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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의학

중의(中醫)가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가?

by 중은우시 2010. 1. 26.

글: 방주자(方舟子)

 

2009년 12월 26일자 뉴스에 따르면, 국가중의약관리국 의정사(醫政司) 사장인 허지인(許志仁)은 이렇게 발표했다: 국가위생국과 재정부는 2004년부터 중의약으로 에이즈를 치료하는 시험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미 17개성에서 근 만명의 에이즈병환자와 감염자에게 무상으로 중의약치료를 실시했다. 프로젝트임상결과에 따르면, 규범적인 중의약치료는 에이즈병에 치료효과가 확실히 있다. 에이즈병 환자의 발열, 기침, 무기력, 설사, 호흡곤란, 피부발진, 점막궤양등 임상증상을 개선하였고, 에이즈병환자의 면역기능을 개선하고 안정시켰으며, 환자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항바이러스약물의 부작용을 감경시켰다.

 

에이즈병이 중국내에서 중대한 사회문제로 된 이후, 에이즈를 철저히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은 중의(中醫), 중약(中藥)의 새로운 광고포인트가 되었다. "중의태두"라고 불리는 등철도(鄧鐵濤)는 2005년 CCTV와 인터뷰할 때, 1년반이후에는 중의로 에이즈를 정복할 것이라고 예언했었다. 지금 벌써 4년이 지났다. 중의약의 에이즈에 대한 '확실한 치료효과'라는 것이 겨우 임상증상을 개선하였고, 에이즈병환자의 면역기능을 개선하고 안정시켰으며, 환자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항바이러스약물(당연히 양약에 대한 것이다)의 부작용을 감경시켰다는 정도이다. 아직도 '정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 치료효과가 '확실'한지 여부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 소위 임상증세를 개선하고, 환자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없고, 아주 모호한 묘사이다. 환자의 심리상태, 생활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평가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경향도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소위 '개선'이라는 것은 설사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심리암시로 인한 심리안정효과이고 중약이 정말 효능을 발휘한 것은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리안정효과와 주관적인 편차를 제거하려면, 반드시 엄격한 임상실험을 거쳐야 한다. 국제의학계는 소위 '임상경험'은 약물의 치료효과를 증명할 수 없고, 기껏해야 추가적인 연구에 초보적인 참고자료로 제공될 수 있을 뿐이라고 인정한다. 수기분조(隨機分組), 안정제와의 대조, 쌍맹(雙盲), 다중심(多中心)의 임상실험만이 비로소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믿을만한 방법이다. 에이즈병 치료에 쓰이는 화학약은 모두 이런 임상실험을 통과한 것들이다. 그리하여 중국을 포함한 세계각국에서 인정을 받고 사용되어지는 것이다. 중국내에서 에이즈의 치료에 쓰인 중약은 하나도 이런 임상실흠을 거쳐 치료효과를 인정받은 것이 아니다.

 

임상실험을 거쳐 유효성과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약물을 가지고 직접 임상에 사용하는 것은 실제로치료의 명의로 환자를 인체실험하는 것이다. 비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학윤리에 반하는 비인간적인 방법이다. 많은 중약은 이미 유독성과 부작용이 발견되었다.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난다. 많은 중약들은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여 아직도 부작용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임상증세가 개선'시키고 '환자의 생활의 질이 향상시킨 중약이 혹시 치료효과가 없을 뿐아니라, 환자의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았을까? 중약을 안정제처럼 에이즈환자에게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먼저 그 안정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중의약에 대한 두터운 기대를 품는 사람들은 왕왕 중의는 수천년의 경험이 집적된 것이라고 한다. 장기간의 치료경험으로, 어떤 때에는 특정 질병에 대한 특정한 치료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것은 에이즈와 같은 신형 질병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에이즈에 대하여 고대사람들은 들어본 적도 없다. "수천년의 경험"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의약은 전염병을 치료하는데는 젬병이었다. 수백 수천년간 계속된 오래된 전염병들도 모두 현대의학이 접종, 항생제약물을 가지고 통제하거나 소멸시켰다. 중의약은 전통 전염병에 대하여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도 신형 전염병을 치료하겠다니 특히 현대의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을 치료하겠다니 그건 괴이한 일이 아닌가?

 

중의약은 그저 세계전통의학중 한 갈래일 뿐이다. 다른 나라, 민족의 전통의학 예를 들어, 서방전통의학, 인도의학, 아랍의학, 아프리카의학등도 역사가 중의보다 짧지가 않다. 다른 의학사상과 치료방식도 모두 '박대정심'하다. 중의와 닮은 점들이 많다. 우리는 그들도 에이즈를 치료할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믿어야 하는가? 예를 들어, 잠비아 위생부는 2007년 성명을 발표하여, 잠비아 총통이 "전통의학의 가정지식"과 "코란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초약(草藥)과 향초(香蕉)로 에이즈를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했다고 하였다. '임상실험'은 이들 약물이 확실한 치료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고 했다. 일부 환자는 체내에 이미 에이즈병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약물을 믿고, 수입해서, 무상으로 에이즈환자에게 공급해주어야 하는가? 만일 아프리카의학이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면, 중의약이 가능하다고는 어떻게 믿는가? 과학은 국경이 없다. 민죽문화속성도 없다. 의학과학은 당연히 그렇게 된다는 이치에 맞아야 한다. 그저 어느 특정국가에서 성행하고 특정국가의 환자에게만 유효한 의학은 분명히 과학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