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사회/중국의 의학

중국의 "신의(神醫)"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by 중은우시 2009. 7. 17.

글: 방주자(方舟子)

 

최근들어 TV에서 한 "신의"를 선전했는데, 전문적으로 하지마비, 반신불수를 치료한다고 했다. 말로는 손만 닿으면 병이 낫는다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서의 손만 닿으면 병이 낫는다는 말이다. 침도 놓지 않고, 약도 먹지 않는다. 간단하게 손으로 주무르기만 하면, 환자가 벌떡 일어나 뛰어다니게 만든다. 때는 바야흐로 "신의"배출의 시대이다. 국내매체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신의"를 내놓았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사실 "신의"라고 해도 신비할 것도 없다. 그저 그 안의 비밀만 깨치면, 사람들은 누구나 "신의"가 될 수 있다.

 

"신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당연히 사람들이 불치병으로 여기는 큰 병을 치료한다고 떠드는 것이다. 말기암, 하지마비등은 "신의"들이 가장 잘 치료하는 병이다. 그리고 가장 리스크도 없다. 왜냐하면 그냥 죽은 말을 산 말이라치고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정상적이다. 그러니 뭐라고 비난받지도 않는다. 아주 우연하게 한 두개를 '치료'하면 바로 난리가 난다. 바로 입소문이 돌아 버린다. 일반질병은 일반의사들에게 맡긴다. 그래야 "신의"의 명성에 금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신의"는 그리고 살아온 인생이 아주 기이하다. 아주 대단한 집안출신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무슨 "태의(太醫, 황제의 어의)"의 후손이어서 집안에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비전의 약방이 있다거나; 아니면 아예 출신이 미천하지만 아주 기연을 만나서, 혹은 고수의 지도를 받거나, 혹은 각고의 노력을 거쳐 스스로 배워서 큰 지식을 얻은 것이다. 사람들은 명문가의 후손을 우러러보고, 창업한 영웅을 존경한다. 당신이 어느 쪽 신분을 선택하든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모두 보통사람이 아니게 된다. 중국의 일반백성은 보편적으로 민간에 고인들이 있다고 믿는다. 전문적인 훈련을 거치지 않고도 "신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학을 다니지 않으면 어떤가? 편작, 화타가 대학을 다녔던가? 영웅은 출신을 가리지 않는다.

 

전설적인 경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자질을 보여주는 칭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양의 박사학위, 교수직함, 원사칭호등이 그것이다. 국외에는 전문적으로 중국인 박사를 배양하는 대학이 있다. 외국어를 한 마디 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 그저 학비만 내면, 박사학위는 금방 부쳐준다. 이들 대학은 비록 일부 사람들에 의하여 "야계대학(野鷄大學)"이라고 능멸당하지만, 그래도 이름은 거창하다(예를 들면, "국제", "세계', "연합국"등이 머리에 붙는다). 그래서 이름만 들어도 간이 작은 사람은 깜짝 놀란다. 혹은 국외의 명문대학과 글자 한자 정도를 틀리게 한다. 유의해서 보지 않으면 착각하게 된다. 원사칭호도 마찬가지로 국외, 마카오 홍콩등지에는 전문적으로 중국인들을 겨냥한 "과학원"이 있어서 그 곳에서 받으면 된다. 교수직함은 스스로 붙이면 된다. 조금 안전하게 하려면, 관계를 통해서 모대학에 객원교수가 되거나, 혹은 자기 스스로 연구소를 설립한 후 연구원이 되면 된다. 연구원이 바로 교수가 아닌가?

 

천하에 불치명을 치료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러 주류의학과 반대되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비록 치료방법이 아주 간단히 두들기거나, 주무르는 것이라도 죽어라'안마'는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붙인 새로운 치료방법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명명한 새로운 의학체계를 만든다. 그리고 발표된 논문, 출판된 학술전문서적과 전문가의 감정등을 증거로 내민다.

 

그러나, 현재 많은 사람들은 이미 국내학술계가 심각하게 부패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논문과 학술전문서적도 돈만 내면 출판할 수 있다. 감정하는 전문가도 돈으로 살 수가 있다. 그래서 자신은 국내에서만 활약하는 게 아니라, 숭고한 국제적인 명성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할 필요가 있다. 국제학술정기간행물에 논문을 발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여러 경로를 통하여 자신을 세계를 깜짝 놀라게한 "신의"로 포장할 수는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자신이 어떻게 해외에 이름을 떨치고, 해외의 전문가들을 꼼짝 못하게 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꾸민다. 여기에는 비용도 들지 않는다. 복잡한 방법이라면 돈을 좀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특허를 신청한다. 다른 사람이 새로운 관점이나 새로운 방법을 제기하지 않으면 특허심사관도 통과시켜준다; 브뤼셀 유레카박람회 금상과 같은 상을 받는 것이다. 이들 전람회는 돈만 내면 참가할 수 있다. 참가하면 상을 받는다. 국제회의에 보고서를 내는 것이다. 많은 국제회의는 돈만 내면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국제조직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 국제조직은 자신이 등록한다. 더욱 복잡한 방법일수록 돈이 더 든다. 외국인들을 연기자로 불러모아서, 녹음을 뜬 후에 귀국하여 틀어주면 된다.

 

고관이나 명사를 찾아서 자신을 띄워달라고 한다. 이것도 빠져서는 안된다. 비록 고관이나 명사이더라도 의학적 성과에 대하여는 감별능력이 없다. 다만 우리 사회는 고관, 명사는 각 분야의 권위자이다. 당연히 의학계에서도 권위가 된다. 고관, 명사들이 인정했다는 것은 단순히 일반백성들로부터 숭배를 받게 된다는 것뿐아니라, 자신에게 강호를 돌아다닐 수 있는 상방보검을 내린 것이나 같다. 공상부문, 약품감독기관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해준다.

 

그러나, 가장 사람들을 믿게하기 좋은 것은 환자가 스스로 나서서 얘기해주는 것이다. 몇몇 방조자를 구해야 한다. 이들에게 환자로서의 병력을 날조한다. 이런 수단은 너무나 저급하다. 인터넷시대에 헛점이 드러나기 너무 쉽다. 진짜 환자들이 나와서 연기를 하게 하면, 기자, 네티즌의 추적조사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진료한 환자가 많으면 그 중에서 말잘하는 환자를 골라서 자신이 신기한 효과를 보았다고 말하고 다니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록 불치병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수는 오진이다. 사실 환자가 앓았던 것은 불치병이 아니었던 것이다. 비록 정말 불치병환자라고 하더라도, 일부분은 스스로 치유되는 경우가 있다. 심리암시작용하에서는 더욱 쉽게 자체치유된다. "신의"라는 머리 위의 오로라를 가지고 있고 강력한 심리암시를 주면, 하지마비환자도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걸을 수 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게 되지만 그다지 불가사의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하지마비환자는 기능이 이미 회복되었지만, 심리적인 장애가 남아있을 뿐인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는 확실히 손만대면 치료가 된다. 몇몇 이런 환자를 만나기만 하면 평생 떠벌일 꺼리가 생기는 것이다.

 

"신의"의 병치료는 모두 입에 의존한다. 뻥을 잘 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다만 마지막에는 결국 매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신의"로 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매체선전은 돈으로 살 수도 있다. 돈을 많이 쓰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광고도 뉴스로 바뀔 수 있다. 어떤 때에는 이런 선전비도 아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매체의 기자나 편집인은 "신의" 이야기를 깊이 믿고 있어서, 그들이 무상으로 선전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일대의 "신의"가 탄생한다. 그러면 보통백성, 고관, 명사, 매체로 하여금 "신의"라고 믿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내학술계를 믿게 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다. 그래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국제학술계를 믿게 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건 관계없다. 노벨상은 필요없다. 돈만 벌면 되는 것이다. "신의" 시장은 국내이고, 기껏해야 해외의 화교이다. 이곳에는 수천년간 축적된 "신의"의 토양이 있다. 돈열리는 나무가 아주 쉽게 뿌리내리고 자랄 수 있는 것이다.

 

2009.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