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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하이얼(Haier)

하이얼의 인사문제

by 중은우시 2008. 9. 2.

글: 주운(朱耘) 오효연(吳曉燕)

 

2008년 8월 25일, 칭다오 하이얼은 원래 계획했던 Stock Option방안을 포기했고, 새로운 방안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스케줄이 잡혀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적지 않은 업계인사들은 하이얼이 스톡옵션계획을 돌연 취소한데 대하여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금년 4월에, 하이얼은 이미 스톡옵션계획을 시작한다고 공표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이 하이얼 기업내부문제와 관련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하이얼에는 잉여인력의 대량발생, 고위경영진의 집단사직, 세명의 중간간부가 천만단위의 횡령으로 구속되는 사건등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는 모두 '인사'와 관련이 있다. 장뤼민(張瑞民)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 따르면, "장루이민이 받고 있는 가장 큰 압력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실적의 압력이고, 다른 하나는바로  장뤼민이 하이얼에 아주 큰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현재의 경영진이 그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인사는 이러한 '인사문제'가 하이얼이 겪는 중대한 변혁 즉 정보화혁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중대한 변혁이 있을 때는 항상 그렇지만, 하이얼도 변혁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낙하산"이 아닌 1+1+N 모델

 

작년 하이얼의 중간간부회의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적이 있다: "하이얼의 오늘은 장루이민 한 사람의 공로만이 아니라, 전체 임직원의 공로이다. 장뤼민총재는 하이얼의 조타수이다. 그러나, 이제는 하이얼의 바다가 너무 넓어졌다. 모든 사람이 하나하나 조타수가 되어야 한다" 양금금(楊錦錦)은 작년에 기자를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전환과정에서 인력자원의 자질은 가장 중요한 난제이다"

 

경영진능력과 회사발전의 상관관계에 관하여, 호영은 <<하이얼의 고도>>라는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진광건(陳光乾)이 말했다, "내가 온 이후, 장총재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 그때의 보고내용은 장총재를 놀라게 하였다. 보고한 첫번째 제목은 하이얼이 경영전반적인 측면에서 전략이 없다는 것이었다. 장총재는 나에게 왜 그런지 물었다. 나는 당신의 머리 속에는 아주 분명한 전략이 있지만, 이 전략은 표현되지 않았고, 전체 경영측면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단절현상이 나타난다. 모든 업무단위의 책임자들이 머리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모두 제품라인뿐이고, 아무도 전체 공급망을 어떻게 건설하고, 연구개발은 어떻게 하고, 시장망은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중간의 플랫폼이 완전히 비어있다" 진광건은 원래 휴렛패커드의 고문이었다. 나중에 하이얼의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로 들어온 사람이다.

 

인력자원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하이얼은 "1+1+N"의 모델을 창설했다. 첫번째 1은 "외1"이다. 즉 국제선진수준의 전문가를 말한다; 두번째 1은 "내1"이다. 즉, 하이얼의 혁신정신이 있는 사람이다. "N"은 나중에 "내1"이 될 수 있는 예비인원을 말한다. 장루이민은 일찌기 한 잡지에서 IBM인재 "벤치"계획의 실무사례를 본 후에, 즉시 HR부서에 지시를 내렷다. HR책임자는 IBM대중화지역본부를 찾아가서 이 최신의 실무를 하이얼에 도입하기로 하였다. 현재, IBM의 전 아태지구부총재인 왕가릉(王嘉陵)도 장루이민의 특별고문이다.

 

이런 용인술은 하이얼에 있어서 거대한 변혁이다. 하이얼은 과거에 낙하산을 거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모두 스스로 인재를 기르는 것이었다. 장루이민과 함께 하이얼에서 십여년을 일해온 핵심관리인재군단은 일관되게 '안정'적인 것으로 유명했다. 바로 이러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것에 대하여 하이얼에서는 다른 경우에 부르는 것처럼 '낙하산'이라고 하지 않고, '외부전문가'라고 불러왔다.

 

이어서, IBM 전 아태지구부총재인 왕가릉, 휴렛패커드 전 경영진인 진광건, SAP(중국) 전부총재인 전가(展)등이 모두 장뤼민의 예우를 받는 귀빈이 되었다. 이후 하이얼에는 여러 고위경영진이 사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래도, 장뤼민은 이 방식을 계속 추진했다. 그는 진광건을 자주 예로 들었다. "진광건과 우리는 원래 이 사업의 책임자로서 함께 일했다. 현재 일을 아주 잘한다. 모두의 목표는 하나이다. 바로 세계에서 정보화 제일의 정보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둘은 협조가 아주 잘 되었다"

 

진광건을 협조하는 것은 양욱(梁旭)이다. 그는 하이얼그룹의 IT사업부 부장이다. 1999년에 하이얼에 들어온 이래, 하이얼의 관리혁신과 브랜드국제화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프로세스개조'공정이 시작된 후, IT사업부는 하이얼의 새로운 부문 PSI에 귀속되었다. 책임자는 진광건이었다.

 

내외인재의 융합난점, 피할 수 없는 진통

 

양욱과 진광욱의 융합은 "1+1+N"모델의 성공사례이다. 다만, 이것이 모든 내외융합이 모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못한다. 비록 하이얼이 이들 '귀빈'과 '낙하산'은 서로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역설해왔지만, 많은 하이얼의 중간관리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이들을 '낙하산'으로 취급한다. 그들은 하이얼문화에 대하여 원래의 직원들만같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하이얼을 창업한 원로들이 타격받았다고 생각한다.

 

한 하이얼집단의 중간관리층은 심지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몇몇 고위경영진의 사직원인에는 아마도 이들 '낙하산'들과의 충돌이 관련될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누구든지 이 "외1"과 융합하지 못하면 하이얼을 떠나야 할 것이다.

 

장뤼민도 "외1"이 반드시 "내1"보다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내1"은 아마도 능력의 한계 혹은 너무나 폐쇄되어 손안에 가지고 있는 일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외1"의 사고는 "내1"의 사고와 크게 다르므로, 이는 두뇌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외1"이 새로운 관점을 많이 가져올 수 있다. "내1"과 "외1"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하이얼은 고위경영진들에게 스스로 "외1"을 찾도록 권유한다. 즉, 자신이 인력자원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1명의 외부인사를 뽑아서 그의 업무 파트너로 삼도록 해주고, 전부 회사가 데려다 놓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전체 하이얼그룹에 각 중요한 직능부문, 사업부문에는 모두 "외1"이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하이얼의 전체 주방기구개발부서장인 허강(許强)은 그들 부서에서 "1+1+N"의 모델이 아주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외1"은 외부에서 전체주방기구개발에 경험을 가지고 있고, 여러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우리들이 데려온 것은 전문가이고, 핵심은 신제품개발과 시스템프로세스의 두 개 업무이다." 허강에 따르면, "외1"이 오면 많은 직원을 끌어모아서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함께 일한다. 다만 많은 경우에 "외1"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내1"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래야 가장 빠른 시간내에 제대로된 팀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허강은 이렇게 평가한다. "1+1+N"모델은 "만일 개인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하이얼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아주 괜찮은 조치이다." 다만, 한 내부인사는 이렇게 반문한다. "만일 너라면, 너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아서 하이얼로 데려오겠는가? 네가 자리를 지키지 못할까봐 걱정하지 않을 것인가?" 본부장과 사업부장의 단계에서 "외1"과 "내1"의 융합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닌 것이다.

 

"사실 '1+1+N'의 모델에서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융합되어야 한다. 만일 융합이 안된다면 그것은 실패이다. 원가도 올라갈 것이고, 투입산출로 계산해볼 수밖에 없다. 우리가 현재 진행하는 것은 탐색이다. 성공할지 말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 장뤼민의 이 말은 아마도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한 것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아직도 최종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프로세스개조과정에서 일정한 진통은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