이 두가지는 모두 가능하지 않다.
사실상 분류가 변동되거나 명명시의 자료가 잘못됨으로 인하여, 많은 동물의 학명에는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표범의 학명은 Panterrapardus japonensis(일본표범)이다. 이유는 1862년 명명자인 Gray가 일본에서 이 표범의 가죽을 보고, 명명했기 때문이다. 또한 홰나무(槐樹)는 중국이 원산지이고 국괴(國槐)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학명은 Sophora japonica(일본홰나무)이다. 인도차이나반도와 인도네시아등지가 원산지인 말레이시아 타피르(貘)는 학명이 "인도타피르"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명명시의 작오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과 사회 > 중국의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고대의 "천하의 중앙"은 어디인가? (0) | 2010.08.13 |
---|---|
중국고대에는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었는가? (0) | 2010.03.27 |
동방의 음양오행과 서방의 사원소설 (0) | 2009.08.12 |
중국은 "문화조공심리"를 극복해야 한다. (0) | 2009.08.10 |
중국고대서적에서 천랑성(天狼星, 시리우스)의 색깔문제 (0) | 2009.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