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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선진)

손자(孫子)와 오기(吳起)는 누가 더 뛰어난가?

by 중은우시 2009. 5. 25.

글: 화빈(華彬)

 

어제밤에는 병서를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을 보았다: 손자와 오기는 누가 더 뛰어난가?

 

이 두 사람은 모두 내가 어려서부터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누가 누구보다 뛰어날지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손자가 더 익숙할 것이다. 왜냐하면 완벽한 <<손자병법>>이 세상에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자의 평생사적은 사서에 거의 기록되어 있지 않다. <<사기>>에 오왕 합려를 만나서 그의 궁녀들을 훈련시켰으며, 두 명의 총희를 참했다는 이야기만 나와 있다. 그 이후의 구체적인 사적은 없다. 이를 보면 손자의 일생은 책을 쓴 이외에, 다른 큰 일을 해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기의 이야기는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하다. 노(魯)나라에서 위(魏)나라로, 다시 초(楚)나라로, 오기는 연이어 큰 일들을 해냈고, 여러가지 멋진 이야기들을 남겼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기의 병법은 완벽하게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다. 그저 부분만 남은 6편의 잔서(殘書)가 있을 뿐이다. 이것이 아마도 후세에 오기의 명성이 손자보다 떨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나는 매번 <<사기>>의 손자오기열전을 읽을 때면, 사마천이 마지막에 이렇게 한 말을 보게 된다: 손자 오기의 병법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의 집안에 모두 있으니, 나는 굳이 더 이상 인용하지 않겠다. 아...사마천이여, 오자병법은 나중에 사라졌단 말이요.

 

필자에게 영향을 준 것은 두 사람의 사상이다. 하나는 손자의 <<손자병법>>이고, 다른 하나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다. 클라우제비츠가 나에게 준 영향은 주로 결전사상이다. "모든 전투는 전부 최후의 결전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주 경영자들에게 수시로 마음 속에 "결전"을 준비하라고 얘기한다. 그저 결전이 어디서 이루어질지를 확실히 알면, 전투의 노선도를 배치할 수 있고, 모든 투자를 계속하여 한 방향으로 쏟아부을 수 있다.

 

손자의 영향은 더욱 직접적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네 글자의 기본원칙으로 귀결된다:

 

영료재타(了再打)

이긴 후 다시 싸워라.

 

이 "영료재타"의 네 글자는 원래 손자의 "선승이후전(先勝而後戰)"의 사상이다. 여기에서 먼저 에피소드 하나를 언급하고자 한다. 흥미가 있다면 자세히 읽어보고 음미하기 바란다. 일생동안 손자의 이 부분을 반복하여 읽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에피소드는 가장 크고 가장 본질적이며 가장 쉽게 오인할 수 있는 이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다:

 

"고금의 명장은 다수가 패장이다"

 

명장=패장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명장이면서 패장인 대표적인 경우가 항우(項羽)이다.

 

진정한 상승장군은 모두 지용(智勇)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다. 지혜로 이름을 날리지도 않고, 용맹함으로 공을 세우지도 않는다." 상승장군은 항상 이기더라도 멋있게 이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명장은 모두 노래하고 눈물흘릴만한 장렬한 결말을 맞이한다.

 

상승장군의 대표적인 경우는 "무명씨(無名氏)"이다.

 

손자가 말하기를: "옛날에 전쟁을 잘 하는 자는 먼저 적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적군에 승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적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군에 달려 있고, 아군이 승리하는 것은 적군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군이 승리할 수 없게 할 수 있지만, 아군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적군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말한다. 승리는 미리 알 수 있지만, 승리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 적군이 승리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은 지키는 것이다. 적군에 승리한다는 것은 공격한다는 것이다. 방어하는 것은 아군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공격하는 것은 아군이 남기 때문이다. 방어를 잘하는 자는 마치 깊은 땅 속에 숨은 것과 같고, 공격을 잘 하는 자는 마치 높은 하늘 위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지키고 완전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승리는 최선의 승리가 아니다. 전쟁에 승리하고 천하의 사람들이 잘했다고 하더라도, 최선의 승리는 아닌 것이다. 가벼운 털을 들었다고 하여 힘이 세다고 하지 않으며, 해나 달을 볼 수 있다고 하여 눈이 밝다고 하지 않으며,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하여 귀가 밝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옛날에 소위 전쟁을 잘하는 자는 쉽게 이길 수 있는 적과 싸워서 손쉽게 승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승리한 것에 대하여는 지혜나 명성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용맹이나 공적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조그만치의 오산도 없다. 왜냐하면 사전에 전쟁의 승리를 보고 있었고, 이미 패배한 적과 싸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패배하지 않을 곳에 서서 적이 패배할 요인을 포착하는데 실패하지 않는 자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먼저 승리를 확보한 후에 전투를 한다. 전쟁에서 패배하는 자는 먼저 싸우고 나서 승리를 구한다. 병력을 잘 운용하는 자는 도를 잘 닦고 법을 잘 지킨다. 그리하여 승패를 다룰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병법은 첫째는 지형파악, 둘째는 자원계산, 셋째는 병력수, 넷째는 군사력, 다섯째는 승리이다. 지형에 따라서 지형파악이 이루어지고, 자원파악이 되어야 자원계산이 되며, 자원계산이 되어야 병력수가 결정되고, 병력수는 군사력을 결정하고, 군사력이 승리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군대는 무거운 것으로 가벼운 것을 다는 것과 같고, 패배하는 군대는 가벼운 것으로 무거운 것을 다는 것과 같다. 승리하는 군대의 전투하는 백성은 마치 둑을 터서 골짜기로 물을 흘려보낸 것과 같은 기세이다. 그것은 그러한 형세로 배치했기 때문이다.

 

손자는 "승리는 미리 알 수는 있지만, 승리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대단하다. 어떤 신규프로젝트의 상장건을 처리한다고 치자. 미리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알 수 있는가? 네가 시작할 때 '높은 하늘의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가?' 근본적으로 경쟁상대방과 같은 반열에 있지 않은가? 어떻게 '손쉬운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기업경영의 모든 단계는 투자이다. 모두 거대한 금전과 기회비용을 들여서 미래를 형량하는 것이다. "승리"하기 위하여 우리는 모든 방법을 다 쓰고, 시장조사연구에서부터 심지어 점집까지 가본다. 거대한 리스크가 우리의 머리위에 놓여 있다. 절대로 "전투를 먼저 시작하고서 승리를 바랄 수"는 없다. 이것은 바로 사옥주(史玉柱)가 자주 말한 "시험은 늦더라도, 전국에 까는 것은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이 늦은 것은 승리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전국에 까는 것은 빨라야 한다는 것은 바로 무거운 것으로 가벼운 것을 다는 것이다. 최대의 자원을 들여서 최대의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여러분이 그저 싸울 줄만 안다면 질 가능성이 이길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전투를 쉽게 입에 담아서는 안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새로운 전투를 감소시키고, 자원과 구조를 가지고 성장해야 한다. 이 점은 오기의 잔존한 병서에서도 아주 깊이있게 쓰여져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쉬우나, 승리를 지키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말한다: 천하의 전국시대에 다섯번 승리한 자는 화(禍)를 입었고, 네번 승리한 자는 폐단(弊)이 나타났으며, 세번 승리한 자는 패자(覇)가 되고, 두번 승리한 자는 왕(王)이 되고, 한번 승리한 자는 황제(帝)가 되었다. 여러번 승리하고 천하를 얻은 자는 드물고, 망한 자는 많다."

 

깊이가 있다. 바로 이 몇 구절만 보더라도 오기가 손자보다 못하다고 할 수가 없다. 우리의 경영자들은 이 몇 마디 말을 깊이 씹어보아야 한다. 나는 중국의 일부 기업가들이 전쟁을 좋아하고 승리를 좋아하는 것을 보게 된다. 계속하여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혁신한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새롭게 하려면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승리를 구조적인 지속적인 승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바탕이 튼튼해지고 계속해서 새로운 승리를 창조해낼 수 있다.

 

글이 끝머리가 되어가니 역시 내가 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말해야 할 것같다. 손자병법은 세계적인 것이다. 오기의 반부잔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손자는 무슨 사업을 크게 한 것이 없다. 오기는 노래할만하고 눈물흘릴만한 일을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백중지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를 직접 비교해보면 손자가 오기보다 낫다.

 

오기의 일생은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하다. 당초 그는 노나라에 있었다. 노나라가 제나라와 싸우려는데, 그는 대장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처가 제나라사람이어서, 노나라는 그를 믿지 않았다. 그는 그리하여 처를 죽이고 장군도장을 받았다. 이 일은 오기의 일생에서 큰 오점이다.

 

손자의 성공도 여인을 죽인 것에서 비롯된다.(구시대의 여인들은 가련하다. 신중국의 남녀평등만세!) 그는 오왕의 후궁여인들을 데리고 군사훈련을 시키면서 후궁들이 희희낙락하면서 말을 듣지 않자, 그는 두 명의 총애를 받는 후궁을 죽여버린다. 그러자 그 아가씨들은 바로 철의 규율을 가진 군대로 훈련된다. 오왕은 비록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군대를 그에게 넘긴다.

 

그래서 오기의 성공은 자신의 처를 죽인데서 시작하고, 손자의 성공은 오너의 처를 죽인데서 비롯된다. 그것도 두 명이나.

 

이 점에서 손자는 오기보다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