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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군신관계의 3가지 구조

by 중은우시 2008. 11. 3.

글: 독서삼미(讀書三味)

 

대개 머리가 있는 군주는 신하들과의 관계를 아주 중시했다. 왕왕 이를 통하여 정권을 공고히 하고, 서민을 통치하는 정치수단으로 보고 이를 유지보호했다. 여기에도 배치가 필요하다. 총명한 군주의 방식은 이렇다: 군주라는 하나의 "점"이 모든 신하의 서로 다른 "점"으로 복사(輻射)된다. 그리하여 나타나는 형태는 기하학에서의 부채꼴(扇形)과 비슷해진다. 이런 군신관계를 우리는 "부채꼴" 구조라고 부르자. 이런 모양의 부채꼴구조에서 군주라는 이 "점"은 아주 중요하다. 이 하나의 "점"을 움직임으로써 전체 국면을 조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군주라는 이 "점"이 없어지면, 그로부터 복사를 받는 "점"들은 응집력의 핵심을 잃게 되고, "부채"는 흩어지거나 찢어지게 된다. 즉, 더 이상 부채가 아니게 된다. 그리하여, 신하들은 부친이 죽으면 그저 고통만을 느끼지만, 군주가 없게 되면 공황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부채꼴'구조에서 복사를 받는 '점'들은 종속적인 지위에 처한다. 다만, 아무런 쓸모없는 지위는 아니다. 그 수량, 즉 일정한 수의 신하가 '부채살'의 견고함을 결정하고, 그 장단, 즉 군신의 감정거리의 원근이 '부채면'의 아름다움에 영향을 준다. 총명한 군주가 총명한 것은 바로 그들이 통제받는 점의 수와 거리에 신경을 잘 써서 장악하기 때문이다. 어느 '점'에 문제가 터지면, 과감하게 이를 도려내고 다시 교체한다. 혹은 다시 배열해버린다; 복사거리의 장단이 지나치게 되면, 바로 적시에 조정을 가하여, 이 '부채'를 튼튼하고 아름답게 유지하며, 언제든지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쓸 수 있게 한다.

 

이런 "부채꼴"의 구조관계는 군주라는 이 "점"을 아주 두드러지게 하여, 그의 주재자로서의 지위는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다. 복사되는 "점"과 "점"의 관계, 즉 신하간의 배열조합은 완전히 군주라는 이 "점"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복사되는 그들 "점"에 마찰이 생기더라도 이런 마찰은 군주라는 '점'의 지위를 흔들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쨌든 이것도 '부채'를 펼쳐서 사용하는데에는 영향을 준다. 그리하여 총명한 군주라면 정치에 있어서 유효하게 당쟁을 억제하고, 최대한도로 정치를 맑게 유지한다.

 

<<한서>> 권58 <<복식전>>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아마도 우리가 이런 "부채꼴" 구조의 군신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복)식은 랑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다. 황상이 말하기를: '나는 상림에 양이 있는데, 그대가 길러주기 바란다.' 복식은 랑이면서도 포의초혜로 양을 돌보았다. 해가 지나, 양이 살이 쪘다. 황상은 양을 기르는 곳을 왔다가 그를 칭찬했다. 복식은 말했다: '양을 기르는 것만이 아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것도 이와 같다. 나쁜 양양을 솎아내서 다른 무리들이 물들지 않게 하면 된다' 황상은 그의 말이 재미있다고 느껴져서 그로 하여금 백성을 다스리게 한다....황상을 복식을 제왕태부로 삼았다가 상(相)으로 삼는다"

 

복식이 양치는데 양들이 잘 자랐고, 복식도 기분이 좋았다. 사람과 양이 아주 조화롭게 잘 살았다. 이것은 무엇때문인가? 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복식의 말에 따르면, '나쁜 양을 솎아내어 다른 무리들이 물들지 않게 하면 된다' 확실히 복식과 양들의 관계는 바로 일종의 부채꼴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양치기로서의 복식은 관리자이다. 지위는 대체될 수 없다. 그의 이 "점"은 여러 양무리의 모든 양에게 복사되어진다. 여기에는 양들로부터 정보를 모으고 모든 양들에게 정보를 전닳는 양방향이다. '부채꼴'구조의 이런 관계에서 양치기로서 복식은 양무리의 모든 양들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고 있다. 양이나 양무리에 의하여 지배받지 않는다. 확실히, 이런 '부채꼴'의 구조관계에서 총명한 군주와 신하의 관계는 바로 양치기와 양의 관계와 같다.

 

멍청한 군주는 다르다. 그들과 신하와의 관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채꼴'이다. 마치 자기를 하나의 "점"으로 하고 모든 신하들에게 복사되는 것같다. 그러나 본질을 따져보면, 그런 것이 아니다. 자기의 하나의 "점"으로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는 지나친 점은 있더라도 절대로 못하지는 않다. 그러나, 총명한 군주와 다른 점이라면, 그들이 복사하는 "점"의 수량과 복사하는 "점"과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주로 이렇게 나타난다: 복사하는 '점'의 수가 몇 개 되지 않는다; 복사하는 거리가 서로 차이가 크다. 그리하여, 소위 "부채꼴"구조는 그에 의하여 이미 "삼각형(三角形)"  심지어 "선형(線形)"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런 군신관계를 우리는 "삼각형"구조 혹은 "선형"구조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두 가지 관계는 군신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관계이다.

 

"삼각형"의 정점에 있는 세 개의 점과, "선형"의 정점에 있는 두 개의 점은 점과 점간의 관계가 상호적이고, 힘도 균등하게 받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점이 다른 점을 통제하는 것같지만, 사실은 그 다른 점도 동시에 그 한 점을 통제한다. 여기서는 소위 역통제이다. 쉽게 말하자면 서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기에는 이 점이 저 점을 견제하는 것같지만, 실제로는 그 점도 동시에 이 점을 견제하고 있어, 소위 역견제를 하고 있어, 쉽게 말하자면 서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과 "부채꼴"관계는 전혀 다르다. "부채꼴"구조에서는 몇 개의 복사되는 "점"이 없어지더라도, 부채는 역시 부채이다. 군신관계의 대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삼각형, 선형에서는 만일 하나의 "점"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한 구조에서, 군신관계는 이미 문란해지고, 군주의 권위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기>> 권6 <<진시황본기>>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이는 아주 생동감있게 이런 문란의 근거를 말해주고 있다:

 

조고가 2세에게 말했다. "선제는 천하를 다스린지 오래되었으므로, 여러 신하들이 감히 반대하지 못하고 헛소리를 진언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폐하의 나이가 젊고, 금방 즉위하였는데, 어찌 신하들과 함께 논의해서 정사를 결정하실 수 있겠습니까, 일처리에 잘못이 있으며, 신하들에게 단점을 보이는 것입니다. 천자는 짐이라고 칭하는데,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진이세는 금궁내에 머물면서 조고와 여러 일을 결정했다. 그 후에 공경들이 황제를 만나보기 힘들어졌다.

 

군신관계에서 "삼각형"이 나타날 때, 군주가 두 세명의 신하를 총애하게 되는 경우에는 아직 균형있는 국면이 유지된다. 예를 들어 이 진이세가 막 황제가 되었을 때는 이사가 견제하였으므로 조고는 약간의 꺼리는 점이 있었다. 이런 전형적인 "삼각형"구조에서는 이런 균형을 절묘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이런 균형은 통제와 반통제, 견제와 반견제의 과정에서 진이세가 오히려 통제받고 견제받게되어, 그는 각각 조고와 이사에게 견제와 균형을 받게 된다. 이렇게 하여 통제와 반통제, 견제와 반견제를 결정하는 하나의 "점"으로서 국면에서 배제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그렇게 많은 멍청한 군주들이 정치를 엉망으로 하고, 조정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정권이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은 하나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선형"구조관계에서는 군주가 총애하는 사람이 바로 또 하나의 '군주'가 된다. 이것은 1대1의 관계이다. 진이세는 나중에 조고만을 총애했다. 모든 일을 조고와 상의해서 결정했다. 이것은 진이세가 조고를 지휘한 것이라기 보다는 조고가 진이세를 지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런 구조가 형성되자, 조고의 야심은 더욱 커진다. 어쨌던 누구든지 "선형"구조의 또 다른 하나의 점이 되게 되면, 누구나 조고처럼 야심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간신이 나라를 망쳤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러나, 이런 "선형"구조를 놓고 보자. 소위 간신이 나라를 망쳤다는 것은 사실 멍청한 군주를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간신이 누구의 비호하에 컸는가? 그런데도 억울하다고 하소연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