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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상해 이야기

양청후(陽澄湖): 차가운 가을바람

by 중은우시 2008. 11. 16.

 

 

 

글: 주준생(周俊生)

 

주말에 호녕(상해-남경)고속도로의 상해구간은 여전히 차가 막혔다. 예년의 이때쯤과 다른 점이라면, 금년에 길게 늘어선 차량행령은 이 고속도로의 공사때문이지, 양청후로 가서 상해게(Shanghaicrab)요리를 먹으려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을바람이 불면, 게다리가 근질거린다...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 바로 따자셰(大閘蟹)를 먹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된다.

 

쿤산(昆山)의 파청(巴城)은 중국지도에서는 자그마한 도시이다. 그러나 양청후 따자셰로 명성이 드높다. 장강삼각자 일대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을 뿐아니라, 이미 전국으로 퍼져갔고, 심지어 구미까지 번져갔다.

 

상하이, 난징등 부근의 대도시는 파청에서 멀지 않아서,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돌아올 수 있으므로, 매년 가을바람이 불 때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와서 하늘이 내린 맛있는 음식을 즐기곤 한다. 이것은 거의 강남지역의 하나의 명절처럼 되었다. 매번 연휴가 되면, 차량행렬이 줄줄이 파청으로 향했다. 이런 독특한 "먹거리체인"은 파청에 다른 곳과는 다른 음식점경영에서의 특색을 보인다. 예쁘게 포장한 게를 파는 해장(蟹莊)은 그저 이 한 계절만 장사하더라도, 사장은 일년간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다.

 

그런데, 금년은 상황이 좀 다르다. 과거에, 상하이에서 오던 차량행렬은 파청의 몇개의 가장 유명한 해장의 넓다란 주차장을 가득 채웠었다. 일단 연휴만 되면, 나중에 도착한 차는 그저 길거리에 주차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 상하이 사람들이 파청에 와서 게를 먹을 때면 며칠 전에 전화를 걸어 자리를 잡아놓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무작정 왔다가는 그곳에서 "촛불을 꽃고"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현재는 이런 성황을 볼 수가 없다. 뉴스에 따르면, 금년의 성수기에 파청으로 온 상하이의 고객들은 평균 매일 20-30% 감소했다. 현지 호텔에서 반근짜리 따자세의 가격은 작년의 150위안에서 120위안으로 내려갔다. 상하이의 시내에서, 양청후의 게가격도 20-30% 감소했다. 보기에 금년의 가을바람은 양청호에 한기를 느끼게 한다. 이미 소비경제의 전문가들이 분석하여 경고를 내렸다. 파청의 따자세에서 연결된 이 산업체인은 이미 "체인이 끊길" 위기에 처해있다.

 

해장의 고객이 줄어든 것과 현재 전세계를 휩쓴 금융위기를 연결시키는 것은 아주 쉽다. 세계경제는 추운 겨울에 들어간 것같다. 아마도 이제부터 "빙하기"에 돌입한 것같다.  "기상학자"의 주장은 확실하게 말해주지 못한다. 다만 금융시장을 둘러싼 혼란은 분명히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외국인들은 돈이 부족해 소비를 줄였고, 이것은 중국의 수출무역에 영향을 준다. 광주교역회에서의 주문은 17%이상 미끄러졌다. 이런 한기가 나는 숫자는 파청 해장에서 고객이 감소한 비율과 대체로 비슷하다.

 

여러해동안 중국은 수출지향적인 경제구조를 형성했다. 현재 시장을 둘러싼 불경기는 국내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하여 최근들어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한다. 그런데, 보기에 문제는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은 것같다. 연휴에 파청으로 가는 게를 먹는 차량행렬이 감소한 것이 바로 그것의 축소판으로 국내소비시장의 불경기를 반영한다. 금융위기의 습격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중국내에서 일부 월스트리트와 연결된 업종 예를 들어, 금융, 증권은 모두 피동적으로 '먼저 추위를 느낀 오리'가 되어 급여를 줄이고, 인력을 감소시켰다...이것들이 모두 눈앞의 일로 되었다. 파청 해장의 사장들이 모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다. 왕년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던 골드칼라들의 얼굴이 올해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금융위기에 닥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캐시 플로우를 장악하는 것이다. 소비에 있어서는 아낄 수 있는 것은 자연히 아낀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글로벌경제순환체제에 가입한 후, 내부시장이 모자라므로, 외부시장에서 전해져 오는 금융위기에, 버틸 수 있는 매커니즘이 마련되지 않았다.

 

사실, '체인이 끊길' 우려가 어찌 파청의 "게산업체인"에 국한될 것인가. 상하이의 한 신문이 어제 제1면의 머릿기사로 내놓은 제목은 "상가는 '세 명절'의 판촉을 위하여 힘을 축적하고 있다" 그 내용은 성탄절, 신정, 구정이 연이어 다가오므로, 금년에 상인들은 판촉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회사는 새해의 예산을 축소키기고있어, 선물, 식당등의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

 

만일, 금년 가을의 연휴에 양청호로 가서 게를 맛보지 않는다면, 거기의 모 해장의 사장을 장사가 잘 되지 않으므로, 안휘 아가씨를 한둘 적게 뽑거나 잘라버릴 것이다. 원래 파청에서 일해서 돈을 버는 안휘 아가씨들은 원래 이 몇달동안 파청에서 적지 않은 돈을 쓸 예정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들도 먹어야 하고, 잡을 자야 하고, 아마도 화장품도 조금은 사야 할 것이며, 고향으로 돌아갈 때는 집안의 부모에게 쿤산 대만계기업이 생산한 오리털파카라도 하나 사가지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보기엔, 이 경제의 체인이 아마도 하나하나 끊어지고 있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