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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북경의 오늘

북경은 가장 정치적인 도시이다.

by 중은우시 2008. 11. 22.

글: 김산(金汕)

 

어떤 사람은 중국전통중에서 관본위의 사회제도, 윤리의 정치화 및 사회생활의 이데올로기화를 얘기한다. 중국인들의 정치숭상정도는 아마도 세계각국에서 보기 드물 것이다. 그리고 북경인들은 중국인들 중에서도 가장 정치를 숭상하는 사람들이다.

 

중국에서, 그 어떤 도시도 북경처럼 정치와 그렇게 밀접한 관련을 가진 곳은 없다. 북경의 건축은 바로 그 정치성을 보여준다. 북경의 그 고대제왕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남북 중축선(中軸線), "면남이왕(面南而王)", "황권지상", "천하의 중앙을 골라서 나라를 세운다"는 자금성(紫金城), 그리고 제왕지상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북경성, 이 모든 것이 봉건왕조의 정치이념을 보여준다. 오늘날이 되어서도 북경은 다른 도시와 다르다. 많은 도시들에서 두드러진 것은 경제와 소비이다. 경제형의 사회는 소비를 자극하고, 개성화는 바로 자극포인트이다. 그래서 도시계획에서 풍부하고, 다양화하고, 개성이 있다. 이렇게 하여야 각종 사람들에게 주의를 끈다. 그러나, 북경의 건축은 전혀 다른 공능을 지니고 있다. 어떤 도시배치가 꿈을 안고 많은 지방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응집시킬 수 있을 것인가? 포용적이고, 통크고, 장엄한 것이 북경도시건축의 특징이다. 이것은 북경도시계획의 주제이다. 또한 위대한 도시의 개성이다. 정치화된 도시건설은 건설의 폭이 넓다. 사람들은 북경의 도로가 아주 넓다고 감탄한다. 중국제일가는 바로 북경의 장안가이다. 광장도 반드시 아주 커야 한다. 세계최대의 광장은 바로 천안문광장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니 북경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정치가 북경인들에게 스며든다.

 

관련분야의 전문가는 심지어 신문판매를 통하여 북경인의 정치성을 살펴본다. 북경인들은 수다를 좋아한다. 북경인들은 뭘 가지고 수다를 떠는가? 세계정세, 국가시정방침, 최근 발생한 크고 작은 일, 국내든 국외든 거의 모두 포함된다. 당연히 과학기술, 문예, 체육, 영화스타, 명사도 식후에 얘기거리가 된다. 단, 북경인들의 스타에 대한 숭배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훨씬 낮다. 북경인들은 왜 이렇게 수다를 잘 떠는가,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가? 이것은 아마도 신문잡지류의 판매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매체는 그들에게 얘기꺼리를 제공해준다. 북경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신문잡지류는 뉴스류의 신문이다. 이유형의 신문에는 <<북경만보>> <<경화시보>>를 대표로 하는 도시신문이 있고, 정론성의 <<신경보>>도 북경에서 아주 인기있다. <<참고소식>> <<환구시보>>를 대표로 하는 국제정치소식지도 북경의 판매량이 다른 도시를 훨씬 능가한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북경인의 특징이다. 그리고 북경은 중국의 수도로 정치중심이라는 특징도 있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이 많고, 신문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북경독자들이 읽고싶어하는 것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북경인들의 정치색채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축적이 필요한 것이다. 북경에서, 30위내에 드는 발행량을 가진 신문잡지는 8종의 유형이다. 이것은 4대도시중 가장 적은 것이다. 이는 북경독자들의 관심분야가 비교적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 문학이야기류의 신문잡지중 북경에서 30위내에 든 것은 단 1가지 <<고사회>>이다. 시장점유율도 가장 끝에 있다. 사람들은 북경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 다른 지방에서 이야기류를 좋아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는 일부 북경시민들이 비교적 품위를 추구하고, 스스로 고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지 않는 것이다. 신문잡지판매에서도 정치적인 북경의 특색이 드러난다. 정치류가 많고, 뉴스류가 많다.

 

역사와 현실은 북경인으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열중정도에 있어서 다른 어느 도시 사람들도 따라올 수 없게 하였다. 그리고 대대로 이어지면서, 그것에 불만도 없다. 북경은 중국정치소용돌이의 중심이다. 그리하여 정치풍파는 항상 북경인들을 끌고 들어간다. 북경사람들은 정치를 알고 정치적인 열정도 높다. 국가와 민족에 대하여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북경은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다. 멀리는 볼 것도 없이, 최근 100년간만 보더라도 이 땅에서 발생한 것은 무술변법, 오사운동, 129학생운동, 개국대전, 45운동, 6.4사태와 같은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정치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는 중국역사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너무나 많은 경력은 북경인들에게 아무 것에도 놀라지 않고 담담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어떤 일을 닥쳐도 놀라지 않고, 질서있게 처리한다. 크게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처리한다. 그래서 말을 할 때도 정치적인 감각이 있다.

 

많은 북경인에게 있어서, 정치는 생활중의 신문잡지, 서적, 영화와 같이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열심히 정치를 얘기하는 것은 북경문화에서 대대로 내려온 전통이다. 수백년의 정치중심은 풍운이 일고, 왕조가 바뀌는 것을 목도했다. 북경의 운명과 국가정치의 동향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북경인들의 언어에서도 정치적인 전통이 있다. 사람들은 노사의 화극 <<차관>>을 기억할 것이다. 차를 마시는 시민들은 항상 북경사투리로 시국의 폐혜를 지목한다. 상사야(常四爺)는 바로 시정을 얘기하다가 감옥에 갇힌다. 전전긍긍하던 왕사장은 차관에서 국사를 논하지 말라고 계속 얘기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도 입이 근질근질하다.

 

북경인들은 정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북경인들은 자기의 감정과 수다를 떠는 쾌감을 아무런 망설임없이 정치에 쏟아붓는다. 사람들은 북경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정치를 논하지 않으면 거의 뭔가가 비어있는 것같고, 아무런 재미가 없다고 느낄 것이다. "북경사람들은 뭐든지 말하고, 동북사람들은 뭐든지 하고, 상해사람들은 뭐든지 입고, 광동사람들은 뭐든지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 몇마디 말에서 서로 다른 지역간의 문화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뭐든지 말한다"는 것은 북경인들이 시정을 비판하기를 좋아하고, 정치적인 책임감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는 북경인의 마음 속에 신성한 것이다. 심천에는 "8341기획회사"라는 것이 있는데, 북경인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8341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리하여 이런 회사가 어떻게 등록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심천사람들은 이 현상을 이렇게 해석한다: "북경사람들이 보기에는 정치이지만, 심천사람들의 손에서는 이것이 교묘하게 경제로 전환되었다"

 

외지의 많은 문화인들은 북경에 와서 교류하고 싶어한다. 북경의 학술수준이 아주 높다는 것도 한 측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북경인들은 식탁위에서 정치, 뉴스, 소문, 비밀등등을 수다떠는데, 견식을 늘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경에 오는 문화인들은 항상 식탁에서 북경사람들에게 "최근에 무슨 새로운 소식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북경의 문화인들은 이를 한바탕 얘기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한다. 그들의 국면에 대한 분석에 각종 새소식이 점철되면, 외지인들은 그저 입만 딱 벌리고 듣게 된다. 그들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이 평소에 정치에 대한 관심을 축적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장에서 발휘되는 말솜씨도 가세되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