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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북경 올림픽

워터규브(水立方)의 고갈

by 중은우시 2008. 10. 15.

 

 

 

글: 진효명(陳曉明)

 

2008년 제29회 올림픽은 중국인들이 어깨를 펴고 다니게 해주었다. 전세계도 이를 보고는 중국을 칭찬하는 말을 많이들 했다. 중국을 잘 모르고, 중국에 편견을 가지고 있던 매체들도 이번에는 부득이 사실앞에서 중국에 대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주었다. 그중 워터큐브의 장면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단지 그 곳에서 미국의 펠프스가 금메달 8개를 따내는 놀라운 활약을 벌여서만도 아니고, 궈징징(郭晶晶)등 스타들이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여서만도 아니다. 이외에 워터규브의 바닥까지 보일듯한 풀은 당시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파란 물결이 치는 정말 일지춘수(一池春水)라는 표현이 딱 맞을만한 광경이었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올림픽의 워터큐브는 단순한 체육의 잔치가 아니었고, 수영계의 기적이었으며, 체육미학의 위대한 승리였따. 중국인들은 워터큐브를 입에 올릴 때면 좋아하고 숭배하는 정도가 절대 냐오차오(鳥巢)에 뒤지지 않았다. 이것은 중국체육의 상징이고, 중국체육이 세계를 지향하는 상징이며, 중국인민이 일어났다는 상징이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내가 어제 겪은 일로 보면, 이런 예언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금방 물거품이 될 것이다. 워터큐브는 겉만 헛되이 남고, 안에 있는 물은 고갈되었다. 그것이 가진 위대한 상징과 아름다움도 고갈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고갈되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어제, 나는 스승을 모시고 워터큐브를 참관하러 갔다. 이상한 것은 문입구에 입장권을 파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보안요원에게 어떻게 표를 사느냐고 물으니, 건너편 전신주에 붙인 설명을 읽어보라고 했다. 설명에 따르면, 노동자체육관(工人體育館)으로 가서 표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체육관에서는 단체표를 팔고 개인표는 팔지 않는다. 개인표를 파는 것도 있고, 거기에 전화번호도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를 않는다. 결과적으로 할 수 없이 입구의 암표상에게 표를 사야 한다. 장당 10위안 내지 20위안을 더 얹어주고(워터큐브의 입장료는 30위안/장이다). 아무도 워터큐브까지 온 다음에 다시 노동자체육관으로 갔다오지는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암표상에게 표를 샀다. 이런 상황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너편의 냐오차오는 냐오차오의 입구 곁에 탁자를 일렬로 놓고는 표를 팔고 있었다. 워터큐브는 왜 그렇게 못하는가?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내부에서 무슨 짓거리를 벌인다고밖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관리자와 소위 '단체'간에 무슨 결탁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단체'와 암표상들이 도대체 무슨 수단을 써서 이렇게 일을 벌였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단순히 표 몇장의 일이 아니다. 하루에 수만장의 표와 관련된 일이다. 이 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정말로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이런 결탁이 감히 국가수영센터인 워터큐브의 입구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올림픽을 괜히 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눈앞의 광경은 마치 수년전으로 되돌아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차역, 영화관입구, 은행바깥의 외환매매...이런 것들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워터큐브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입구의 이런 결탁도 안에 들어가서 본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워터큐브의 안으로 들어가서, 나는 깜짝 놀랐다. 원래 일지춘수는 일찌감치 흔적도 없었다. 대신 보이는 것은 아주 혼란한 공사판이었다.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다이빙풀에서 무슨 공연무대같은 것을 설치, 철거하고 있었다. 또 다른 수영풀에서는 이미 대형분수처럼 보이는 것이 설치되고 있었고, 굵은 철근이 무수히 있는 것으로 봐서는 투자액이 크고, 거대한 장기간의 공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이미 두 개의 풀은 설비를 놔두는 공간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이미 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비록 나는 비전문가이지만, 그래도 알아볼 수 있었다. 이곳은 무슨 대형음악분수와 같은 것을 가진 오락장소로 개조되고 있다는 것을.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탄식했다: "워터큐브에 물이 없다" 모두 이 안이 이렇게 어지러운 공사판이 되어버린데 대하여 극도의 실망을 느꼈다. 이것은 나를 놀랍고도 화나게 만들었다. 놀라운 것은 누가 이렇게 대담하게, 이런 상업행위를 저지를 수 있느냐는 것이었고, 화나는 일은 누가 이렇게 멍청하여, 이처럼 저열한 상업기획을 했느냐는 것이다.

 

첫째, 내가 말한 바 있다. 워터큐브는 중국이 제29회 올림픽을 개최한 랜드마크적인 상징장소이다. 중국운동선수와 세계운동선수를 응집시켰고, 중국인민과 세계인민으로 하여금 수영운동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갖게 한 곳이다. 그것은 중국인민이 올림픽정신을 드높이도록 촉진했고, 대중스포츠를 전개한 가장 좋은 상징이다. 중국인민이 워터큐브를 생각하면 아름다운 올림픽을 생각하고, 세계인민이 워터큐브를 생각하면 중국의 성취와 중국인민의 위대함을 느낄 것이다.

 

둘째, 중국인민이 조국의 사방팔방에서 올림픽파크로 와서 참관할 때, 올림픽의 성황을 다시 느끼고, 올림픽의 진정한 광경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지금은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무슨 음악분수를 꾸미고, 분수음악회를 하다니, 이는 완전히 양두구육이다. 음악분수는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길거리에도 있고, 굳이 올림픽파크까지 보러 올 필요가 없다. 워터큐브까지 와서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워터큐브에 오는 것은 바로 진실한 올림픽수영현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셋째, 음악분수 혹은 수상음악회는 무슨 짓인가? 그것은 값싼 것이다. 그것은 저급오락이다. 광장에서도 할 수 있다. 왜 굳이 이런 국가수영센터를 점거하고 해야 하는가? 이런 랜드마크적인 신성한 장소에서 해야 하는가? 그곳에는 그저 맑은 물의 풀을 유지하면 된다. 인민은 그런 장소를 원한다. 그런 장소를 좋아하고, 북경을 좋아한다. 인민은 이곳에서 그 역사적인 장면을 보고 싶어하고, 가장 역사에 접근한 장면, 분위기, 환경과 사물을 원하는 것이다.

 

넷째, 이들 상업기획자들은 안목이 없고, 경지도 없다. 상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문화로 돈을 버는 것이 상상책이다; 오락으로 돈을 버는 것은 이익에 눈먼 자들이다. 현재 중국의 발전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제 '문화상징'이 필요하다. 여러 문화상징으로 이 국가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오락장소는 도처에 있다. 그것으로는 고품격의 국가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다. 워터큐브는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중국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장소이다. 그것은 노래와 같고 꿈과 같은 모습을 지니고,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많은 수영스타들의 기록을 지니고 있다. 일지춘수 바로 하나의 그림이다. 아주 간단한 이치이다. 반 고호의 해바라기그림은 1억달러에 팔린다. 그것은 수장해야 한다. 그것은 예술사의 기억이다. 마찬가지로, 워터큐브는 수장해야 한다. 그것은 국가의 기억이고, 인민의 기억이다. 염가의 상업행위로 짓밟혀서는 안되고, 염가의 상업오락장소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다섯째, 음악분수 같은 것은 수십년전에는 신기한 것이었다. 현재는 아주 웃기는 장난이다. 십여년전에, 북경아시안선수촌의 강락궁에 대형 수상낙원을 건설한 바 있고, 음악분수가 있었다. 그러나 어떠했는가? 전혀 장사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 결국 철거해버렸다. 강락궁은 현재의 워터큐브에서 겨우 2천미터정도 떨어져 있다. 워터큐브를 십여년전의 강락궁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는 패가망신할 자들이 생각해낼 아이디어가 아닌가? 오래지 않은 장래에 워터큐브의 처지는 옛날의 강락궁처럼 될 것이 예견된다.

 

여섯째, 내가 수영장을 걸어나올 때, 로비안에 팜플렛이 가득찬 것을 보았다. 어느 회사가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여 워터큐브에서 수상음악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바로 음악분수를 배경으로 하여, 삼사류 가수가 거기서 한바탕 놀려나 보다. 표가격은 200위안에 1장이고 시간은 2008년 9월 20일부터 2009년 2월까지였다(혹은 4월). 이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류의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워터큐브의 입장료가 30위안이고, 암표상들이 최소한 40위안까지 올렸는데도, 매일 참관하는 사람수가 1만명이상이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국경일에 처음 개방했을 때, 냐오차오에 들어간 사람은 20만에 달하였고, 냐오차오의 입장료는 장당 50위안이었다. 그날 하루만 입장료수입이 바로 1천만위안이다. 그중 반수만 워터큐브에 오더라도 적지 않은 수입이다. 나는 경영주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냐오차오의 투자수익회수는 입장료만으로도 충분하다.  워터큐브는 훠잉동 선생등 해외애국화교의 기부금으로 만든 것이므로, 투자원가문제도 없다. 그저 유지운영비용만 나오면 된다. 이처럼 비싼 입장료수입으로 유지운영원가는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부서는 실로 너무 욕심이 많다. 3,40위안의 입장료로는 모자라는가보다. 저녁에 또 무슨 수상음악회를 개최하면서, 표가격을 200위안(이후에는 아마도 더 높을 것이다)까지 올려야 되겠는가보다. 이것은 돈벌려고 미친 짓이다.

 

일곱째,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지만, 버는데는 도리가 있다. 이처럼 파괴적이고 약탈적인 개발(나는 워터큐브는 바로 이러하다고 본다. 내 정의가 틀리지 않을 것이다)은 중국인민의 감정을 짓밟고, 중국인민의 마음 속에 있는 아름다운 사물을 파괴하는 것이다. 알아야 할 것은, 중국인민이 현재 내심으로 보존하고 있는 중국의 아름다운 사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내 말을 사실이다. 이는 학술적인 판단이다. 나에게 정치적인 모자를 씌우지는 말아달라.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상업경영은 국가의 상징자본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올림픽은 왜 그렇게 중국인을 감동시키고, 중국인민의 감정을 응집시켰는가? 바로 올림픽은 고귀한 국가상징자본을 건립했기 때문이고, 그것은 국가 소프트실력의 가장 중요한 체현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을 다 잃어버리고, 버려버려서는 안된다. 바로 한주먹도 안되는 사람들이 약간의 돈을 벌게 하기 위하여...올림픽이후의 산루멜라민분유사건을 보라. 우리가 국력을 총동원하여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했는데, 그리하여 국가와 세계에 중국이미지를 잘 세웠는데, 바로 절반이 날아가 버렸다. 이는 국가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통탄하여 마지않을 일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경기장의 후속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로 인한 나쁜 결과는 절대 무시할 수준이 아닐 것이다.

 

여덟째, 냐오차오와 워터큐브를 경영하려면, 먼저 냐오차오와 워터큐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하고, 진정으로 문화전략의 고도에서 그것이 중국인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지위를 인식해야 하고, 북경인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지위를 인식해야 한다. 그 후에 상업기획을 하여 큰 돈을 벌어도 좋다. 만일 이런 사람들이 상업적인 두뇌가 없어서, 금사발을 들고 구걸을 한다면, 감히 권하건데, 우선, 금사발을 깨지는 마라, 다음으로 추세를 따라서 물흐르듯이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경영을 하려고 한다면, 비전문가이지만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1. 생각해보라 중국에 14억이 있는데, 여기에서 3억 내지 4억은 북경의 냐오차오와 워터큐브를 보고싶어할 것이다. 입장료를 50위안에 판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엄청난 금액이다. 2. 북경에 얼마나 맣은 대형기업, 사업체가 있는가? 매년 모두 운동회를 여 것이다. 모두 좋은 운동장을 못찾고 있다. 단위에서 매년 직공복지를 위하여 무슨 소금, 기름, 쌀, 식초같은 것을 나눠주거나, 고기나 물고기를 나눠주지 말고, 그저 운동회를 냐오차오에서 개최하라. 그리고 직원복지를 위해서, 국가체육센터를 두 바퀴 도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나는 이것이 고기나 물고기 나눠주는 것보다 훨씬 환영받을 거라고 믿는다. 경기장을 빌려서, 대형사업체에서 약간의 돈을 들여 대중스포츠에 공헌할 수도 있다. 냐오차오를 구경하는 관광객이 운동장에 내려가서 석고로 만든 저질의 모델을 보면, 아마 역겨워질 것이고, 전혀 운동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참관하는 군중은 경기장의 운동선수에게 박수를 치고 소리지르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관람장소이다. 마찬가지로, 워터큐브도 대형기업,사업체에 빌려주어 운동회를 열 수도 있다. 아니면 대중에게 개방해서 수영장의 입장료를 약간 비싸게 받을 수도 있다. 모두 이런 경험과 체험을 하고 싶어할 것이고, 모두 받아들일 것이다. 이런 수입에 입장료를 더하면, 이미 적지 않은 금액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원래의 운동장소의 성격도 파괴되지 않을 것이고, 대중스포츠운동의 발전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경영방식에 관하여, 운동의 본질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 워터큐브는 바로 국가수영센터이다. 이런 본질은 바뀌어서는 안된다. 그 범위내에서는 다르게 써도 된다. 역시 결론은 하나이다. 돈때문에 미쳐서는 안된다. 적당히 벌면 되는 것이다. 워터큐브는 브랜드이다. 이는 민심이 부여한 것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워터큐브, 냐오차오가 가진 이처럼 큰 영향력과 잠재적인 상업가치는 그것이 냐오차오, 워터큐브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중국인민의 선량함과 아름다운 그리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노 나는 냐오차오와 워터큐브라는 올림픽경기장에 상업냄새가 너무 많이 나지 않기를 바란다. 비록 나도 상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고 있다. 그러나, 이 장소의 특수성은 손쉽게 염가로 팔아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직접 감독해야 한다. 염가로 팔아먹는 것은 모두 부패가 뒤를 받쳐주는 것이고, 권력을 돈으로 바꾸려는 결과이다. 모두 소수인을 배불리는 것이다. 이름은 그럴 듯하고, 당당한 핑계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국가보조금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입장료로 정상운영을 유지하고, 이미지를 보존할 수 있다면, 왜 하지 않는가? 왜 소수인들이 돈을 벌도록 해야 하는가?

 

유감스러운 점은, 나는 사진을 찍는 습관이 없다. 이날 보았던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만일 누군가 워터큐브 수영장내의 광경을 본 사람이 있다면 사진으로 찍어서 붙여주기 바란다. 더없이 고맙겠다. 이외에 나는 오늘 사실 병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 그러나,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글을 썼다.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추고할 시간이 없어서 언어가 부적절할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짓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많은 것을 돌 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