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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의학

"신의(神醫)"가 자생하는 토양

by 중은우시 2009. 7. 23.

글: 방주자(方舟子)

 

최근 들어 중국본토에서 나타났던 "신의"들은 아직도 그 대만섬에서 건너왔던 임광상(林光常)처럼 대단하지는 못했다. 이 자는 "배독교주(排毒敎主)", "고구마왕자(地瓜王子)"라고 불리던 양생 "박사"였다. 2006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대륙매체의 총아가 되어, 무수한 추종자를 끌어들였다. TV에서 한번 "항암식품으로 최고는 고구마이다"라고 말하자, 현지의 고구마가격이 졸지에 3배나 뛰었다. "콜라는 변기청소하는 것이다", "우유는 소나 먹는 것이지 사람이 먹는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현지의 코카콜라 판매가 대폭 줄고, 우유판매량이 20-30%나 감소했다. 그의 저작 <<무독일신경(無毒一身經)>>은 베스트셀러의 첫자리를 차지했다.

 

"임박사"가 대륙에서 득의만면하고 있을 때, 후원에서 불이 났다. 2007년 9월초, 대만 검찰기관은 임광상을 상업사기죄로 기소했고, 그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그리하여, 그가 대륙으로 건너와서 새로 출간한 책의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임광상의 저작은 대만에서 판매금지되었다. 2008년 8월,대만법원은 임광상에 대하여 사기죄로 2년 6개월의 형을 내렸다.

 

당시 임광상과 대륙에서 양생시장을 다투던 사람으로는 스스로 명나라 태의의 후예라고 자칭하는 유홍장(劉弘章)이 있었다. 아마도 이미지와 말재주때문인지, "유태의"는 TV에서 자신을 선전하지는 않았다. 다만, "유태의담양생(劉太醫談養生)" 총서시리즈는 베스트셀러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리하여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태의와 임박사중 누구를 믿어야 하느냐는 문제로 고민했다. 임박사가 대만에서 체포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유태의도 천진에서 체로되었고, 불법경영죄로 기소를 당했다.

 

이 두 개의 사건을 비교하면, 서로 다른 점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전문가의 신분을 날조하고, 자신의 의학수준을 과장하는 등의 사기수법으로 환자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구입하게 했다. 다만, '임박사'는 대만에서 이것때문에 체포되어 처벌받았다. 그러나, "유태의"는 대륙에서 사기행위를 추궁당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금액이 엄청난 사기범으로 처벌받아 10년이상의 형을 받았을 것이다. "박사" "교수" "원사" "전문가" "태의후손"을 사칭하며,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내놓은 양생이론, 의학이론을 믿게 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도서, 보건품, 약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거의 모든 "신의"들이 써먹는 수법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기행위는 처벌받아야 하지 않는가?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기는 건강에 위해를 가하니 더더욱 추궁해야 한다. 그러나,대륙에서 얼마나 많은 "신의"가 TV, 라디오와 신문잡지에 나타나서 공공연히 의료보건을 판매하는 사기를 치고, 돈을 수도없이 끌어모으더라도, 아무도 이것때문에 사기죄로 처벌받지 않았다. 아주 운이 나쁜 사람은 소송에 걸린 적이 있다. 그렇지만 다른 죄로 걸린 것이다. 대부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신용이 상실된 사회에서, 사기는 아마도 필요한 마케팅수단인가보다. 사법기관조차도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

 

임광상이 대만에서 처벌받게 된 것은 그 시작이 임광상을 믿고, 화학요법을 거절하던 암환자가 죽기 전날 각혈로 글을 써서 임광상이 부정하게 돈을 받았다고 고발하면서 비롯되었다. 임광상이 체포되자, 대만의 추종자들은 바로 흩어져 버렸다. 그러나, "유태의"가 대륙에서 체포되었지만, 여전히 그를 믿는 추종자들은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고, 사법기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상해교통대학의 한 교수의 처는 위암에 걸린 후, "유태의"의 지도에 따라, 입원치료를 받지 않다가, 금방 죽어버렸다. 그 교수는 그래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 "유태의"를 지지하고 있다.

 

이런 추종자들이 반드시 "유태의"와 이익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정말로 "유태의"의 의술을 믿을지 모른다. 중국민족은 원래 과학, 이성의 전통이 결핍되어 있다. 과학적인 자질을 갖춘 국민은 겨우 백분의 몇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한 무리의 문과교수들은 과학이 지나치게 강성하는 것을 꺼려하여, 과학을 반대하는 것을 소임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은 일부러 과학과 가짜과학을 섞어서 설명하고, 과학과 미신의 한계를 혼란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아무리 황당한 의료보건이론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을 차지하기 어렵지 않다. 양생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민중들에게 심리적인 위안을 주는 것이다. 그 추종자들은 절대로 문맹, 반문맹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학력, 고위직의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유태의" "임박사"와 같은 "신의"의 출현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이전에는 엄신(嚴新), 장굉보(張宏堡)등 "기공대사(氣功大師)"가 일세를 풍미했었다. 대륙에서 더 이상 속이기 힘들게 되자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일대신의" 호만림(胡萬林)과 같이 불법의료죄로 15년형을 받은 경우는 아주 드문 사례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어떤 사람들은 그가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오늘, 베스트셀러인 의학류의 책이나, 인기있는 의학강좌프로그램은 거의 예외없이 현대의학과 반대되는 논조의 독특한 양생법이나 미신이다. 이를 떠벌이는 자들은 생물의학적인 훈련을 받지도 않은 자들이다. 원래 건강하게 지도할 자질이 부족하다. 그래도 여러 지지자, 추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말하는게 황당하면 황당할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그를 믿는다. <<인체사용수책>>, <<의사에게 맡기느니 자신에게 맡기는게 낳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말한다>>, <<병들지 않는 지혜>>에서 몇몇 TV가 동시에 방송한 왕신하(王晨霞) 장문의학강좌, CCTV와 "신의" 이배강(李培剛)의 "면대면(面對面)", 그리고 CCTV "감동중국"의 PD는 블로그와 책을 쓰고, 여러 명사들이 받드는 도교의 "살아있는 신선"등등 수도없이 많다.

 

"신의"의 성행은 매체(출판사)의 도움과 깊은 관련이 있다. 국내매체는 왕왕 광고와 뉴스보도의 한계를 혼동한다. 의학강좌, 보도를 "신의"에 대한 광고로 쓴다. 그들은 광고비를 낼 필요도 없다. 그저, "신의"로 시청자의 관심만 끌 수 있으며, 매체는 시청률, 판매량을 위하여 공짜로 "신의"를 위한 광고를 해주는 것이다. 심지어 거꾸로 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2007년 4월, 필자는 일찌기 북경위성TTV의 <<수성기(搜城記)>> 프로그램에서 "임박사"와 논전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임박사"였다. 나는 그저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등장해서 그와 다투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무대 아래에서 그의 공연을 보아야 했다. 편집을 거쳐 방영된 후에는 더더욱 "임박사"의 양생관을 두드러지게 소개했다. 나의 질의는 그저 곁가지에 불과했다. 나는 방송국이 "임박사"의 돈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은 그의 관점과 공연이 더욱 시장성을 지닌다고 보았을 것이다. 관중에 영합하기 위하여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더더구나 일부 편집인, PD와 기자는 진정으로 이들 "신의"를 믿고 숭배하며, 적극적으로 그들을 위하여 선전해준다.

 

매체는 원래 의심을 품고 보건사기극을 폭로하는 주역이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러인지 아닌지 "신의"의 종범이 되고 말았다. 이는 매체가 사회책임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도덕과 과학소양이 결핍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체가 띄워주기 때문에, 사법기관도 종용하고 봏해준다. 이런 토양을 가진 중국에서는 "신의"가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오늘 하나를 뽑아버리더라도, 내일 열이 자라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