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은 왜 미국에서 실패했는가?

글: 설용(薛涌)

 

하이얼그룹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곳이다. 미국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투자하여 공장을 짓고, 판매가격이 2000달러나 되는 고급냉장고를 제조하여, 미국시장을 점령하고, 중국브랜드의 값싼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러나 시기를 잘못만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3웡 1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판매상은 제품출시후 몇개월동안 중서부의 약 40개점포에서, 하이얼의 이 고급냉장고를 겨우 50대 팔았다고 한다.

 

물론, 하이얼은 운도 좋지 않았다. 막 출시하자마자 미국경제에 문제가 발생하고, 몇개월의 기회를 놓쳤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돈주머니를 꽉조르고 있으므로, 시장을 차지하기는 가장 나쁜 시기였다. 이외에 중국에는 어느 한 제품도 세계 랭킹 100위내에 드는 명품브랜드가 없다. 고급제품중에는 소위 중국브랜드가 없다. 하물며, 하이얼이 미국시장을 두드렸을 때, 마침 중국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식품, 완구등에 문제가 발생하여 리콜을 시행하고 있어서, 중국제품에 대한 신용이 바닥에 떨어진 때였다. 이것들은 모두 하이얼이 미국에서의 첫번째 전투에서 실패하게 된 주요한 원인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이얼의 내재적인 문제도 없지는 않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하이얼이 시행하는 것은 중국내에서와 마찬가지의 권위적인 경영이다. 미국노동자는 평등사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중국경영진의 방식과는 맞지 않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하이얼의 품질관리는 중국에서 유명하다. 직원이 잘못을 범하면, 여러 사람 앞에서 높은 소리로 비난한다. 미국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하고 가만히 있겠는가? 그래서, 중국의 경영진은 방법을 바로 바꾸었다. 못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으로.

 

이 방식이 통할지는 좀 더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다. 좀 기다려 보자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미국에서의 생활경험에 비추어보면, 식은 땀이 흐른다. 필자는 몇넌전에 중국에 "미국학"을 만들자고 호소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유는 중국경제는 국제시장 특히 미국시장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자기의 소비자에 대하여 반드시 더 잘 알아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외에 중국의 기업은 조만간 일본, 한국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다. 미국의 문화와 제도를 모르면,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심지어 기업이 실패할 수도 있다.

 

지금 하이얼은 필자가 몇년전에 예견한대로 먼저 진출했다. 그리고 확실히 미국을 잘 몰라서 문화적인 갈등을 불러왔다. 하이얼의 경영진들은 기본적으로 계획경제하에서 자랐던 사람들이다. 중국인들은 초등학교부터 받았던 교육이 바로 스승에게 복종하고, 조직에 복종하라는 것이었다. 잘하는 학생은 선생님이 여러 사람 앞에서 칭찬하고, 잘못하는 학생은 여러 사람 앞에서 비난한다. 미국의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지 않았다.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있으면, 선생님은 가능한 한 개인적으로 접촉하여 해결하고자 하고, 여러 사람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지 않는다. 동시에 선생님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에 대하여도 그렇게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다. 미국교육은 어려서부터, 평등과 개인존중의 원칙을 체득하는 것이다. 학생들도 선생님의 칭찬을 받는 총명한 아이를 아주 싫어하는 편이이어서, '선생님의 애완동물'이라고까지 부른다. 미국의 학교 특히 고등학교에서 좋은 학생은 아주 기술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다른 학생보다 뛰어난 우등생이 되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겸손하고 다른 학생과 똑같이 행동하여 '선생님의 애완동물'이 되는 것을 피해서, 다른 학생들의 질시를 피해야 한다. 2000년 대통령선거때 고어가 부시에게 패하였는데, 그중 큰 원인의 하나가 바로 고어는 너무 자기의 총명함과 재주를 드러내기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마치 고등학교 반에서의 '선생님의 애완동물'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뭐든지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사람들은 그가 하는 말이 다 맞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투표하지는 않은 것이다.

 

미국의 기업은 당연히 이런 문화를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극력 꺼린다. 우수한 직원은 급여명세서 혹은 연말상여금을 받을 때 비로소 자기가 무엇을 얻었는지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경영자가 누구를 좋아하는지는 왕왕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이렇게 하여, 우수한 직원은 실질적인 상여금을 받을 뿐아니라, 다른 동료들과의 관계도 부드러운 것이다. 하이얼은 이것을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 처음에 잘못한 것은 잘못한 직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했다고 느낄 것이며, 잘못하다가는 소송감이다. 지금은 바뀌어서 어투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우수한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선생님의 애완동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나 같다. 우수한 직원들이 어쩔 줄을 몰라하고, 동료들이 배척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어떤 때는 아마도 고의로 장난치거나 일을 망쳐서 자기도 실은 다른 사람들과 같다는 것을 드러내고, 자신이 경영진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기업의 단체정신을 배양하는데 백해무익하다.

 

중국은 예전에 계획경제였고, 경쟁이 결핍되어 있었다. 선생님이나 지도자들은 투지를 불러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들 앞에서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방식을 사용했었다. 미국은 시장경제이고, 경쟁이 잔혹하다. 그래서 문화적으로는 오히려 경쟁을 덮어버리게 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이나 학부모는 비교하는 것을 특히 조심한다. 중국의 기업이 이런 미묘한 문화차이를 이해하려면, 많은 것을 더 배워야 할 것이다. 이것은 바로 중국에 '미국학'을 건립할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