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계진(丁啓陣)
아마도 나 자신이 농민가정출신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아마도 이십여년간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도시의 허상과 자잘한 면을 너무나 많이 보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매번 조국의 광대한 토지위에서 일년동안 묵묵히 봄에는 씨를 심고 가을에는 거두는 일을 하는 농민들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 속은 두보와 같이 "탄식하면서 뱃속이 뜨거워진다" 나는 농민의 노동이야말로 세계에서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 노동중 드물게 보는 하나라고 생가간다. 그것은 우리 인류의 생명이 의지하고 있고, 신성한 것이다.
바로 이렇게 신성하기 때문에, 그들의 손발을 묶어서, 그들로 하여금 도시인들과 같은 교육의 기회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고,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그들이 도시에 들어갈 기회조차 얻기가 힘들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보고 들은 것이 적고, 행동거지가 우스워서, 갖가지 일들이 블어지고, 우스개도 많이 나오게 된다:
한 산동의 농민은 구운 떡과 파지짐이 인간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포청천과 같은 뛰어난 인물이 천주(陳州)에 백성들을 위하여 구제양식을 풀러 떠날 때, 조정에서 그를 송별하면서, "동궁마마는 큰 떡을 굽고, 서궁마마는 파를 지졌다"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주석과 같은 인민의 대영웅이라면 매일 당연히 하루종일 천안문의 위에 앉아서 구운 떡과 파지짐을 벅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절강서부(금화일대)의 농민부자는 모주석이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벨 때, 금도끼를 쓰는지 아닌지를 가지고 열나게 다투었다.
한 청장고원의 목민(牧民)은 황제가 가축의 똥을 수거할 때 쓰는 쇠스랑은 황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한 운남의 농민은 통지를 받았는데, 당과 정부는 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 위하여, 다음 날 두 대의 트럭에 생활용품을 싣고 보내주겠다고 하였다. 농민들은 그 소식을 듣고, 밤을 새워 풀을 뜯었다. 그들은 많은 물건을 싣고 오는 "트럭"은 분명히 큰 동물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역시, 그 다음날 트럭이 동네로 들어왔다. 그래서 풀을 트럭 앞에 두었는데, 트럭이 먹지를 않았다. 촌민들은 근심이 컸다. 트럭이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당과 정부의 관심에 더욱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
한 하남농민은 막 북경으로 직장을 발령받은 후배에게 물었다. 혹시 모주석에게 선을 대어서 일처리를 해줄 수 없느냐고(나의 대학동창도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그는 개략 북경도 자기들 마을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농민들은 언제든지 촌장에게 부탁할 수 있으니, 북경에서 일하는 사람도 당연히 국가주석집에 드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조본산(趙本山)이 10여년간 인기를 누렸던 것은 바로 이러한 농민들을 소재로 웃음거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우스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정말 그런가? 아닌가? 가짜가 진짜가 되면 진짜인가 가짜인가? 이걸 가지고 따질 필요는 없다. 이런 우스개, 차라리 에피소드라고 하는게 낫겠다. 이런 것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뿐아니라, 위대한 문학가에 의하여 불후의 명작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조설근의 <<홍루몽>>에 나오는 "류할머니가 대관원에 들어오다"는 장면이나, 루쉰의 <<아Q정전>>이 그 두가지 예이다.
다만, 웃다가 아픈 배가 점차 나아지고, 웃어서 꺽였던 허리가 다시 펴지고, 웃어서 흘러나왔던 눈물을 닦아내고 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 생각을 해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우스개는 슬픈 것들도 있고, 어떤 우스개는 진정 웃기는 것은 농민이 아니라 바로 이 세계이거나 너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농민들이 보고들은게 적은게 누구 잘못인가? 농민의 천진한 상상이 정말 그렇게 웃기는 것인가? 나는 어렸을 때 OEM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몇몇 문맹인 농민들간에 외국에도 손오공이 있는지 없는지 문제를 가지고 열띠게 토론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여러해 후에나 나는 깨달았다. 학자들도 손오공이 어느 나라 국적을 가졌는지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유상련(柳相蓮)은 영국부내에 괜찮은 사람은 하나도 없고, 한 사람만이 깨끗하다고 말했는데, 나는 <<홍루몽>>에서 유할머니야말로 드물게 보는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당나라 시인 이신(李紳)의 <<민농시(憫農詩)>>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서화일당오(鋤禾日當午)
한적화하토(汗滴禾下土)
수지반중손(誰知盤中飧)
립립개신고(粒粒皆辛苦)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호미로 논을 매고
땀방울이 벼아래 땅으로 스며드네
누가 알겠는가? 상위의 밥은
알알이 농민의 고생과 땀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아주 적절한 속담이 있다: "시골의 진흙 속에서 고생하는 농민의 발이 없으면, 도시의 주둥이만 남은 뺀질이들은 모조리 굶어죽을 것이다"(沒有鄕下泥腿, 餓死城裏油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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