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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하이얼(Haier)

하이얼이 GE가전사업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은 얼마인가?

by 중은우시 2008. 5. 26.

글: 왕염(王)

 

요며칠, 거의 모든 세계의 큰 사모펀드(PE)들은 한 가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건 무슨 중국사천대지진에 대한 기부금납부와 같은 문제가 아니다. 2주전에 GE는 가전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정식으로 선포했다. 지난주, 하이얼은 정식으로 이번 M&A전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이얼의 경쟁사들에는 스웨덴의 Electorlux AB, 독일의 Bosch, 이탈리아의 Indesit, 한국의 LG와 삼성 그리고 인도의 Videocon등이 있다. 거의 모든 매수희망자들의 뒤에는 대형 PE들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다.

 

하이얼에 있어서, 이것은 아마도 3년 내지 5년이내에 주류사업자의 신분으로 미국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또한 일거에 국제화정도에서 먼저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연상집단을 초월할 가장 좋으면서도 유일한 기회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천재일우의 기회는 욕심을 낸다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 기회를 붙잡으려면 먼저 두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돈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거래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GE가전사업부문은 연매출액이 72억달러이다. 아마도 M&A가격은 50-80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이는 하이얼그룹, 국내에 상장한 청도하이얼 혹은 홍콩에 페이퍼컴패니로 상장한 하이얼전기중 어느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홍콩에 상장한 하이얼전기의 현재 시가총액이 23억홍콩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신주발행으로 이 M&A를 성공시키려는 것은 현금을 찍어내서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이 되려는 것처럼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하이얼이 외부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M&A를 성공시키려면 가능성이 0보다도 낮다고 할 것이다.

 

외부의 힘을 빌린다면, 어떤 외부의 힘을 빌릴 수 있을까? 국가개발은행과 같은 국유자본의 외부도움을 받는 것은 가전업계의 선두주자인 하이얼로서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그렇게 했다가는 뉴욕타임즈등 미국으 우경보수파들에게 좋은 거리를 마련해주고, 미국에서 또 다시 PR측면의 큰 바람이 일 것이고, 아마도 중해유(中海油)와 화웨이(華爲)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교적 현실적인 선택이라면, KKR, 블랙스톤, 카알라일, 텍사스퍼시픽, 베인앤컴패니와 같이 실력도 있고, 미국본토에서 정부와 PR능력도 지는 국제적인 대형 PE들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부 불리한 요소도 보게 된다. 가장 주요한 것은 글로벌채권시장의 혼란으로 레버리지가 위축되었다. 원래 이들 대형 PE가 유사한 거래에 참여할 때에는 은행과 채권시장의 채권금융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다만, 이 시장은 서브프라임위기로 인하여 원기를 상했고 썩은 감처럼 힘이 없다. 그러므로, 이들이 거래를 완성시키기 위한 자금조달코스트가 아주 올라가 버렸다. 이런 상황하에서, 거래의 지분회수공간에 많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 비록 하이얼이 대형 PE의 지원을 받는다고 치더라도, 조건은 아주 가혹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이것은 더욱 실질적인 문제인데, 만일 거래에서 80%의 자금이 모두 이런 대형 PE 혹은 대형 PE가 데려온 채권투자자들이 제공하는 것이라면, 이 거래는 본질상 하이얼이 전략투자자의 신분으로 소량의 자금을 투입하며, 일정한 업계자원과 거대한 상상공간을 가지고 대형 PE의 GE가전사업부문의 인수진영에 가담하는 것이다. 누가 주도하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게 된다.

 

당연히 이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이얼은 자신이 준비도 되기 전에 한 걸음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한 두개의 PE와 연맹을 맺어 먼저 소수지분을 취득하고, 그 후에 다시 단계별로 한 두개의 대형 PE의 수중에서 - 혹은 그들의 자금지원하에 - 더 많은 지분 심지어 최종적으로 GE가전을 전면적으로 인수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이외에 더 급진적인 가능성도 있지만, 뒤에 언급하기로 한다)

 

둘째, 더욱 실질적인 문제인데: "하이얼이 GE가전을 인수하는 것은(현재든 미래이든)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장래 무엇을 얻을 것인가?"

 

국제화만 얘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강력한 집행력과 장기적인 이윤예측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제화전략은 만두만도 못하다. 왜냐하면 만두를 밥으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GE가 가전을 팔아치우려고 하는 것은, 이전에 IBM이 PC사업부문을 팔아버리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라는 경제대환경하에서 특히 부동산시장의 영향으로 갈수록 돈벌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금년 1/4분기의 GE가전부분을 포함한 GE소비재및공업부문의 이윤은 1년전의 동기간에 비하여 34%나 하락했다. 그렇다면, 미국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하이얼에 있어서, 정말 이 사업부문을 넘겨받는다면, 3가지가 성패를 좌우할 거이다.(이는 하이얼GE가전의 성패뿐아니라, 하이얼 전체의 성패가 될 것이다). 첫째, 미국시장을 돈벌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별로 돈벌지 못하는 시장에서 비교적 돈버는 시장으로 전환시키는지 여부. 이를 위하여는 내부조정(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중국의 원가장점을 이용하는지 여부를 불문)하여 더 많은 이윤을 짜내고, 운이 좋으면 미국부동산시장이 최저점을 벗어나서 회복기에 접어들어야 한다., 둘째, GE가전의 채널과 서비스망을 이용하여 미국시장에서 더 많은 GE가전과 직접경쟁관계에 없는 하이얼의 중저급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인지, 셋째, GE의 브랜드우세와 연구개발능력 및 하이얼의 중국채널 및 서비스망을 이용하여 GE의 백색가전이 중국의 종고급시장에서 더 많은 시장점유율과 이윤획득능력을 얻어낼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하자면, 위의 세 가지 중에서, 미국시장이라는 큰환경이 하늘이 도와서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하이얼이 무슨 큰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GE가전의 경영수준을 대폭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동시에, 미국시장은 상대적으로 성숙한 시장이고, 신브랜드가 진입하려면 문턱이 높다. 미국의 중저급백색가전시장에서 하이얼은 이로 인하여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GE가전의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으면 진입장벽이 너무 높고, GE가전의 브랜드를 이용하려면 종고급시장에서 브랜드에 손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위에서 언급한 두번째를 실현하기는 어려워진다. 필자가 보기에, 단기간내에 가능한 것은 마지막 세번째이다. 그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GE가전의 브랜드가 중국의 중고급시장을 더 손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중국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인민폐가 지속적으로 평가절상되는 배경하에서.

 

바로 이러하기 때문에, 또 다른 급진적인 가능성도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하이얼이 대형 PE의 지원하에 중국시장과 미국시장을 연결시키고, GE가전을 전부 매수하여 '대하이얼'(진정한 글로벌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대형 PE는 대하이얼에서 다시 일정한 지분을 보유한다. 이렇게 하면 최대한 미래하이얼의 내부이익주체간에 이익충돌이 없게 될 것이다. 다만, 두개 주식시장의 두 개 상장회사에 관련되므로, 구조를 짜는데 생각지도 못한 난관과 감독당국의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 하이얼집단이 보유한 A주상장회사의 지분을 홍콩의 하이얼전기에 넣는 것도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이처럼 큰 사안을 완성시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되다보면 시간당청구금액이 600불이상인 변호사들만이 전체 과정에서 유일한 위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MS가 Yahoo를 노렸던 것과는 달리(필자의 생각으로는 MS가 조만간 성공할 것이다), 오늘의 하이얼은 '이소박대(以小博大)'이며, '바다를 건너 출격하는 것'이므로, 도전적이면서 불확실한 일이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방향이건 급진적인 방향이건 승산은 모두 50%를 넘지 않는다. 심지어 25%를 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이 기회를 진짜 잡는다면, 하이얼은 아주 다른 하이얼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항상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 온다고 말한다. 하이얼의 장루이민선생에게 가장 아름다운 축복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