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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홍콩; 마카오

홍콩은 병적인 도시인가?

by 중은우시 2008. 12. 3.

글: 이옥문(李玉文)

 

필자가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은 절대로 사람들의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것도 아니고, 홍콩에 대하여 무슨 분풀이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전혀 반대로, 나는 홍콩을 아주 좋아한다. 애옥급오(愛屋及烏, 한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집안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좋아진다)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매번 홍콩의 유명인사를 인터뷰할 때마다 아주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홍콩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비판의 글을 쓰는 이유는 홍콩이 더욱 완벽하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글은 오래전에 쓰려고 했다. 한 홍콩매체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내용을 얘기해준 적이 있다. 그는 즉시 대찬성을 해주면서, 나에게 하루빨리 글로 쓰라고 했다. 그러면 그가 실어주겠다고 하였다. 이 일을 얘기했던게 벌써 두 달 전이다.

 

홍콩의 병태(病態)를 얘기하자면 주로 아래의 몇 가지 측면이 있다:

 

No. 1  흑백전도(黑白顚倒): 음양운행의 규칙이 무너졌다.

 

홍콩은 불야성의 도시이다. 일반적인 상황하에서라면 저녁 10시이후 밤 1,2시까지는 홍콩의 길거리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시간이다. 쇼핑지역인 동라만(銅灣, Causeway Bay)부근의 길거리는 홍콩에서 밤에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다. 불빛은 환하게 빛나서, 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을 정도이고, 하늘까지도 환하게 비친다. 홍콩의 시민들은 대부분 낮에는 웅크리고 있다가 밤에 나돌아다니는 밤고양이다. 한번은 금융쪽에서 일하는 여성 화이트칼라와 얘기하는 데, 그녀는 나에게 평소에 대륙에서는 몇시에 일어나서 출근하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아침 6시에 일어난다고 말했더니, 그녀는 깜짝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이쿠, 그 시간이면 나는 막 잠이 든 시간인데..." 일반적으로 쇼핑센터는 오전 10시이후에 문을 연대, 큰 상점들은 대개 11시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1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는 옛말은 홍콩사람들이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은 홍콩의 매력이 불야성과 밤생활이 풍부하다는데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느님이 사람을 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라고 할 때, 모든 것을 질서있게 안배해두었다. 예를 들면, 낮과 밤이 있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쉬라는 것이다. 대체로 이러한 음양의 도리가 자연상태에 맞는 것이다. 홍콩은 이것을 억지로 깨트렸을 뿐아니라, 오히려 뒤집어버렸다. 아침해를 보지 못하는 도시가 병태가 아니면 무엇인가?

 

No. 2 초급낭비(超級浪費):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전혀 모른다

 

홍콩의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홍콩사람도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이 홍콩사람들 앞에서 홍콩이 좋다고 말하면 그들은 분명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홍콩이 뭐가 좋으냐, 물건은 이렇게 비싸고, 그래도 대륙이 낫지요." 그들도 비싸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왜 비싼지는 모른다. 이렇게 비싼 것은 모두 그들의 엄청난 낭비 때문이다. 먼저 에어컨을 보자. 홍콩의 호텔, 사무실, 식당, 정거장, 비행장, 어디든 실내가 있는 곳이면 모두 냉방에 엄청난 돈을 들인다. 11월이 되어서도 여전히 에어컨을 틀고 있다. 홍콩의 여름은 아주 덥다. 그러나, 상업도시로서, 당신은 1년내내 양복을 입고 지낼 수 있다. 아마도 실외의 햇볕속을 걸을 때면 땀이 약간 나겠지만, 실내로만 걸어들어오면, 어느 실내든 당신은 바로 얼음굴에 들어온 것같이 느낄 것이며, 땀샘은 바로 일을 멈출 것이다. 사실, 홍콩에서 태양아래에서 걸을 일이라는게 별로 없다. 왜냐하면 건물과 건물, 직장과 직장, 상점과 식당, 정거장과 비행장의 사이는 완전히 통해져 있고, 한 직장에서 걸어서 어느 직장이든 갈 수가 있다. 대륙에서 생활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홍콩의 에어컨바람을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 나는 홍콩에 살면서 매일 2시간동안 태양아래에서 활동하며 땀을 흘리고 추위를 몰아낸다. 그러지 않으면 다리가 편안하지 못하고, 온몸에 한기를 느끼게 된다. 나도 손해본 적이 있다. 작년 11월, 나는 호텔에 들어가서 에어컨을 꺼버렸는데, 다음날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아파서 몸을 구부릴 수 없을 정도였고,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면서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1주일동안 뜸을 뜨고, 반달동안 안마를 해서, 겨우겨우 장애인이 되는 것을 면했다. 거짓말이 아니다. 6월의 더운 날에도 양복을 입는 사람들이 단순히 에티켓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렇게 그럴듯하게 차려입어야 길거리를 걸을 때는 약간 덥지만, 실내에 들어가면 춥지도 덥지도 않고 딱 맞기 때문이다. 홍콩의 공항은 전세계 제2의 공항이다. New York공항에 바로 다음간다. 이렇게 큰 공항안에서 한여름에도 양복을 다 차려입어야한다. 춥다. 모두 계산해보면 알 것이다. 이 하나만 하더라도 홍콩은 얼마나 낭비가 심한지. 그저 낭비만 할 뿐인가? 몸에도 좋지 않다.

 

다음으로는 종이이다. 홍콩사람들은 종이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아낄 줄도 모른다. 한무더기의 신문도 네가 한번 훑어보면 그만일 정도이다. 그들은 신문에 글자를 계란만큼이나 크게 하기 때문에, 한 페이지에 글자가 몇개 들어가지도 않는다. 인쇄상은 가장 돈을 버는 업종의 하나이다. 그들은 계속하여 인쇄하여 보게 하고, 두터운 종이도 그렇게 버려진다. 뒷면을 쓰는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다. 화장실마다 쓰고남을 정도로 휴지가 놓여 있다. 모든 식당에는 도저히 다 쓸 수 없을 정도의 냅킨이 놓여 있다. 다시 전기를 얘기해보자. 길거리는 대낮처럼 등불을 켜고 있는데, 전기낭비가 아닌가? 그리고 포장도 있다. 물건을 사면 안팎으로 서너겹 싸준다. 돌아와서는 하나하나 벗겨서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향수이다. 홍콩사람들은 모두 향수를 사용한다. 그래서 향수소비량이 아주 많다. 전체 홍콩이 모두 향수냄새로 가득차 있다. 결론적으로, 낭비하는 것을 많이 봤지만, 홍콩사람들처럼 낭비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No.3 만혼만육(晩婚晩育): 길거리에는 노총각 노처녀가 넘쳐난다

 

사람이 좋아하는 나이가 되면 남녀가 서로 만나서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야 한다. 우리 세대는 이렇게 내려온 것이 아닌가. 그러나 홍콩사람들에게는 이것도 달라졌다. 남자들은 장가가지 않고, 여자들은 시집가지 않는다. 자식이 나이가 들어도 아직 부모와 함께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라고는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 아직은 사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한다. 모두가 자기가 어리다고 생각한다면, 설마 유가령(劉家玲)과 양조위(梁朝偉) 정도는 나이가 들어야 어리지 않은 것인가? 사실, 홍콩남녀의 결혼시기가 늦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그들은 청춘시기를 모두 돈버는데 쏟는다. 그들이 여러해동안 돈을 모아도, 겨우겨우 식사한끼(결혼피로연)를 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죽어라 야근을 하는데, 노동법이고 노동계약법이고 하는 것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이렇게 분투하면서 청춘을 낭비하는 것이다. 그들의 마라톤식 연애나 릴레이식 연애를 비난할 것은 없다. 그들이 쉽게 동거하고, 이성에게 쉽게 자기를 내보이는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주 나이가 들어서야 대륙의 일반인들이 일찌감치 누렸던 가정생활을 누리게 되니까. 물어보고 싶다. 이런 도시가 병태가 아닌가?

 

나는 홍콩을 좋아한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홍콩이 자기의 병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욱 건강하고 조화롭고 자연의 도리를 따르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