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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중원(中原)을 차지하는 것은 왜 항상 동북(東北)인가?

by 중은우시 2008. 10. 7.

글: 단지장(單之薔)

 

중국역사에는 하나의 현상이 있다: 동북지방에서 기원한 소수민족이 자주 중원에 진입해 주인이 되어, 중국을 통치하거나 혹은 중국땅 절반을 통치한다.

 

선비(鮮卑)는 대흥안령에서 출발하여 최종적으로 낙양에 진군하여, 북위왕조를 건립하였다.

금(金)은 송요평원에서 기원하여, 나중에 황하를 건너 개봉을 점령하였다.

몽고(蒙古)는 후룬베이얼에서 굴기하여, 몽골제국을 건립했다.

청(淸)은 백산흑수에서 흥기하여, 산해관을 넘어 전중국을 통일했다.

 

이는 무엇때문인가?

 

나는 맥킨더(Sir Halford John Mackinder, 1861-1947)의 세계섬이론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유라시아대륙과 아프리카를 합하여 "세계섬"으로 불렀다. 만일 우주인의 시각에서 보자면, 유라시아대륙에 아프리카를 더하면 확실히 하나의 섬과도 같다.

그는 이어서 세계섬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중심과 주변. 바다에서 가장 먼 곳을 '중심'이라고 부르고, 중심에 흐르는 강을 모두 내류하(內流河)이거나 얼음이 얼어 있는 북빙양으로 흐른다.

 

이렇게 세계를 구분한 이후, 그는 그의 이론을 전개한다: 인류의 역사는 바로 중심이 주변을 정복하는 계속 반복되는 역사이다라고. 그의 이론은 세 마디의 명언으로 개괄할 수 있다.

누가 동구를 지배하면, 그가 대륙중심을 지배한다;

누가 대륙중심을 지배하면, 그가 세계섬을 지배한다;

누가 세계섬을 지배하면, 그가 세계를 지배한다.

왜 중심이 주변을 지배할 수 있는가? 맥킨더의 해석은 이렇다: 주변은 중심으로 진격해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중심은 주변으로 진격해 나갈 수 있다. 중심국가의 하류는 모두 내류학이거나 북빙양으로 흐르므로, 항행에 익숙한 주변해양국가는 그저 바다만 바라보며 탄식할 수밖에 없다.

 

중심이 주변을 정복한다는 것에서 필자는 두가지 원인으로 이해한다: 하나는 중심국가의 배후는 바로 한랭한 지역이다. 만일 발전하고자 한다면 그에게는 하나의 선택밖에 없다: 바로 주변지역을 정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원인은, 중심국가는 북쪽을 방어할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역량을 남쪽의 적에게만 향할 수 있다.

 

맥킨더의 이론은 "왜 중원에 진입해 주인이 되는 자는 항상 동북인가"라는 명제에 해결의 단서를 준다.

그러나, 맥킨더는 중심이 자주 주변을 정복하지만, 반대로는 되지 않는 이유를 교통과 자원때문이라고 보았지만, 필자는 기후와 온도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다.즉, 한대 혹은 한온대의 국가가 난온대 혹은 아열대의 국가를 정복하는 것은 쉽지만, 반대는 곤란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바로 한랭은 온난을 이길 수 있지만, 온난은 한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을 하나의 작은 "세계섬"으로 본다면, 동북은 바로 '중심'이다. 중원일대는 바로 계절풍이 부는 주변지대에 해당한다.

중심은 주변으로 진입할 수 있다. 또한 주변으로 진입하려는 강렬한 욕망을 지닌다. 왜냐하면 온난대와 아열대의 주변지역은 물산이 풍부하고, 기후가 적합하며, 생활이 편안하여, 한랭지대의 사람들이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원온난지대의 사람은 한랭지대로 가고싶은 열망이 없다.

추론: 자연조건이 열악한 지방은 반복적으로 자연조건이 좋은 지방에 충격을 가한다. 즉, 빈한(貧寒)이 부유(富裕)를 충격한다. 혹은 낙후가 선진에 이긴다. 야만이 문명에 이긴다. 냉병기(冷兵器) 시대에는 그러하였다.

 

나는 여기에서 동북이 빈한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이다. 나는 동북이 아주 부유하다고 본다. 다만, 동북의 기후는 양극성을 가지고 있다:

북극과 같다. 한랭은 같은 위도지역의 추위보다 심하다. 겨울이 오면, 몽골의 고압과 극지의 기압대의 영향으로 겨울에 아주 춥기로 유명한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서북풍이 내려오고, 한류가 빈번히 남하하여, 겨울이 특히 춥다.

적도와 같다. 같은 위도의 지역에는 없는 염열(炎熱)이 있다. 동북은 여름에는 아열대지역과 차이가 없다. 심지어, 7,8월의 두 달은 동북이 열대와 같다. 1950년대, 소련의 지리학자는 동북을 아열대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극랭과 극열의 환경하에서 단련된 동북인이 어떤 환경인들 견디지 못하겠는가?

 

다만 나는 지리환경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외에 다른 여러 요소들이 작용한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는 것, 하나의 문화가 다른 문화를 이기는 것은 하나의 시스템공정이다.

역사적으로, 동북은 한차례 또 한차례 중원으로 밀고 내려왔다. 중원을 차지하여 주인이 된 소수민족은 중원에 진입한 후, 후방에 방어할 필요가 없는 천연보루를 상실했다. 그리하여 사방에 적을 맞이하는 주변이 되어, 다음번에 동북에서 내려온 역량에 정복되고 만다.

 

그런, 17세기이후, 이 역사는 변했다. 러시아인이 왔다. 옛날 징기스칸의 서방정벌 - 유라시아초원을 따라 동에서 일직선으로 대서양까지 치고나가듯이, 러시아인은 동방정벌을 시작했다. 그들은 코사크기병을 조직해서, 북부삼림의 주변을 따라 시베리아를 건너, 아시아동부로 향했고, 유라시아대초원을 점령했다. 그들이 만리정벌에 성공한 것은 그들이 온도대를 따라 전진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러시아는 초원민족을 대체하여 북방을 통치했다. 소무목양의 바이칼호 초지는 러시아의 유전으로 바뀌었다. 북방유목민족은 고향을 빼앗기고 방어할 필요가 없던 후방기지를 잃어버렸다. 역사상 북방에서 온 유목민족이 남하할 위협이 없어졌다. 중국이 직면한 것은 새로운 동방의 중심국가 - 러시아이다.

 

여러번의 접촉을 거쳐, 러시아는 청왕조로 부터 수백만평방킬로미터의 토지를 양보받아냈다. 이는 거의 중원에 들어와서 주인이 된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남하를 갈망했다. 흑룡강과 우수리강은 남하의 결과이다. 블라디보스톡은 그들의 극동 천당이다. 하얼빈도 한때는 그러했다.

 

매번 내가 지도상에서 동북에서 잃어버린 100여평방킬로미터의 토지를 볼 때면, 나는 그 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깨닫는다: 중원은 동북이민을 불허했다. 청왕조는 심지어 담장을 쌓았다. 유조변으로 중원의 이민이 동북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맥킨더의 "세계섬"이론을 보고, 나는 망외의 소득을 얻었다. 바로 청왕조가 이민을 금지한 금변정책에 대하여 이해하게 된 것이다: 중심을 유지하고, 위협이 없는 넓다란 후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만, 새로운 이민이 그래도 밀려왔다. 머나먼 만리바깥의 서방에서...이것은 청왕조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맥킨더의 이론은 그저 문제를 해석하는 하나의 모형이다. 사실은 동유럽을 지배한다고 하여 세계를 지배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새로운 '주변지대'의 이론이 탄생했다. 여기서 이것을 논하지는 않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