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동화(劉東華)
이번은 분명히 주신리가 최근 반년동안에 두번째 흘린 눈물일 것이다.
중국상무부가 미국코카콜라회사의 회원과즙을 인수하는 것을 금지한데 대하여 절대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이 환호하고 전세계가 그 시비장단을 열심히 논쟁하고 있을 때, 당사자인 주신리의 느낌이 어떨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고, 더더구나 그것을 아는 사람은 더욱 적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주신리라면, 쇠로 된 사나이인 그는 아마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혼자 한바탕 울었을 것이다.
주신리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적이 언제인지는 아마 모두 기억할 것이다. 바로 작년 9월 3일, 코카콜라가 24억달러로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회원과즙을 인수한다고 선언할 때, 회원의 창업자로서, 중국의 우상급 창업자인 주신리는 인터넷에서 엄청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 대장의 풍모를 지니고, 흔들림없이 회사경영을 지휘해왔던 주신리도 모든 사람이 나서서 손가락질하는 데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저 "브랜드에는 국경이 없다", "기업은 자식처럼 키워서 돼지처럼 팔아야 한다"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욕을 얻어먹을 말만 내뱉았을 뿐이다. 그때 주신리의 눈물은 욕을 먹어서 흘린 것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실은 극도의 상심과 억울함에서 흘린 것이라 할 것이다.
회원과즙이라는 이 "자식"을 놓고 말하자면, 주신리는 당연히 "친생부모"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자식"을 키우면서 너무나 많은 신산과 고초를 겪었다. 자식은 부모의 애물단지이다. 다른 사람이 얼마의 가격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사가는 집안의 조건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자식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눈물을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피를 흘려야 하는 일이다. 그것도 아주 많은 피를 흘리는 일일 것이다. 다만, 주신리라는 이 '독한 부모'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여주지도 않고, 그저 '돼지를 파는' 듯이 시원시원함을 드러냈다. 마치 자기가 이 거래로 아주 큰 이득을 본 것처럼....
사실대로 말하자면, 당시 나는 주신리를 심하게 욕하던 사람의 하나이다. 그리고 아마 가장 악독하게 욕했을 것이다. 그리고, 주신리가 납득하기 가장 힘든 욕을 해대는 친구였을 것이다. 욕을 하고난 다음에, 나는 바로 북경근교의 회원본사로 가서 그들 그룹과 현지합작파트너인 샨다(盛大)와의 추석행사에 참석했다. 주신리는 특별히 나에게 그와 그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몇잔 마시자고 청했다. 나는 확실히 그날 여러 잔을 마셨다. 내 부하가 보기에 술에 취해서 미친 것같았다고 할 정도에 이르렀다. 내가 당시에 거기에 갔던 것은 주신리에게 세 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첫째, 그는 이미 대단한 단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성공은 코카콜라회사가 제시한 높은 가격으로 나타날 뿐아니라, 전국인민의 욕하는 소리에서도 드러난다. 원래 주신리가 혼자서 만들어 낸 것을 이제는 전국인민이 보배처럼 여기고 있고, 미국인이 엄청난 돈을 제시해도 팔기 아까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가 자기 손으로 만들어낸 '회원과즙"이지만, 지금은 십여억 동포의 눈에 "국보"가 되지 않았는가? 둘째, 그는 확실히 욕을 먹어야 했다. 이번에 기업을 "자식처럼 키워서 돼지처럼 판다"는 말은 확실히 욕을 얻어먹을 짓이다. 왜냐하면 네가 혼자서 만들어낸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이미 국민의 큰 신뢰와 애정을 받게 된 다음에는 농후한 애국정서와 민족정신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 그것은 네 것이 아니다. 네가 그것을 사랑하고 네가 그것에 대하여 책임지는 방식은 그것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해와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방에서 욕을 먹고, 뱉는 침에 익사하는 지경이 될 것이다. 만일 요행스럽게 살아남는다면 그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셋째, 주신리가 비록 욕을 먹어야 하고, 이번에 매각하는 행위는 욕을 먹어 마땅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진지하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 있다. 누가 주신리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 회원과 같은 민영기업이 아무 것도 없는데서 이렇게 일구어내고, 작은데서 시작하여 커지는 과정에 주신리의 고통, 주신리의 노고, 주신리의 위험, 주신리의 곤란을 누가 알아주었고, 누가 도와주었는가? 만일 그의 "자식"이 국민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라면, 죄는 그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가? 그리고 돌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욕을 얻어먹더라도 그 자식이 횡액을 당하거나 요절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이 "보배같은 자식"을 독하게 마음 먹고 돈을 많이 내놓겠다는 사람에게 넘겨서 잘 살게 하려고 하고, 나중에 자신이 돈을 벌어서 더 많은 "자식"들을 기르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것인가?
"누가 주신리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 내가 회원본사에서 술기운을 빌어서 말을 막할 때, 뼈에 사무치게 내뱉은 말은 바로 이 말이다. 우리의 동포, 우리의 민족은 우리의 영웅이 힘들게 버티고 있을 때는 못본 척 하다가, 일단 도저히 더 이상 버티지 못해서, 차선책을 찾고, 취사선택을 할 때가 되면, 우리는 다시 죽어라 욕을 하지 않는가? 그 값싸고 무지한 분노정서로 사람을 땅바닥이 넘어뜨린 다음에 짓밟아버리지 않는가? 이 억만 네티즌은 애국심이 발동하여, 적을 대하는듯한 분위기하에서, 가련한 주신리는 정말 몰래 혼자서 눈물흘릴 곳도 찾아내기 힘들었다.
생각도 못했던 것은, 돌연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멜라민분유사건이 터져주는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은 돌릴 수 있었다단 것이다. 일부 식견있는 사람들은 멜라민사건을 통하여, 주신리의 어쩔 수 없었던 고민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어서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위기가 닥쳤다. 그러자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주신리의 예견력과 긴 안목을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그를 신나게 욕들어 먹게 했던 "돼지처럼 판다"는 이론이 다시 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주신리가 돼지처럼 팔아버리는 것에 대하여 확실히 욕을 할 자격이 있던 인사들이 보기에, 당시에 주신리가 이 '자식'을 '돼지'처럼 팔기 위하여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그 자식이 이미 왕자의 기상을 갖추었다는 것만 보고, 죽어라 버티면, 그 가치는 수십억달러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고, 외부경제의 한파가 점점 더 심해지고, 그 끝이 보이지 않게 되자,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기다리며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코카콜라가 말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하에서, 상무부가 신성한 법률의 이름으로 결단을 내려 처음에 언뜻 보기에는 잘못한 결정인 것같았지만,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아주 잘 된 거래를 뱃속에서 유산시켜 버리지 않게 되기를 바라게 되었다. 하물며, 처음부터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주신리는 일찌감치 상무부의 의도에 따라, 거액의 자금을 가지고 과즙산업의 후방산업에까지 널리 효과가 미치도록 계획하고 있었다.
주신리는 가장 치명적인 한 가지를 생각지 못했다. 만일 중국에서 국민들사이에 그렇게 심도있고, 그렇게 거대한 묵계가 있었다면, 그가 애시당초 '자식처럼 길러서 돼지처럼 팔'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인수금지결정이라는 발생하지 않아야할 사건이 단호하게 그리고 순조롭게 내려졌다. 상무부의 결정을 칭송하는 분위기하에서 그는 울고 싶어도 눈물이 말랐다. 호소하고 싶어도 할 데가 없다. 그저 주신리는 다시 마음을 다지고 태산이 머리를 누르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생각이나 해봤는가? 만일 주신리가 언젠가 정말 버티기 힘들어서, 회원과즙을 정말로 '돼지가격'으로 팔아버리려고 해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미안한 감을 가지지 않겠는가? 중국인이 스스로 만들고, 한때 우리에게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가져다준 민족브랜드의 몰락에 안타까워하지 않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만일 정말 그렇다면, 현재는 우리가 인터넷에서 주신리를 욕해대는 그러한 열정으로 행동에 나서서 한마음 한뜻으로 자주브랜드, 민족브랜드를 발전시킬 여론환경, 제도환경, 법률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도 용감하고, 힘이 미치는 범위내에서 스스로의 책임을 지고, 우리의 영웅이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어제, 우리의 상무부는 다시 전세계에 말했다. 케이만군도에 등록된 회원과즙은 외국회사이고, 회원의 지분인수를 금지한 것은 두 개의 외국회사간의 일이다. 중국의 투자정책에는 관련되지 않는다고. 이는 마치 우리에게 회원과즙의 사활에 대하여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주신리가 울어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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